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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IT가 인터넷 기술의 약자인가요?


[김석기의 IT 인사이트]

IT가 일반화되어 쓰이다 보니 오히려 IT가 무엇의 약자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IT를 Internet Technology의 약자로 알고 있는 식이다.

IT는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자로 직역하면 '정보기술' 즉 정보(Information)의 수집, 가공, 유통, 소비에 대한 모든 분야를 이야기 한다. 한마디로 정보에 대한 전반을 다루는 기술이 IT이다. 정보를 가공/유통하는데 통신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ICT라는 단어의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ICT는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로서 한국어로 풀어 쓴다면 '정보 통신 기술' 정도가 된다.

IT가 정보통신 뿐 아니라. 정보기기제조, 정보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을 망라한 개념이라면 ICT는 그 중에 통신의 비중이 높은 이통사와 관련기업을 중심으로한 산업군을 지칭한다.

IT와 ICT의 차이점을 두고 한 지인이 말하기를 "IT는 정보기술이고, ICT는 정보+통신 기술이니 ICT가 IT보다 큰 개념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IT와 ICT의 관계는 자연과 자연과학의 관계랑 비슷하다. 자연과학이 자연+과학이라 자연보다 큰 범위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IT의 명칭이 '정보기술'이다 보니 현재 인터넷에는 수없이 많은 정보가 넘쳐난다. 그리고 '정보'와 '지식'을 혼동하여 구별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정보와 지식에 대한 개념을 보면

요즘에는 컴퓨터의 정보 처리를 기반으로 한 정보(데이터)가 많이 대두된다. 정보의 원래 뜻에 따라, 정보와 자료(데이터)를 구별하고, 정보를 '뜻을 가지는 자료'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러한 분야에서는 전체적으로 정보의 뜻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경우는 별로 없으므로, 특별히 정보와 자료는 구별하지 않는다. 구분하자면, 데이터를 모아 둔 것이 자료라면 자료를 특정한 목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가공한 형태를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훌륭한 정보는 목적적합성과 신뢰성 및 적시성을 유지해야 한다. 적시성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첩보로 따로 분류하기도 하며 가공을 통해 비교적 장기간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지식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 위키피디아 -

간단히 말하자면 자료(Data)를 가공한 것이 정보이고,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지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게 정말 정확한 지식의 정의일까?

지식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2천500년전 그리스 시대 때부터 철학자들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플라톤은 "어떠한 사물이나 사건이 진실이고 누군가가 그것을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그는 그 사물 또는 사건을 안다고 할 수 있다"고 정의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적 지식이란 주어진 조건에서 명료한 진실을 알게 될 때까지 숙고하여 증거를 찾아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비과학적인 지식을 배제한 올바른 지식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분석론 후서에 남기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식의 정의에 대해 로버트 노직, 사이먼 블랙번, 리처드 커크햄, 비트겐쉬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지식의 정의에 대해 논할 만큼 지식은 정의하기 어려운 주제이다.

하지만 철학의 범주가 아니라 범위를 좁혀 협의의 지식을 말하자면 지식은 '생각이나 사상의 구조화'라 할 수 있다. 즉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지식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속담의 "구슬이 서말이라도 꾀어야 보배다"라는 것처럼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가지고 속성과 가설의 수립, 검증, 연역적 추론, 결론의 도출 등의 구조화 과정을 통해 정보가 구조화 되어야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바로 논문이며 책이다. 지식을 쌓는 과정은 반드시 책을 읽어야만 가능하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많이 본다고 지식이 쌓이지 않는다.

지혜는 지식이나 정보와 또 다른 범주이다. 여자친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친구나 부모에게서 구전되는 것이지 정보나 지식으로 공유되는 것이 아니다. 지혜는 지식과 달리 책이 아니라 말에 의해 전승된다. '연애를 책으로 배웠어요'나 '연애를 인터넷으로 배웠어요'가 다 부질없는 이유이다.

어떤 이는 전자책의 유통을 통해 책(지식)의 본질이 변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무식한 소리다. 책과 지식의 본질은 재질이나 형태, 유통방식에 의해 변하지 않는다. 문자가 생겨나고 처음에는 지식을 돌이나 나무에 새겼으며, 양피지에 새기다가 채륜에 의해 종이가 발명되면서 종이에 적어왔다. 그리고 이제는 전자책의 형태로 진화하였지만 그렇다고해서 5천년 동안 책이 '생각의 구조화'라는 본래의 본질이 바뀐 적은 한번도 없다.

정보는 여러가지 경로로 얻을 수 있지만 지식은 오직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대학에서 수업이 강의를 통해 지식이 전달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을 통해 전달된다. 정보가 없거나 지혜롭지 않은 사람은 무지하다고 표현하지 무식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정보가 많은 사람이라도 책을 안 읽으면(구조화된 지식을 쌓지 않는다면) 무식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많이 사용될 수록 사람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점점 더 무식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그 알량한 정보들은 지식이 아니다.

김석기 (neo@mophon.net)

모폰웨어러블스 대표이사로 일하며 웨어러블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모바일 전문 컨설팅사인 로아컨설팅 이사, 중앙일보 뉴디바이스 사업총괄, 다음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근무 등 IT업계에서 18년간 일하고 있다. IT산업 관련 강연과 기고를 통해 사람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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