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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 시행착오 딛고 해외 공략 고군분투


[게임, 생존동력을 찾아라] 2015년에도 글로벌이 희망

[류세나, 문영수 기자]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포화 상태가 지속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은 게임사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게임사들은 내수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신규시장 창출을 위해 지난 몇 년간 해외시장 확대에 공들여 왔고 2015년에도 경영키워드 중 한 가지로 글로벌을 설정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 해도 팔아서 돈을 만들어야 기업이 사는 법.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만이 게임의 미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이 쉽게 열리지는 않았다. '회사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할 만큼 게임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커녕 게임 출시여부 조차 각인 못 시킨 채 고향 땅으로 되돌아와야만 했던 사례들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한국 게임들의 잇따른 성공 소식은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으며 해외 시장 공략의지를 다지고 있다. '미르의전설',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이 큰 성공을 거두며 한류 게임 붐을 형성한 데 이어 올해에는 '서머너즈워', '전민기적' 등의 모바일 타이틀들도 흥행 성공이라는 낭보를 전해 왔다.

해외 출시 성공작들은 침체일로에 있던 게임사들은 단숨에 일으켜 세우며 '글로벌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확인시키고 있다.

◆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해외서 길 찾아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4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기준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0.3% 감소한 9조7천1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폭의 하락세지만 지난 2008년 이후 게임산업이 매년 10% 이상 성장해 온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치가 주는 충격은 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2년도 큰 성장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토종 화제작이 없었고 '리그오브레전드' 등 특정 게임의 흥행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한국 게임사들의 온라인게임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19.6% 떨어진 5조4천523억 원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도 70% 에서 50%대로 뚝 떨어졌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분명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스마트 기기 보급 지체와 수백여 종의 게임들이 짧은 기간 내에 쏟아져 나오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점차 레드오션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1세대 게임개발자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11월 지스타 프리미어 행사에서 아폴로 13호의 위기순간을 현재의 게임업계에 비유하며 "우주와도 같은 게임시장 속에서 생존하려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해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전한 바 있다. 지금이 바로 포화단계에 이른 국내 게임시장을 돌파해 나가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게임 전문가들은 그동안 온라인을 중심으로 장기전을 치렀다면 이제는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편승하고 각국의 시장상황에 맞게 완급을 조절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견 온라인게임사 한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진출을 위해선 시장상황을 빠르게 예측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행동력이 중요하다"며 "준비해 온 게임들은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해외 공략 '트렌드' 읽는 혜안 필요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은 좁고, 세계는 넓기 때문이다. 앞서 진출한 경쟁업체들의 성공사례에서도 해외 흥행에 따른 막강한 파급력을 확인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만 해도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70여 국가에서 서비스되며 4억 명의 누적 가입자 수를 확보했고 전세계 동시 접속자 수 5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는 지난해 이 게임 하나 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리그오브레전드의 2013년 연매출 약 6천637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 또한 3천7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게임사 매출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해외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가 각각 8억9천100만 달러와 2억4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1억7천8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미르의전설'로 1세대 한류게임 붐업을 일으킨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여전히 '미르의전설2,3' 시리즈의 중국 흥행 덕에 3분기 누적 매출의 44%인 약 546억 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고 웹젠은 'C9', '뮤' 등 장수 온라인게임의 성과로 전체 매출의 70.6%에 달하는 3천857억 원을 글로벌 시작에서 내고 있다. 웹젠은 특히 뮤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출시 하루만에 4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물론 글로벌 시장이 여전히 만만치는 않다. 국내 매출 1위 게임사로 꼽히는 넥슨에게도 해외시장 공략은 쉽지 않은 과제다. 넥슨의 올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 북미,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분전을 치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매출의 61%를 해외시장에서 내고 있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평균 환율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넥슨은 일본에서 17%, 중국 13%, 북미 1%, 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 28%의 매출 하락을 겪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넥슨의 '텃밭' 중국과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일본지역에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엔씨소프트 또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해외발 모멘텀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글로벌보다 내년 출시될 신작에 기대를 걸어야 할 시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한해 '블레이드앤소울'의 글로벌화에 주력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3년 중국 시장에 이어 5월 일본, 11월 대만에 진출하며 블레이드앤소울의 세계화를 추진했고 '길드워2'(5월)와 '와일드스타'(6월)도 각각 중국과 북미·유럽지역에 정식으로 선보인 바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IP)를 통한 해외 모멘텀은 축소되는 추세"라며 "길드워2의 로열티가 감소하고 있고 와일드스타의 박스 패키지 판매 및 중국 블레이드앤소울 매출도 줄어드는 등 해외성과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내수용 게임사라는 불명예 수식어를 떨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과 2013년 15%대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에는 크게 늘었다. 9월까지 누적매출만 해도 해외 매출의 비중은 26.5%에 달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모바일게임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았고 각국의 모바일 플레이 패턴에 맞게 현지화 작업도 해야 한다.

