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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저작권법 전면 개정법률안의 문제
 
2006년 01월 04일 오후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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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통과한 저작권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의 논쟁은 주로 개정법률안 중 우상호의원이 대표발의한 법률안 부분(이하 ‘우상호법안’이라 한다)에 관한 것이므로 우상호법안에 대한 몇 가지 쟁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상호법안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P2P 서비스 규제에 관한 부분이다. 다만, 두 가지 쟁점을 구분하지 않고 논의하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주고 있다. 우상호법안이 P2P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방법을 두었는가 라는 쟁점과 이번 개정안이 P2P서비스만이 아니라 인터넷 전체에 대한 규제로 확장될 우려가 있는가 하는 문제는 구분하여 논의하여야 한다.

우상호법안은 또한 P2P서비스 규제 문제 외에 정부에게 불법 복제물의 수거, 폐기 및 삭제명령권한을 부여하고, 그동안 권리자들의 고소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는 저작권침해죄를 대부분 비친고죄로 변경하였다. 이 부분에 관하여도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시각’의 차이를 바탕으로 하는 논쟁이 아닌 법리적인 분석은 너무 섬세한 것이어서 이 글에서 다루기에 적절하지 않아 제외한다.

P2P 서비스에 대한 규제수단의 타당성에 관하여 먼저 본다.

우상호법안은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하 '특수유형 OSP'라 한다)라는 개념을 신설하고, 이에 대해 두 가지 규제장치를 마련하였다.

첫째, 특수유형 OSP는 저작물등의 불법복제, 전송을 방지하기 위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특수유형 OSP뿐만 아니라,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하는 설비, 장치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하 '일반 OSP'라 한다)도 "해당 서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경우 저작권 침해로 본다. 위 의무를 위반하는 업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우상호의원은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란 P2P 서비스제공자나 '웹하드' 서비스제공자 '등'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상호법안이 그 입법취지에 맞게 최대한 축소해석된다면, P2P 서비스제공자나 ‘웹하드’ 서비스제공자 등에게‘만’ 위 첫 번째 의무가 부과되고, 일반 OSP에게는 위 두 번째 의무가 부과된다.

하지만, 우상호법안을 축소해석하는 경우에도, 우상호법안은 '모든' P2P 서비스제공자나 '웹하드' 서비스 제공자에게 적용되므로, 영리나 비영리는 물론이고 서비스제공의 규모를 불문하고, 나아가 공개된 경우인지 제한된 범위의 단체 내부에서 이용하는 경우인지 등을 불문하고, 위 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P2P나 웹하드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입장에 관계없이, '모든' P2P나 웹하드 서비스에 대해 위와 같은 과중한 부담을 부과하는 것은 타당한지 않다는 점에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Grokster에 대해 저작권 간접침해책임을 인정한 미국 연방대법원이 P2P 서비스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P2P를 이용한 제3자의 저작권침해로부터 이익을 얻는 Grokster의 영업방식을 문제삼았다는 점, 그리고 그 범위 내에서 저작권간접침해의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법률에 의해 P2P나 웹하드 서비스를 규제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 범위나 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입법목적도 달성하면서 P2P나 웹하드 서비스 자체를 억압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상호법안에 의하면, 일반 OSP는 특수유형 OSP에 대한 접근 설비, 장치 또는 서비스를 "해당 서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제공할 경우 처벌된다. 전체적으로 불확정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이 규정에 관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비추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논외로 하고, 위와 같은 규제 수단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이 규제는 특수유형 OSP에 접근 설비 등을 제공하는 일반 OSP들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특수유형 OSP에 접근할 설비 등을 제공하는 일반 OSP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특수유형 OSP가 저작권 침해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지 점검하고 감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OSP에 대해서는 새로운 규제가 없더라도 이른바 ‘notice and take down'이라는 일반화된, 그리고 우리 저작권법에도 도입된 원칙에 따라 저작권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가능하다.

둘째, ‘notice and take down'으로 불리는 저작권법의 OSP 책임제한 규정은 선량한 OSP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역설적 상황 때문에 일반원칙에 대한 예외로 도입된 것인데, 우상호법안은 예외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여 OSP의 책임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선량한 OSP의 역설'이란 자신의 서비스 내에서 저작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성실한 관리를 하는 '선량한 OSP'는 그러한 저작권 침해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지는 반면 그러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선량하지 않은(?) OSP'는 오히려 저작권 침해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 책임을 전혀 지지 않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말한다.

우상호법안에 의하면, 특수유형 OSP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성실하게 관리하는 ‘선량한 OSP'는 "해당 서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처벌될 가능성이 많지만, 그러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선량하지 않은(?) OSP'는 오히려 처벌될 가능성이 적어지는, 역설적 상황을 다시 맞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큰 주제인, 우상호법안이 P2P 서비스에 대한 규제수단을 넘어 인터넷 일반에 대한 규제수단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관하여 보자.

우상호법안에 대한 비판은 주로 이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우상호법안이 정한 특수유형의 OSP는 P2P나 웹하드로 한정하여 해석되지 않을 수 있으며, "기술적 보호조치"의 범위를 특정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고, 어떤 경우를 "해당 서비스가 불법임을 알고" 있는 경우라 할 것인지, 어떤 조건에서 "해당 서비스가 불법"이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는데다, "해당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설비, 장치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는 거의 모든 OSP를 포함하므로, 우상호법안은 그 입법취지와 달리 전체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되거나 전체 인터넷 서비스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위 비판 모두에 동의한다.

우상호법안은 특수유형의 OSP란 "다른 사람들 상호간에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저작물등을 복제, 전송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라고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이 P2P만이 아니라 ‘웹하드’와 같은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의 서비스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상, 메신저와 같은 일반적인 인터넷 서비스로 그 규제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주된 목적'이라는 불분명한 개념 하나에 의존하여 메신저 서비스 등 일반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특수유형의 서비스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시도는 너무 안이해 보인다.

"해당 (특수유형) 서비스가 불법임을 알고" 이에 접근하도록 설비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겠다는 규정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규정은 모든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저작권법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영리목적의 업자로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인터넷 웹사이트 운영자라면 누구에게나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보호수단은 오로지 "해당 서비스가 불법임을 몰랐다"는 항변뿐이다. 하지만, 만약 "해당 서비스가 불법"이라면(그 "불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불분명하지만), 그 서비스가 불법임을 알지 못하였다는 OSP의 항변이 사법기관에 의해 수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상호법안 중 P2P 서비스 규제에 관한 부분은, 그 규제 필요성에 관한 입장의 차이에 관계없이, 법률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입법으로 보인다. 정부에게 불법복제물 수거, 폐기 권한, 삭제명령권을 부여하고, 저작권침해죄 등을 비친고죄로 한 규정은 정부가 사적인 권리인 저작권의 집행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역시 바람직하지 않은 입법으로 보인다. 비록 이 법률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되었지만, 아직 기회가 있는 만큼 앞으로 문제 규정의 삭제나 수정 등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필자 소개

김기중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33회 사법시험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제23기로 수료했다. 현재 법무법인 동서법률사무소에 몸담고 있으며 한국정보법학회,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회원이다. 또 방송위원회 법률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기중 (변호사, 방송위 법률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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