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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결국 '디폴트'…향후 시나리오는?


사태 장기화될 가능성 크지만 전 세계적 혼란 요인은 아냐

[김다운기자] 그리스가 시장의 예상대로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직까지 침착한 모습이지만,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일 그리스가 지난달 30일까지 갚기로 한 15억5천만유로(약 1조9천억원)를 상환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선진국에서는 최초의 IMF 채무 체납 사례다. IMF는 회원국의 상환 실패를 '체납(arrears)'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디폴트는 아니지만, 사실상 기술적으로 디폴트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 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그리스의 디폴트는 '시간 문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당장 시장 충격은 크지 않다.

뉴욕증시는 전날 밤 소폭 상승 마감했으며, 1일 코스피지수도 1.14%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그리스 사태 해결, 갈 길 아직 멀어

하지만 그리스의 금융 리스크가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오는 20일까지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빌린 35억유로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막지 못하면 실질적인 디폴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이달 5일 열릴 긴축안에 대한 그리스 국민 찬반투표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의 협상도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로 미뤄진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까지 구제금융 연장에 대해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시장이 '그리스 쇼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그리스 사태가 조기 종결되기보다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기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국민투표 실시 이후에도 채권단과 그리스간 재협상이 조기에 타결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우세하다 하더라도 그리스의 현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권의 퇴진과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기 총선 이전까지 그리스측 협상 파트너 부재로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대로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많은 경우, 치프라스 정권이 국민적 지지를 업고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의 전면적 디폴트 우려와 더불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한층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유진 필라리티스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국민의 반대표는 그리스 정부가 뜻대로 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쥐어주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그리스 정부는 그렉시트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투표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이 거부된다면 ECB가 긴급 유동성 자금을 공급해, 일정 기간 디폴트를 지연시키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사태, 전 세계적 금융 대혼란 요인은 아냐

다만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나 2011년 유럽 재정위기처럼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 대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배성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위기는 이미 미국 및 유로존의 양적완화로 금융 시스템 재정립이 이뤄진 이후에 나온 것"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ECB는 추가적인 양적완화로 유로존 전염 확산을 방지할 강력한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지 않고, 현재도 금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시장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판단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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