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러시아 루블화 폭락…車업계 '끙끙'


수출물량 수익성 악화 우려…현시시장 판매 위축도

[정기수기자] 서방의 경제 제재 여파와 국가유가 급락으로 인한 러시아발(發) 금융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저유가 영향으로 산유국인 러시아 자동차시장의 내수 침체로 판매 위축이 예상되는 데다, 루블화가 폭락할 경우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러시아에 수출하는 물량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량은 1∼11월 누적 기준 222만1천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1~11월 러시아에서 35만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6만4천대를 팔아 1.5% 감소했고, 기아차는 3.7% 줄어든 18만6천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프라이드는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1만834대가 팔리면서 수입 브랜드 차종으로는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 엑센트(현지명 쏠라리스)도 1만134대가 팔리며 모델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러시아시장에서 기아차(2만678대)는 2위, 현대차(1만6천154대)는 4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통화 가치가 현 수준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루블화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 중 절반가량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에서 연간 20만대 규모로 소형차 쏠라리스를 생산, 판매하고 있고, 기아차는 이 공장에서 위탁 생산을 통해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쏠라리스와 리오는 현지 생산돼 환율의 영향은 적다"면서도 "수출차량의 경우 루블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우려를 감안해 현지 경기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러시아 수출이 전체 수출실적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크다. 쌍용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2만2천599대를 러시아에서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7% 줄어든 수준이다.

쌍용차는 올 초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연초 세운 목표 판매량을 16만대에서 지난 4월 15만500대로 대폭 조정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특정 지역 리스크에 따른 수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 시장의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중국, 유럽 등을 적극 공략하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대금을 달러로 거래하고 있어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매출 변동은 크지 않다"면서도 "중국과 유럽 등을 적극 공략하는 수출 다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반조립(CKD) 방식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GM은 올 1~11월 실적이 2만6천332대로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한국GM 역시 미국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러시아 수출 물량 감소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자동차 수출 시장"이라며 "루블화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완성차업계 수출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경제 위기는 수출환경과 채산성 악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러시아 루블화 폭락…車업계 '끙끙'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