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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게임사 밸브, 한국 게임법만 무시?


국내 등급분류 미이행 게임, 해외선 버젓이 심사받아

[류세나기자] 한국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채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해외 게임사가 다른 나라에서는 등급분류를 받고 있어 한국법만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미국의 유명 게임사 밸브가 국내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미국, 유럽, 독일, 일본 등에서는 등급분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밸브가 개발·운영중인 게임플랫폼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기반의 한글화게임 138개 중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은 78개(56.5%)로, 이중에는 다른 국가에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 타이틀도 포함돼 있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2010년 7월 스팀에 출시된 '데이 오브 디피트:소스'와 '쉬벌리:미디블 워페어'(2012년 10월)이다. '데이 오브 디피트'는 미국에서 혈흔과 폭력 등을 근거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분류 판정을 받았으며, 유럽에서는 폭력성을 이유로 16세 이용가를 받았다.

'쉬벌리:미디블 워페어' 역시 국내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반면 같은 시기 론칭된 유럽에서는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은 국내 서비스를 위한 게임물은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민간등급분류기관인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청소년 이용등급 모바일게임은 오픈마켓 운영자의 자율등급분류가 허용되지만, 전체 온라인게임을 포함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모바일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는 미국의 ESRB, 유럽 PEGI, 독일 USK, 일본 CERO와 같은 등급분류기관에서 자국 내 유통되는 게임에 관해 게임물 등급분류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에서는 게임사가 반드시 등급분류를 받아야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은 자국 내 유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업체가 자발적으로 등급분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PEGI(Pan European Game Information)의 등급분류 역시 대부분 자발적으로 이뤄지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게임 소매회사의 정책도 PEGI의 등급을 사실상 의무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만약 유통사가 불이행하거나 PEGI의 행동강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면허 발급 취소, 게임 광고의 강제적 수정, 최대 50만 유로의 벌금 등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독일의 USK(Unterhaltungssoftware Selbstkontrolle)는 독일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해 연간 평균 1천 건에 이르는 PC게임과 비디오게임에 대한 연령별 등급 부여와 유형 구분을 담당하고 있다. 모든 게임용 소프트웨어 제공사업자는 현지 청소년보호법 제14조에 따라 반드시 USK의 연령별 등급과 유형 분류를 부여받아 표시해야 한다.

일본의 CERO(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는 현지 플랫폼에서 이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판매되는 게임물을 대상으로 등급분류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주선 의원은 "미국, 유럽, 독일, 일본 등에서는 등급분류를 받으면서 한국정부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겠다는 밸브사의 이중플레이는 한국 법체계만 무시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동시에 국내 게임업체의 해외 시장진출 장애와 스팀사의 홈페이지 차단조치 우려 등을 이유로 등급분류 조치를 미적거리는 우리 정부 역시 논리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정부가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해외 게임사에는 느슨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국내외 게임업체를 동일한 잣대로 규제할 역량이 부족하거나, 게임 등급분류를 엄격히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서 방치하는 것이라면 그런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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