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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질병되면 지역사회 심리서비스 못받는다"
"의료법 위반돼…이로 인한 과도한 약물 처방 등 우려"
2019년 07월 04일 오후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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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국내 도입될 경우, 현행 의료법상 지역사회 심리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고, 이에 따라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아이들도 약을 처방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신성만 한국중독심리학회 회장(한동대학교 교수)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현재 과도한 게임 사용으로 인해 문제를 겪고있는 게임과몰입(게임중독)군은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심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게임과몰입군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스마트쉼센터(18개), 아이윌센터(6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230개), 꿈드림(212개) 등이 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신 회장은 "그러나 게임이용장애 진단명이 등재,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질병코드로 도입될 경우 게임과몰입군은 현행 의료법에 따라 더이상 지역사회 심리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게임과몰입이 정식 질병이 될 경우에는 이를 의료기관에서만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 의료법 때문이라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의료행동과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분하기 위해 발행한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에 따르면 특정 질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상담 및 조언은 의료 행동 정도가 높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어기고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의료행동을 행할 경우, 의료법 제90조에 의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동을 한 경우에는 의료법 제87조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 회장은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올해 추산한 국내 중증 정신장애인 수는 약 42만명인데 반해, 같은해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정신과 전문의 수는 3천584명에 불과하다"며 "정신과 전문의 수는 중증 정신장애인을 돌보는 데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전문의 부족 현상으로 인해 정신과 전문의가 중증 정신장애인을 진료할 때도 3분의 면담만으로 진단을 하고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는 것"이라며 "게임 과몰입 문제로 지역사회 심리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 아이들이 병원 치료로 넘어갈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과도하게 약을 처방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약물 역시 다양한 부작용 등이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이용장애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물은 항우울제나 ADHD 환자용 약물로, 게임이용장애 행동만을 위한 약은 없으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효과적인 개입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금처럼 우울증 약을 주고 진단명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해당 정신과적 약물에는 두통과 복통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청소년의 경우 생리적 발달 과정, 또래 관계 등 신체 및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따라서 과도한 게임 사용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돕는 데에 질병코드화는 필요없다"며 "관련 연구가 부족한 가운데 현재 이해 수준으로만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게임과 관련된 중독 문제는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기반 심리사회 서비스 개임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심리적 건강함을 유지하면서도 게임을 균형있게 선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적절한 개입으로 도움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사례 등을 참조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재활모델적 관점에서 개입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미국, 노르웨이 등에서는 게임과몰입군에 대해 진단을 내리고 약물로 치료하는 의료모델이 아니라 주거재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개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도 이러한 개입들을 적용해 지역사회 재활모델과 주거형태의 치료적 개입방법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며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외 학술 자료 및 정책 자료 등을 고려해 과도한 게임 사용과 관련된 대안적 치료 접근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두번째 주제발표를 맡았던 안우영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신경학적 변화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게임중독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대한민국게임포럼 소속 국회의원들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지정 문제와 관련해 향후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은 축사를 통해 "삶의 일부이자 취미로 자리잡은 게임을 성급하게 중독의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 보건적, 심리학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게될 예정으로, 이에 대해 잘 다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은 "과학적 증거나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급한 질병코드화는 과몰입 게이머의 건강 대신 문화와 산업을 잃게 만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장 많은 게임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하고 통과시킨 의원으로서 더 많은 관심과 정책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게임이용장애 질병 등재와 관련해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자 게임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게임포럼 공동대표로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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