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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통합(SI) 삼성·SK 지배구조 재편 핵으로 부상


오너일가 보유 삼성SDS-SKC&C 통한 지배력 강화

[박영례기자] 삼성SDS 상장에 이어 20일 SK C&C가 SK(주)와 합병을 결의하는 등 삼성과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총수의 경영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는 공통점 속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후계구도 및 오너 지배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가 이번 양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

SI는 사업의 특성상 그룹 내 보안시스템 등과 맞물려 외부에 용역을 주기 어렵고, 계열 시스템 통합 작업을 맡는 안정적 사업구조로 주요 그룹의 경우 대개 SI 전담 계열사를 두고 이를 그룹 오너일가 등이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과 SK그룹의 경우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계열 SI 업체인 삼성SDS와 SK C&C 대주주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이들 SI업체들이 핵심 연결고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SK C&C-SK(주) 합병, 최태원 회장 지배구조 강화

최태원 회장은 SK C&C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나 지주회사인 SK(주) 지분은 0.02%에 그친다. 대신 SK C&C가 SK(주) 지분 31.8%를, SK(주)는 SK텔레콤 지분 25.2%, SK이노베이션 33.4%, SKC 42.5%, SK네트웍스 39.1%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그룹을 지배해 왔다.

이번 SK C&C과 SK(주)가 1대 0.74 비율로 합병함에 따라 최 회장의 합병 지주사 지분율은 23.2% 가량으로 줄지만 그동안 SK C&C 개인 최대주주로 계열사를 지배하던 구조에서 탈피, 새로 출범하는 지주사를 통한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의 지분율이 하락했지만 동생인(특수관계인)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 비율(7.4%)을 합하면 오너 일가 지분율은 30%가 웃돌아 경영권 유지에도 문제가 없다.

더욱이 SK는 지난해 주력 자회사 SK이노베이션이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실적 부진, 비상장 자회사 SK E&S 실적 감소로 지배주주 순이익 5천334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번에 SI 등 사업을 영위하는 SK C&C 합병을 통해 수익구조 개선 및 합병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로 이번 합병에 따라 일각에서는 SI 사업의 물적분할 등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SK는 현 사업구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에 따라 SK C&C가 보유중인 SK증권 지분 10%는 2년내 매각 등 처리하게 된다.

SK측 관계자는 "합병법인은 사업자회사의 물적분할 없이 사업지주회사로 운영된다"며 "SK 증권 방안 등을 마련, 2년 내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SDS 합병 등 추가 개편 가능성 '주목'

삼성 역시 지주회사격인 제일모직(옛 에버랜드)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고리로 삼성SD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11.25%로 개인 최대주주다. 아울러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3.9%씩 보유, 향후 3세 경영승계와 맞물린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까지 상장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제일모직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로 이 부회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이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지분 확대가 필수.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49% 선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 경영승계등 연착륙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 유력한 방안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 또는 제일모직 합병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것.

이들 회사가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설 등 루머로 제일모직과 삼성SDS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도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와 무관치 않다.

◆오너 공백-규제 완화,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삼성과 SK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건강상 이유 등으로 오너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지배구조 개편 및 지배력 강화가 과제가 되면서 관련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부터 전자계열은 물론 종합화학, 금융 등 사업간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의 사업재편과 함께 지주회사격인 제일모직과 삼성SDS 관련 기업의 상장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승계 등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 체제의 연착륙 및 오너 공백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 하기위해 후계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얘기다.

SK그룹 역시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자회사화 하는 등 계열 재편 등 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번 합병에 따른 사업지주사 출범 등도 오너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그룹 지배력 강화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행법상 총수 및 친족 지분이 30%이상(비상장사 20%)을 보유하고, 계열사 중 내부거래 매출액 비중이 12% 이상이거나 200억원 이상인 기업의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그러나 SK C&C 합병의 경우 최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율이 30%를 웃돌아 이번 합병에따른 이같은 실익은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SK C&C는 앞서 법원 판결을 통해 그룹 계열간 거래가 합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던 만큼 이미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게 SK측 설명이다.

아울러 현행 총수일가 지분율이 3%를 넘을 경우 증여세 부과 대상인 만큼 이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이보다는 올해 지주사 전환 등 관련 법제도 개선에 맞춰 기업들이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올 연말 지주사 전환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종료되는 것도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 38조 2항에 따르면, 지주회사에 대한 현물출자나 교환에 의한 주식처분 시 그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법인세의 일정기간 이연이 가능하다. 이는 원래 2012년까지만 적용되는 한시 법안이었으나, 2015년까지 연장됐다.

재계 관계자는 "특례법과 함께 올 하반기 중간금융 지주사 설립 허용, 증손자회사 지분 보유 의무 완화, 또 '사업재편지원 특별법(원샷법)' 제정 등 지주사 관련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 올해가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의 적기라는 판단 속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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