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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인수합병' 추진은 불가피한 선택?


우상호 정호준 의원 공동주최 제도개선 토론회서 '글로벌 경쟁력' 포커스

[강호성기자]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주장하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승인해야 할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정호준 의원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개선 토론회'는 인수합병 선언 이후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자제해온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참여에 따라 후끈 달아올랐다.

SK텔레콤은 이달 2일 케이블TV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선언하며 방송통신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케이블TV 가입자 1위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방송통신시장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네트워크의 인터넷화(All IP화)와 플랫폼의 다변화 추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방송통신 시장을 뒤흔들 M&A가 등장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지금까지의 논란이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를 위주로 전개됐다면 이날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은 M&A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의 논의 포인트가 달라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수평규제시대, M&A는 트렌드" vs "이용자 편익 관점서 면밀히 따져야"

먼저 발제에 나선 이광훈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네트워크의 인터넷 기반화(All IP) ▲방송 플랫폼의 다양화 ▲ 소비의 다변화와 기업의 대형화 ▲전세계의 단일시장화 ▲이에 따른 수평적 규제체계로의 전환 등의 글로벌 추세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방송통신 시장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레드오션'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광훈 교수는 "우리 시장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으며 규제는 칸막이식 수직규제인 상황"이라며 "수평규제로 나아간 글로벌 시장에서조차 규제당국은 망중립성, 저소득층할인, 투자 등이 조건을 내걸지만 M&A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 "합병 후 M&A와 관련 일반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은 1위 사업자이면서도 인수합병 이후 점유율이 증가하는 이동전화의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일정수준의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확보,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고 네트워크와 디바이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해 사실상 경쟁력을 강화하는 M&A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반면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동통신시장뿐만 아니라 알뜰폰시장, 케이블TV 시장, IPTV 시장, 초고속인터넷, 방송채널시장 등 방송과 통신 모든 부문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SK텔레콤이 CJ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SK텔레콤과 CJ가 미디어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고, 유료방송 결합상품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인 것. 더불어 김 교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고용불안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환 교수는 "특정 유료방송구역에서는 SK진영이 50%를 초과하는 점유율을 가지게 돼 정책당국은 시장점유율 규제 정책을 재정립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면서 "당국은 방송통신산업발전, 공정경쟁과 이용자편익, 방송의 공익성 등의 관점에서 승인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선택" vs "M&A 불허해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은 여전히 엇갈렸다.

SK텔레콤 이상헌 CR전략실장은 '침체된 통신시장을 넘어 생존을 위해 플랫폼 진영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상헌 실장은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까지 감소하는 창사 이래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면서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디바이스)로 이어지는 ICT 생태계에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통신사업자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SK텔레콤은 이제 천천히 쓰러져 갈 것인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지 결정해야하는 시기를 맞은 것으로, 융합을 통한 성장의 글로벌 추세와 같이 M&A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콘텐츠와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교차되는 방송산업은 통신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며 "경쟁사들도 '와각지쟁(달팽이 더듬이 위에서싸운다는 말처럼 큰 세상 두고 작은세상에서 싸움을 하고 있다는 의미)'에 매달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경제경영연구소 김희수 부소장은 "SK텔레콤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M&A를 허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10여년전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할 당시에도 지금처럼 덩치를 키워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공정위에서조차 통신사 인수합병은 내수시장 영역으로 규정한 바 있으며, 경쟁제한성을 인정했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수 부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M&A가 트렌드라고 주장히자만 지배력이 큰 기업의 M&A는 소비자 이익과 충돌한다"면서 "미국이나 EU에서 주요한 M&A 추진 사례를 보더라도 이를 제한되거나 무거운 조건을 부과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산업이 집중화하면서 탄생한 대기업의 경쟁을 제한시킨다는 얘기다. 김희수 부소장은 이날 EU의 경쟁당국이 거대 통신사의 합병이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내용의 외신 칼럼도 제시했다.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는 "과거 정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인수합병에 대해 인가조건을 부과해 경쟁상황 악화를 해소하려했지만 SK텔레콤이 무선시장 지배력으로 이를 무력화시켰다"면서 "경쟁활성화와 소비자 후생증진을 위한다면 이번 인수합병이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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