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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까지' 넥슨·엔씨 경영권 분쟁 새 국면


엔씨, 넥슨 막았지만 새로운 우군이자 위협요소 다시 등장

[문영수기자]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경영권 분쟁에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까지 가세했다.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넥슨과는 관계 없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지만 여러 정황상 "결코 그럴 리 없다"는 게 주위의 시선이자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1, 2위 게임사가 맞붙은 경영권 분쟁에 3위 게임사까지 참전한 모양새가 됐고 넷마블게임즈마저 가세하면서 넥슨·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 엔씨소프트·넷마블 연합 '넥슨 독주'는 일단 막았다

지난 17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식에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빅딜'이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와의 제휴는 (넥슨과는) 상관이 없고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고 방준혁 의장 또한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과 이번 제휴와는 별개의 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에 이미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 8.9%를 넷마블게임즈에 매각,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면서 최대주주 넥슨(15.08%)보다 지분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이번 빅딜로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지분 9.98%에 우호지분(넷마블 보유분) 8.9%를 더해 총 18.88%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엔씨소프트 경영에 개입하려 해도 연합전선을 구축한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가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지분률을 일단은 확보했다는 계산이다.

오는 3월 27일로 예정된 엔씨소프트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넥슨이 별도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덕에 양사간 표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우선은 없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모바일 게임 노하우 확보와 우호지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이번 딜로 경영권 분쟁 이슈는 거의 마무리 국면으로 진입해 차분해질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넥슨은 지난 17일 두 회사가 손잡을 것을 두고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진정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향후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글로벌 경쟁 시대에 걸맞는 투명한 기업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넥슨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표현은 완곡해도 최대주주의 불편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어서 주목해볼 만하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이번 넷마블게임즈와의 상호 지분 투자 및 제휴와 관련해 넥슨과는 협의는커녕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최대주주임을 강조하며 경영참여를 공식 선언한 넥슨으로서는 자존심에 심한 손상을 입었고 이는 앞으로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잠재적 위협 남아…성과 내는 것이 관건

엔씨소프트로서는 이번 넷마블과의 제휴로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불씨를 안게 됐다. 최대 주주 넥슨을 견제하고자 선택한 넷마블게임즈가 미래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제휴로 넷마블게임즈가 취득한 엔씨소프트 지분은 총 8.9%로 김택진 대표 지분 9.98%와 불과 1.08%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엔씨소프트가 취득한 넷마블게임즈 지분은 9.8%로 30%대에 이르는 방준혁 의장, CJ E&M 지분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양사간 협업 구도가 틀어질 경우 넷마블게임즈 또한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까운 예로 글로벌 게임사 인수라는 공통의 목적이 틀어지기 전까지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우군 관계였다.

이같은 상황을 입증하듯 방준혁 의장 역시 "주요 주주인 만큼 우호세력이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김택진 대표와 넥슨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됐을 경우 주주 이익에 부합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중립적 입장을 드러냈다.

방의장은 "엔씨소프트의 현 경영진이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한다면 엔씨소프트의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편을 안 들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상호 지분 관계를 통해 협업 체계를 구축한 두 회사가 당초 목표한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둘은 '동지'가 될 수도 있고 '적'으로 돌변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가 보유한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의 지적재산권(IP)에 기반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크로스 마케팅(Cross Marketing)을 위해 서로의 네트워크로 유통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모바일 게임 공동 연구∙개발을 목표로 합작회사(Joint Venture)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제휴 목표는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물론 엔씨소프트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도달해야 할 과제가 된 것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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