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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질주'하는 무료통화 앱…이통사-정부는 '게걸음'


이용자 "품질 나빠도 공짜면 OK"…통신사 "일반 전화 이용자까지 피해"

[강은성기자] 스마트폰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앱)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앱의 진화속도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라고도 불리는 무료통화 앱은 스마트폰에 간단한 앱만 설치하면 가입자끼리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이제는 무료통화 앱의 기능과 형태도 더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는 데이터망 부하 등의 이유로 요금제별 이용 제약을 두는 등 가입자들의 자유로운 무료통화 앱 이용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정부는 정책적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하고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들을 모아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잡히지 않고 있다.

◆무료통화 앱 가입자 급증

30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무료통화 앱의 가입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출시한 '마이피플'의 경우 출시 2개월만에 가입자가 400만을 넘어서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이피플은 무료 통화에 무료메신저, 영상통화 기능까지 제공하는 앱으로, 이용자들끼리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영상통화 기능까지 적용하며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현재 베타서비스로 제공되는 마이피플의 영상통화 기능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모두 와이파이지역에 있을 때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아이폰4 이용자들은 상호 와이파이지역에 있을 경우 '페이스타임'이라는 영상통화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마이피플은 아이폰 시리즈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영상통화가 가능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서 푸시 알림기능을 제공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무료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는 카카오톡의 경우 가입자가 1천만을 넘어섰다.

카카오톡은 '음성메시지' 기능까지 제공해 이제는 일일이 손으로 입력할 필요 없이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됐다.

◆통신사 "무료통화앱 많이 쓰면 일반 이용자까지 타격"

그러나 음성통화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다. 수익 급감은 물론이거니와 데이터 트래픽 부하가 심해 일반 이용자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막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통신3사는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시행하면서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이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무료통화 앱 이용을 허락한 상태다. 요금제별로 무료통화 앱 이용량이 달라진다.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이용하지 않는 가입자는 와이파이존에서 이용하는 것 외에는 무료통화 앱을 3G망으로 이용할 수 없다. 통신사들은 일종의 '패턴인지기술'을 활용, 무료통화 앱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통신이 발생할 때는 이용 형태에 따른 패턴이 있다. 이 패턴을 인지해 무료통화 앱 이용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지난 8월말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시행하던 순간부터 4만5천원 이하 요금제에서의 무료통화 앱 이용을 금지해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별로 일일이 차단 조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3G망으로 무료통화 앱을 이용하는 가입자가 많아지면 망에 상당한 부하부담을 주게된다. 무료통화 앱을 이용하지 않는 다른 가입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게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무분별한 무료통화앱 이용 차단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통화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게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방통위 "새로운 네트워크 정책 정립할 것"

이같은 문제는 망을 사용하는데 통신사가 차별을 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다루는 '망중립성'에 대한 논점으로 확대된다.

통신사들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통신사에 별다른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을 '무임승차'라고 지적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투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이같은 무료통화앱 서비스는 그야말로 네트워크에 대한 '무임승차'가 된다"며 "단순히 통신사가 돈을 못버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무임승차가 만연하면 아무도 통신망에 대한 투자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기술 발전과 소비자 이익에도 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미 데이터이용료를 소비자가 직접 지불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이사는 "비록 무료통화앱의 품질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소비자는 이 서비스가 공짜이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통신사가 그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은 파이프에 불과하고 좋은 서비스가 없으면 망한다. 마치 방송에 좋은 콘텐츠가 없으면 방송사업이 망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면서 "사업자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망에 인프라 구축비를 공동 부담해야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물론 좋은 망이 없으면 인터넷 비즈니스도 망한다는 것은 자명하다는 측면에서 성공한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자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일부 부담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네트워크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로 전담반을 구성해 국가 경제 개발 차원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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