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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정]카메라에 미래는 있다


[민혜정기자] "주인공들이 자꾸 빠지니 섭섭합니다."

지난주 열린 국내 최대 카메라 전시회 P&I에 참석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도 지난 3년간 이 행사를 찾았지만 갈수록 활력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이 행사의 터줏대감이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을 뺐고, 올림푸스·파나소닉도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7만명이 다녀간다는 행사의 불참 사유는 대부분 '채산성'이었다. 투자 대비 실익이 적다는 얘기다.

이 행사에 부스를 연 업체 관계자는 "행사에 부스를 열려면 수억원이 든다"며 "삼성도 발을 뺀 마당에 참여하지 말까 고민도 해봤지만, 카메라 골수팬을 위한 몇 안되는 행사라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P&I는 나날이 위축되는 카메라 시장의 현 주소였다.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고 싶을 때 대부분 사람들이 꺼내드는 건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카메라 업체들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은 더 이상 없는걸까.

이같은 상황에서 키타바타 히데유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가 P&I에서 "스마트폰과 공존하겠다"는 발언은 의미 심장했다. 그동안 카메라 회사들이 "디지털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압도하는 성능과 기능이 있다"는 주장과 다소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업체들은 앞으로도 DSLR 카메라나 영상 촬영 장비 등으로 전문가 층 수요는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들을 '한 물 간 브랜드'로 인식하지 않기 위해선 시장의 트렌드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라이벌로 여겼던 스마트폰 업체와 카메라 부분에서 손을 잡을 수도 있고, 부상하고 있는 가상현실(VR), 무인항공기 드론 시장도 넘볼 수 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는 렌즈가 두개 달린 듀엘 카메라 폰 'P9'을 출시하며 독일의 라이카 카메라와 손을 잡았다. 카메라 전문 업체의 원천 기술을 스마트폰에 녹인 셈이다.

니콘은 VR용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360도 카메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메라 업체들 사이에서 'VR'은 화두다. 불발됐긴 했지만 P&I 개최 전 360도 카메라 전시 공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고프로는 BMW와 제휴해 자동차 내외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카 시장이 부상하고 있는만큼 차량용 카메라도 눈여겨볼만한 시장이다.

우리는 매일 카메라가 들어간 기기를 들고다니거나, 이에 노출된다. 일상을 담는 기기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 존재할 것이다. 다만 카메라를 만드는 기업 입장에선 살아남는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카메라에 미래는 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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