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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로' 그리스…그렉시트 우려 현실화


그리스-채권단 협상 쉽지 않을 듯…국내 영향은 제한적

[김다운기자]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 찬반을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반대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리스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충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6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 개표 결과 반대표의 우세로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 제안이 부결됐다. 채권단의 긴축안의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그리스 국민 60%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

당초 투표 전 설문조사에서는 찬성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으며, 투표 직후 치뤄진 출구조사에서도 박빙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뜻밖에 다수의 반대로 나타났다.

◆'그렉시트'에 한발짝 다가선 그리스

그리스가 유로존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함에 따라 그리스의 운명은 유로존 채권단 선택에 달리게 됐다. 오는 20일 만기인 유럽중앙은행(ECB) 채무 35억유로(약 4조4천억원) 등 이달 중 예정된 부채 만기일정으로 인해 양측의 벼랑 끝 전술과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 채권단이 채권단이 그리스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 양보한다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및 그렉시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만, 반대로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면 그리스는 실질적 디폴트에 이어 그렉시트가 불가피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오는 6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7일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협상을 용인할 것인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그렉시트를 맞을지 극적 타협이 될지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국민투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원한대로 종료됐지만 불확실성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한동안 국내외 금융시장은 그리스 사태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코스피지수 역시 6일 오전 10시 현재 1% 이상 하락하며 그리스 쇼크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날 개최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당초 시장 예상과 달리 반대 의견이 높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향후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국내금융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스 문제의 경우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유로존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관계 등이 얽혀있는 만큼, 해결과정이 장기화 되고 향후 상황도 현재 시장의 대다수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만약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합의에 실패할 경우 그렉시트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 신환종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정부의 협상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은행과 기업의 자금 경색 속에서 새로운 통화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리스는 새로운 통화와 차용증(IOU), 유로화가 공존하는 상태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채권단에서는 그리스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유로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것보다 그리스 없는 유로존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유럽재판소에 제소하겠지만 결국 12~18개월 안에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충격, 과거만큼 높지 않을 가능성

실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충격은 예전에 우려됐던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스 경제와 리스크의 비중이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경감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오태동 애널리스트는 "EU 은행권의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국제통화기금(IMF)과 EU가 그리스에 대해 구제금융을 지원할 때인 지난 2010년 2분기에 1천400억 유로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0억 유로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를 선택한다면, 기나긴 고통은 그리스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역시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발 위기에도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큰 변동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허진욱 애널리스트도 "유로존 방화벽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감안할 때, 다른 지역으로의 전염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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