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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트로피? 아이고, 의미없다"…감동 뺏은 'MBC 연예대상'


수상자만 60여명…공동수상-나눠먹기 올해도 남발

[이미영기자] 수상자만 60여명. 프로그램 수상으로 무대에 함께 오른 이들을 합하면 100여명을 훌쩍 넘는다.

2014년 MBC 예능 농사는 풍년이 아니었지만, 연말 시상식만큼은 풍년이었다. '2014 MBC연예대상'은 트로피 없는 '빈손' 출연자가 드물었을 만큼 풍성했다. 시청률을 떠나 1년 동안 고생한 출연자들을 일일이 챙기려는 의미가 담겼겠지만, 공동수상과 나눠먹기식 수상으로 상이 남발되면서 그 영광과 수상의 가치는 빛이 바랬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상암신사옥에서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MBC연예대상 대상은 사상 최초로 100% 시청자 투표로 진행되면서 '국민MC' 유재석의 대상 수상 가능성이 일찌감치 예상됐다. 실제로 유재석은 67만 명의 시청자 투표에서 약 44만 표, 65%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변 없는 수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예고됐던' 유재석의 대상 수상보다 김빠지게 만든 건 따로 있었다. 올해도 연말 시상식에서는 나눠먹기와 공동수상이 남발됐다.

'일밤'의 코너였던 '진짜 사나이'는 이날 최우수상과 우수상, 신인상 등 9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서경석과 박건형, 헨리, 임형준을 비롯해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에 출연했던 혜리, 홍은희, 라미란 등이 상을 품에 안았다. 거의 전 출연자가 빠짐없이 각 부문의 상을 휩쓴 것.

'우리 결혼했어요'와 '라디오스타', '나혼자산다' 등 현재 방영 중인 예능프로그램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특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홍진영, 남궁민, 유라, 송재림, 김소은, 홍종현 등 현재 출연 중인 모든 출연자가 상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출연자들이 2관왕에 오르는 일도 빈번했다.

도대체 무슨 의도로 만든건지 모를 만큼 애매모호한 상도, 애써 의미를 부여한 상도 많았다.

코미디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코미디 부문이 사라지고 대신 뮤직·토크쇼 부문이 신설됐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와 뮤직·토크쇼의 경계가 모호해 시청자들을 갸웃하게 했다. 우정상과 베스트팀워크상, 신인상과 올해 새롭게 신설된 뉴스타상도 역시 차이점을 알 수 없는 수상 부문이었다.

가요 시상식도 아니건만, '가수상' 시상이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 엑소가 수상한 인기상 가수 부문과 씨스타가 수상한 특별상 가수 부문도 시상 기준에 궁금증을 일게 했다. 물론 인기 가수들이지만 과연 이같은 상이 꼭 필요했는지 의문을 낳는 부분이다.

수상자가 빼곡히 채운 시상식장에서 오히려 상을 받지 못한 참석자들이 돋보였을 정도. 상을 받고 어리둥절하는 수상자도 있었고 "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민망해 하는 수상자도 있었다. 윤종신은 최우수상을 공동수상한 김국진을 "진짜 수상자"라며 재빨리 마이크를 넘기기도 했고,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라미란은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될 줄 모르겠다. 염치 없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물론 연말 시상식이 잔치의 의미가 강한 만큼, 현재 MBC 예능을 이끌고 있는 출연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게 배려하려는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무한도전'과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나혼자산다' 등은 한 사람이 활약이 아닌 단체의 활약이 중요시되는 성격의 프로그램.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게끔 출연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날 '2014 MBC방송연예대상'은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공동수상과 나눠먹기 수상이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올해의 뉴스타상'과 특별상에서는 지나치게 공동 수상이 남발됐다.

때문에 시상식의 긴장과 감동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네티즌들은 '일부 수상자들은 감흥이 없어보이기까지 했다' '감동도 재미도 없었다' '올해도 공동수상과 나눠먹기 수상으로 상의 가치가 떨어졌다'며 불만을 표했다.

진정으로 축하해주고 싶은 이들의 트로피마저도 맥 빠지게 만드는 MBC 방송연예대상의 상 남발은 아쉬움을 남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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