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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vs최승현? 원하는대로 쓰세요, 둘 다 나니까"(인터뷰①)


'타짜2'로 관객 만나…"욕심 없는 사람 되고 싶다"

[권혜림기자] 무대 위 래퍼로는 탑이라는 이름으로, 배우로서는 최승현이라는 본명으로 불리길 원할 것이라 예상했다. 많은 가수 겸 배우들이 그렇듯 음악 작업을 하는 자신과 배우로서 자신을 분리하길 바라지 않을까 짐작했다.

하지만 최승현은 달랐다. "최승현이라 불리는 것이 부끄럽다. 탑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웃어보이면서도 "그런 것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며 "탑이나 최승현 둘 중 원하는 이름으로 쓰시길 바란다. 탑도 최승현도 저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 감독 강형철·제작 싸이더스픽쳐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최승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타짜2'는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던 대길(최승현 분)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타짜 세계에 겁 없이 뛰어들면서 목숨줄이 오가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다.

최고의 인기 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활약 중인 최승현은 '포화속으로'(2010), '동창생'(2013)에 이어 또 한 번 스크린 주연으로 나섰다. 무대 위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래퍼 탑이 은막에선 또 다른 옷을 입고 관객을 만난다. 그간 여러 감독과 제작자들은 그로부터 뮤지션 탑에게서 보지 못한 다른 얼굴을 봤다. 당사자가 민망해할지언정, 많은 관계자들이 그를 본명 최승현으로 부르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승현은 "강형철 감독님을 비롯해 그 전 작품에서도 많은 감독과 제작자 분들이 본명을 쓰고 싶어하셨다"며 "저에 대한 애정이 있으시니 그랬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은 '나는 탑을 보고 캐스팅한 것이 아니고, 이를 영화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며 '본명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네' 하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겸하는 배우들 중에는 두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서로 다르게 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예명 사용이 잦은 아이돌 가수들은 연기 무대에선 본명을, 가수 활동에선 예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최승현은 "이제 그래야 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며 "거리에서 사람들이 저를 보고 '최승현이다'라고 하지 않고 '탑이다'하는 것처럼, 억지로 본명을 써 가며 다르게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탑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며 "(두 작업에서) 사실 다르게 보이고 싶지도 않다"고 솔직히 밝혔다. "(가수와 배우) 둘 다 저의 직업이고 탑이라는 사람이 하는 두 가지 표현이자 일이기 때문에 이름에 있어서는 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을 고민하기엔 다른 고민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웃으며 답했다.

'타짜2'에서 주인공 대길로 분한 최승현은 능청스러운 중국 음식점 배달부의 얼굴부터 화투판을 장악하겠다며 상경한 야망 넘치는 청년, 사랑에 모든 것을 내던지는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연기임에 분명하다.

이에 대해 최승현은 "저도 깜짝 놀랐다. 어릴 때 모습이 다시 나온 것 같다"며 "낙천적인 대길의 성격이 저 역시 낙천적으로 바뀌게 만들어줬다. 그래서 이 캐릭터를 연기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또한 "항상 걸러서 이야기하는 제 모습이 아닌, 어린 시절의 풋풋함을 연기하며 저도 풋풋해졌다"며 "그러면서 함대길의 에너지를 받았다. 감정대로 행동하고 직설적이고 단순한, 한치 앞을 바라보지 못하는 인물이지 않냐"고 말했다.

"어린 시절, 연기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는 최승현은 "죽을 때까지 음악만 할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영화 역시 늘 그의 가까이에 있는 예술이었다. 최승현은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었고, 음악을 듣는 활동 외엔 영화를 봤다"며 "우연한 기회로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알렸다. 그의 연기 데뷔작은 KBS 2TV 드라마 '아이 엠 샘'(2007)이다.

이제 그는 음악 뿐 아니라 연기 작업도 자신의 일이라 여기게 됐다. 최승현은 "연기를 나의 또 다른 직업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영화 '포화속으로'부터였다"며 "상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운 좋게 상을 여러 개 받고 나서 '이걸 쉽게 생각하면 안되겠다. 너무 동화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겠다'고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인터뷰의 말미, 향후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최승현은 "욕심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해 시선을 모았다.

영화 배우로서 최승현은 세 편의 작품을 선보인, 이제 막 발돋움을 시작한 신예에 가깝지만 빅뱅의 멤버로서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다. 그 스스로 말했듯 탑과 최승현이 결코 다른 사람이 아니기에 더욱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다. 욕심을 내려놓고 싶다는 톱스타의 바람이 초연하게도, 겸손하게도 다가왔다.

최승현은 "일을 하는 이유에 있어, 뭐든지 목적시 하지 않고 싶다"며 "표현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만큼 재밌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대리인으로서 재밌는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그래야 새로운 캐릭터를,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허영만 화백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 한 영화 '타짜2'에는 최승현·신세경·유해진·곽도원·김인권·김윤석·이하늬 등이 출연했다.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으며 오는 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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