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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새 '봉천·상도' 급상승…"분상제 이후 서울 집값 더 올라"


"투기과열지구 중심 분양시장 쏠림 현상 더욱 두드러질 것"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다음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안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분양됐던 단지들의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인한 반사이익, 풍선효과로 인해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24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돌입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올해 6월 입주)'가 분양 3년 만에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단지는 지상 3층~지상 20층, 22개동 규모로 일반에 전용 84㎡ 565가구, 114㎡ 90가구가 각각 공급됐다. 당시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단지가 희소했던 관악구 봉천동에 들어선 단지로, 봉천동 12-2구역을 재개발해 1천531규모로 탈바꿈했다.

평균분양가는 3.3㎡당 1천700만 원대로, 전용 84㎡가 5억5천만~6억3천만 원대에 전용 114㎡는 7억 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또 대림산업은 발코니 확장비, 시스템에어컨, 오븐, 현관 중문, 건조대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2천만 원 이상 절감 혜택을 제공했다.

단지는 당시 11·3대책 이후 첫 분양물량으로, 시장의 냉기류를 타고도 평균 6.02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일반분양 561가구 모집에 3천378명이 청약 신청을 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유형은 전용 84㎡B로 221가구 모집에 1천615명이 몰려 7.3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장 큰 면적대인 전용 114㎡는 87가구에 121명이 신청해 1.3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규제에도 올해 6월 입주 전까지 분양권과 입주권이 수억 원대 웃돈이 붙은 채 꾸준히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용 84㎡가 8억4천800만(12층)~9억 원(10층)에 거래됐으며, 5월에는 동일면적대 입주권이 9억3천만 원(19층)에 팔렸다. 약 2년 3개월 만에 최고 4억 원이 오른 가격이다. 전용 114㎡의 경우에는 지난 5월 분양 당시보다 약 3억 원이 오른 10억1천만 원(15층)에 거래됐다.

단지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피(프리미엄)가 3억 원에서 최고 4억7천만 원은 붙은 상태"라며 "2년 전 만해도 분양가에서 1~2억 원이 올라 '대박'이라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로도 꾸준히 조합원 물량이 고점대에 거래 됐지만, 현재 상승 기대감이 더 커져 일부 전매제한 물량을 제외하고 거래가 가능한 매물들이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6월 대림산업이 동작구 상도동에 선보인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2018년 12월 입주)' 역시 기존 분양가에서 수억 원이 오른 상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9층, 893가구 규모로 구성되며 이 중 406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 87가구 ▲84㎡ 319가구다.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천150만 원대로, 전용면적 84㎡는 6억7천만~7억3천만 원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단지의 전용 84㎡는 11억 원(16층)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동일면적대는 지난해 1월 각각 11억2천만 원(26층), 9억 원(9층)에 분양가 매매가 완료됐다. 또 KB부동산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전용 84㎡는 10억5천만 원에 실거래됐다.

단지는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접수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341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6천567명이 접수해 평균 19.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59㎡ 2개 주택형 73가구에는 3천405명이 지원하면서 46.6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59㎡A 주택형의 경우 58가구에 3천106명이 몰려 53.55대 1의 단지 내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 모두 분양 당시 최근 분양시장 경쟁률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서울 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부동산 시장으로 손꼽혔지만, 각종 부동산규제가 휘몰아친 3년 사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매매가 10억 원대 고지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 집값이 최근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음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야당이 반대 법안 발의까지 나서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 업계 전문가들은 불과 2~3년 전 저렴한 분양가에 팔린 단지들이 수억 원대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과 관련해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 이후에도 오히려 반사이익, 풍선효과로 인해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수급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인식이 크기 때문에 신축·준신축 아파트들은 오히려 희소성이 주목받아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가격 안정 효과(집값 하락)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택 대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신규 분양시장으로 쏠리겠지만, 가점이 높지 않은 수요자들은 당첨 확률이 더 희박해지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돌아서는 움직임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간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고가격제인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자의 수익이 줄고 소비자 잉여가 커지는 것"이라며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분양시장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분양가 통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아파트 사업 중단 등으로 공급감소가 불가피해 새 아파트 희소성이 커져 새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양 소장은 서울의 공급은 재개발과 재건축이 유일하며, 잇따른 강한 재건축 규제는 서울의 공급문이 차단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양 소장은 "서울 수요 분산을 위해 추진한 3기 신도시 역시 실망스러운 상황에다, 자사고 지정 취소 등으로 외곽으로 나갔던 수요가 다시 서울로 유턴하고 있다"며 "결국에는 수급불균형으로 서울 집값 상승이란 악순환 반복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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