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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배우학교' 박신양과 일곱제자들, 진심이 빚은 '케미'


박신양의 교육법과 학생들의 성장통 '흥미진진'

[이미영기자] '로봇연기' 장수원과 '발연기돌' 남태윤의 조합이라니.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모처럼 웃긴 예능의 탄생을 기대했더니, 반전이 있다.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진지함이 있고, 묵직한 진심이 있다. 기분 좋은 뒤통수 때리기다.

이제 2회까지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배우학교'는 명품 배우 박신양이 '연기 선생님'으로 등장해 연기를 배우고 싶은 '연기 학생' 7인 이원종, 장수원, 유병재, 남태현, 이진호, 박두식, 심희섭에게 직접 연기 교육에 나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따지고보면 새로운 포맷은 아니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수없이 많았다. 스타들이 목적의식을 갖고 동고동락 하는 단체 리얼리티의 확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신선하다. 예능프로그램으로 익숙해진 출연자들도 많건만, 이들은 여지껏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웃음을 생산하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무리수를 던지지 않는다. 적당히 수업을 받으며 이따금씩 '발연기'로 웃음을 선사할 줄 알았더니, 웃음기를 쫙 빼고 진지하게 임한다.

그 중심에는 누구보다 진지한 선생님 박신양이 있다. 뭐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장난스러운 자기 소개에 날카로운 질문으로 파고들고, 17년차 배우 이원종에게도 "죄송하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독설을 한다. 교실 안의 무거운 공기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을 짓누를 때도 있다.

그런데도 불편하지 않은 건 박신양의 열정과 진심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기 때문. 자기 소개를 하며 가슴이 탁 막혀버린 유병재의 손을 잡고 진심어린 걱정을 한다거나, 위축된 제자 장수원 앞에 "과감하게 실수하라"고 따스한 조언을 한다. 권위만 앞세우는 '불통' 박신양은 없다.

박신양의 연기 수업도 꽤 흥미롭다. 연기의 기초인 발성법부터 "공이 되어보라"는 황당한 과제도 재미있다. 학생 출연진들과 함께 시청자들도 박신양의 수업에 몰입한다. 박신양은 연기 수업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 안에 녹아든 열정과 조언들은 시청자들의 '멘토'가 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출연진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교문에 들어설 때만 해도 화기애애한 미소와 호기심이 가득했던 이들이다. 어쩌면 내일의 예능 스타를 꿈꿨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혹독한 연기 수업 속에서 꾸밈 없는 자신을 내보인다. 한계를 경험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했고, 냉철한 조언에 민망한 표정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갇힌 틀을 깨고 있다.

11일 방송된 2회에서는 장수원이 시청자들에 뭉클함을 전했다. 수업 내내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며 감정을 드러내는 과제를 원활히 수행하지 못했던 장수원은 박신양의 격려에 눈물을 보였다. 장수원은 "좋은 말씀 따뜻한 말씀 해주셔서 갑작스럽게 모든 감정이 다 흘러내렸다"며 "오늘 나도 감정이 있구나. 로봇이 아니구나. 그걸 어떻게 보면 끌어내주신 거다. 그래서 좋았다"고 말했다. 장수원이 느낀 진심을, 시청자들도 함께 느꼈다.

'배우학교'의 박신양과 일곱 학생들은 연기를 통해 교감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다. 무려 수 차례 꾸벅하며 아침 인사를 전하는 심희섭과 또 그 인사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는 박신양의 모습에서는 어느새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스승과 제자의 훈훈한 '케미'가 돋보였다.

이제 2회가 방송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시즌2를 요구하고 있다. 억지 웃음 유발이 아닌, 출연진들의 진정성이 통한 모양새다. 스승 박신양과 제자들, 다음회에서는 또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그들이 꺼내놓을 수업이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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