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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유튜브 '한류 하청기지' 꼬리표 떼줄까


정부, 공영 방송플랫폼 추진…불합리한 해외수출 계약 방지

[류세나기자] "국내 온라인 영상서비스(OTT) 방송시장은 글로벌이 아닌 내수시장만을 겨냥하고 있다. 마치 백설공주를 만나지 못한 일곱 난장이들만 모여 있는 것 같은 형국이다."

한국 방송콘텐츠 수출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체계적인 유통망 구축과 콘텐츠 계약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25일 '국내 방송산업 글로벌 유통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높은 국내시장 의존도, 해외진출 한계, 유통구조 왜곡 등 국내 방송산업의 문제점을 꼽으며 '한국형 방송플랫폼(KBP, 가칭)'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최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방송콘텐츠가 다시 한번 호황을 맞는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급변하는 규제정책, 국내시장을 파고드는 차이나 머니, 끝없이 치솟는 국내 콘텐츠 판권 가격 등 국내 방송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국내시장에 대한 침식 가능성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내수 및 해외시장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한국형 플랫폼 KBP를 구축해 위협요소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가 제시한 KBP는 글로벌을 타겟으로 한 정부주도의 공영 플랫폼으로 ▲콘텐츠 큐레이션 ▲K컬렉션 ▲플랫폼 마케팅 ▲채널서비스 ▲저작권 관리 ▲영업망 확보 ▲인프라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지상파, 케이블, IPTV,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물론 1인 미디어가 제작한 콘텐츠까지 포함, 콘텐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한국형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심상민 교수가 주도하는 이 연구 프로젝트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직접 연구비를 지원, 연내 파일럿 콘텐츠 공개를 시작으로 2015년 정식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KBP를 통해 실속 논란을 낳고 있는 한류 콘텐츠들의 수익을 국내업체들이 가질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일례로 최근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외주제작사가 기획 초기부터 중국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서 중국 내 VOD 관련 광고 등 수익 대부분이 중국 유통사 측에 귀속되게끔 계약을 맺었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또한 중국에서 TV, 영화, 모바일게임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2천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지만 이에 따른 부가수익 역시 중국기업 손에 들어갔다.

방송업계, 사업 모델 공감하나 고려할 점도 많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방송 관계자들은 KBP가 지향하고 있는 사업모델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 시장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별그대' 제작사인 HD엔터테인먼트의 김연성 이사는 "'별그대'의 중국 성공으로 많은 수익을 낸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중국 방송시장의 수출 성공사례라기보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가격 상승을 견인하게 된 새로운 수출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P의 론칭으로 이러한 글로벌 수출 문제가 개선된다면 이는 환영할 일이지만, 추가적인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에 그칠 경우 제작사 입장에선 제작비 수급 걱정부터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의 김혁 이사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 필요성에는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이미 대형시장 및 가능성 있는 시장에는 기존 유통망이 존재하고 있어 KBP가 쉽게 진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 이사는 덧붙여 "현재 지상파 방송과 유통사들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권 정리 문제를 풀어내는 게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진출에 앞서 힘겨루기에 익숙해져 있는 각 방송사간의 협업을 이끌어 내는 문제부터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이문행 교수는 "글로벌시장 개척 및 성공적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영플랫폼 구축 의도는 매우 좋다"며 "그러나 공동사업 실현에 익숙지 않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오용수 방송산업정책과 과장은 "이제는 지상파 방송사들 또한 변신을 꾀해야 할 때"라며 "콘텐츠의 해외진출 등과 연결된 부분인 만큼 문체부 등 관련 부처들과의 논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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