실제로 게임빌과 컴투스를 제외하면 올 한해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업체는 중국 텐센트 위챗을 통해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등을 선보인 넷마블게임즈에 불과하다.

NHN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글로벌 원빌드(Global One Build)' 전략 아래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글로벌 모바일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도출되지 않았다. 2013년 라인 윈드러너와 라인 포코팡 등 토종 모바일게임이 일본 시장에서 인기행진을 이어간 적도 있지만 올 들어서는 특정 플랫폼을 통한 모바일 성과창출 소식도 뜸해졌다.

◆ 꿈은 현재진행형…2015년 '진격 해외로'

성장의 필수요소로 해외공략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게임업체들은 지속적인 글로벌 확대 노력과 도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뜨겁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총 15종의 신작을 2015년 글로벌 게임 시장에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내년 초 '영웅의 군단'을 중국과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빅휴즈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전략게임 '도미네이션즈' 등 북미 및 유럽 지역 스튜디오와의 전략적 투자 결과물들도 잇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해외시장 진출에 열성적이다. 글로벌 등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하고 동시에 지속성장 가능한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내년도 성장과제 중 하나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유무선 연동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자체 플랫폼 '엔씨 클라우드'를 내년 완료를 목표로 개발중에 있다.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출시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PC와 모바일이 서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하며 클라우드용 게임 라인업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시행된 웹보드게임 규제 여파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으나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특정 로컬 마켓에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원 빌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제작중인 소셜카지노 게임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온라인, 모바일게임들의 해외진출 구상을 짜고 있다. 위메이드 측은 "올해는 게임개발에 많이 투자를 한 씨 뿌리기의 단계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성과창출을 위한 글로벌 진출에 보다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세계무대에서는 걸음마 단계인 국내 모바일 전문 게임사들 역시 글로벌 시장을 향한 활시위를 당긴다.

'블레이드'와 '영웅'을 연이어 성공시킨 네시삼십삼분은 국내시장에서 일으킨 상승 기류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간다는 포부다. 특히 텐센트와 라인 등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기반으로 2015년부터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매출 사냥에 나서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

2011년 '룰더스카이'를 통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게임 시대를 개척한 조이시티는 자체 모바일게임 플랫폼 '조이플'을 거점 삼아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선다.조이플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의 연동기능을 제공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 및 편의 기능 등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이시티는 2천500만 이용자를 갖춘 3D 슈팅게임 '건쉽배틀'을 토대로 이용자 기반 확대에 나서 내년 3분기까지 총 9종의 모바일 게임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그동안 쌓은 캐주얼게임 노하우를 십분 살린 다양한 신작들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지난 11월 말 '애니팡2'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인기 캐릭터와 접목시킨 '라인트리오'를 글로벌 출시해 일본과 태국 iOS 무료앱 다운로드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다.

'쿠키런'의 글로벌 히트에 힘입어 스타 개발사로 발돋움한 데브시스터즈는 매출원 다각화라는 과제를 풀고자 노력한다. 텐센트를 통해 쿠키런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고 라인을 통해 매출 상승에도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신작 '쿠키런2'를 내년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 선보여 단일 게임에 편중됐다는 약점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파티게임즈는 내년도 지상 과제로 중국 시장 공략을 삼고 본격적인 돛을 올린다. 지난 9월에는 텐센트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자금 투자를 유치하면서 중국 진출 교두보까지 마련한 바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5년에도 중국, 일본, 북미 등 유력 해외시장을 비롯해 미개척 시장 발굴을 위한 게임사들의 고군분투는 지속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그야 말로 국경 없는 게임시대가 열리게 되어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무한 글로벌 경쟁시대 돌입에 대한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국게임의 개발 저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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