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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왕의 얼굴', 왜 이렇게 조급한가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설정, 짜임새는 아쉬워

[정병근기자] 빠른 전개에 흥미로운 설정들이 쏟아지는데 박진감은 그에 못 미친다. '왕의 얼굴'은 아직까진 뭔가 조급하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은 관상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대세 배우로 떠오른 서인국과 이성재, 조윤희, 신성록 등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았다. 영화 '관상'과 콘텐츠 유사성을 두고 잡음이 있었지만 그만큼 홍보 효과를 누렸고, 또 분쟁이 마무리돼 홀가분하게 방송을 시작했다. 대대적인 홍보까지 어어져 주목도 또한 높았다.

'왕의 얼굴'의 첫 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20일 첫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 7.1%는 꽤 높은 수치다. 전작인 '아이언맨' 마지막 방송이 기록한 3.4%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21일 방송분에서 곧바로 1% 포인트가 하락했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서인국)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김가희(조윤희)를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이성재)와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1,2회를 통해 '왕의 얼굴이 되어서는 안 되는 얼굴'이라는 관상으로 인해 콤플렉스가 있는 선조의 광기와 대동계를 두고 벌어지는 피비린내 나는 정치 이야기가 그려졌다. 광해와 가희의 어린 시절 인연에 이은 애틋한 재회가 비중 있게 다뤄졌고, 그 와중에 가희가 남장여자라는 사실이 선조의 관상가에게 탄로나면서 삼각관계를 예고했다.

어린 시절 인연을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난다는 설정은 흔하지만 '왕의 얼굴'은 이를 질질 끌고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뒀다. 대동계를 조직한 정여립(최철호)이 숙청되는 과정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됐지만 '왕의 얼굴'은 그 짜임새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큰 줄거리만 툭툭 던지는 식이다.

선조의 장자인 임해군(박주형)이 송강정철(주진모)의 말 몇 마디에 칼을 들고 달려드는 장면이나 가희가 술집에서 한 남자와 갑자기 술대결을 펼치는 장면 등은 다소 뜬금 없었다. 선조를 등에 업은 송강의 주도로 인해 임해군이 역모죄를 뒤집어 쓴 뒤 옥에 갇히고, 광해가 가희의 정체를 알게 하기 위한 설정이지만 개연성이 떨어졌다.

광해와 가희의 관계는 좀 더 풍부한 에피소드가 그려져야 그 애틋함이 극대화 될 수 있는데 그럴 새도 없이 서로의 관계를 알아 버렸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었던 정여립이 도치(신성록)의 실수 한 번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도 다소 맥이 빠지는 요소다.

'왕의 얼굴'이 주력하고자 한 광해의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사이에 둔 부자의 삼각관계는 이제 시작 단계다. 이후 이어질 본격적인 이야기를 풍부하게 그려내기 위해선 각 캐릭터와 초반 상황 설명이 중요하다. 2회까지만 보면 '왕의 얼굴'은 조급하다. 몰입할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속도감은 좋지만 좀 더 짜임새 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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