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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맥주업계 루머공방, 진실게임 승자는?


[장유미기자] 지난 5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카스 맥주 소독약 냄새가 나네요'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여기에는 "2014년 6월부터 8월까지 생산된 카스 캔맥주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익명의 글 웹주소도 함께 기재돼 있었다.

글쓴이는 "카스 캔맥주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소독약 냄새가 났다"며 "안 마시고 냄새만 맡아도 이상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몇몇 소비자들은 "카스를 마신 후 복통과 구토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오비맥주는 "악성 루머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며 발끈했다. 매출 효자 상품인 '카스'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일이 반가울 리 없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이런 글이 퍼지고 있어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중이었다"며 "경쟁사가 이 같은 소문을 퍼뜨리라 지시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현재 법무팀과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일을 벌인 곳으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지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발끈할 수 밖에 없다. 이 회사는 "오비맥주의 주장과 다르다"며 "이번 악성 루머 유포와 관련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카스처럼 대규모로 소비자들이 문제 제기를 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일은 제품 본질 문제에서 파생된 것 같아 근본 이유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직접적으로 하이트진로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쟁사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주류업계는 과거에도 과다 경쟁으로 인해 서로 비방전을 벌이며 시장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참이슬' 경유 냄새 관련 루머나 '처음처럼'의 유해성 관련 루머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로 양분됐던 시장에 롯데주류가 '클라우드'로 새롭게 진입하면서 업체 간 신경전은 더 과열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몇 업체가 자사에 유리한 기준으로 점유율을 발표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악성 루머까지 번지면서 업계는 말 그대로 혼탁양상을 빚고 있다.

당장 이번 루머로 그동안 압도적인 시장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는 매출에 직격탄을 ,경쟁자인 하이트진로는 악성 루머의 유탄을 맞은 형국이다.

이 탓에 양측 모두 법적 대응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칫 하면 '진실게임'이 된 이번 루머를 두고 업계가 치열한 법정 다툼에 휘말릴 양상이다.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질 지는 추이를 좀더 지켜 봐야 하지만 결국 승자없는 싸움이 될 지 모른다.

이번 루머로 국산 맥주의 '맛'과 '품질'에 대해 또 한 번 실망감을 갖게 된 소비자들의 마음은 이미 수입맥주로 돌아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맥주 업체들의 '자중지란'으로, 수입맥주들의 국내 시장 공략에 탄력만 붙은 셈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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