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글로벌 인사이트]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좀먹는가?


미국·영국과 같이 점증하는 경제적 불평등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도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오랜 세월을 겪은 민주주의가 오늘날에 와서는 우월하기 보다는 열등한 제도로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브렉시트는 스스로 헌법적인 수렁에 빠져 영국을 망치고 있다.

그러한 어려움은 마땅한 벌이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치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영국에서 점증하고 있는 불평등이 결국에는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한 주장은 담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의 책은 1백만 권 이상 팔려나갔다. 그러한 주장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서로 공존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칼 마르크스에서부터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에 이르는 사상가들의 낡은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다. 낡은 견해라는 것은 재산권의 보장 없이는 자본주의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Zcommunications]
[Zcommunications]

조셉 슘페터는 기업들이 성장해 권력화 되기 시작하면서 한 국가를 협동조합주의(corporatism)나 두목과 부하의 관계에 의존하는 후견주의(clientelism)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독점권이 확보되면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정치인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케티와 다른 학자들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불평등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고, 정치권력은 산만하게 경제 권력 주위로 몰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대니 로드릭 같은 다른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 체제로의 완전한 편입은 한 국가가 국가 주권이나 민주주의 가운데 하나를 일정 수준 포기하도록 강제한다고 주장한다.

무역 장벽을 낮추는 것은 무역과 규제 정책을 다른 국가와 조화롭게 만드는 것인데, 그것은 달리 해석하면 각국 정부가 국내 정책 순위를 조정하는 재량이 감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서로 동침할 수 없는 성질의 제도라면 선진국에서의 오랫동안 동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일부 학자들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세 개의 축으로 상호 잠재적 보완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축은 강한 정부인데, 거대 기업과 노동조합의 권력을 제한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약한 정부는 독점권의 보호에 의해 확보되는 권력의 단기적 편의성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두 번째 축은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중산층인데, 자본주의 경제에 의해 새롭게 창출된 번영을 공유하는 정치적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관대한 조건으로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 정책에서 정부와 중산층의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숙련공을 필요로 하는 전위 산업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중산층 가정은 경제 성장이 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 점증하는 불평등은 자본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데, 중산층 유권자들은 빈곤층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세금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부의 재분배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유한 중산층을 육성하는 교육 기회, 사회 인프라, 사회 안전망 등을 제공하는 것은 상당한 세금 징수를 필요로 한다.

세 번째 축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위해 안정적인 대기업들이 필요하다. 최근의 급속한 세계화가 이루어지기 이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금도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기는 하다.

다국적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생산 기지를 전환하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익숙하지만, 지식 경제 체제에서는 선도 기업들이 런던, 뉴욕, 또는 실리콘 밸리에 흩어져 있는 숙련된 노동자의 네트워크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들의 복합적인 사업 계획과 첨단 기술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노하우가 개발되고 전달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업과 관련된 국가 권력을 증가시키고 징세와 예산 지출을 가능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주장은 견고한 기업들은 정부에 일정 정도의 통지권을 보장하고, 그 통치권은 기업들 스스로도 중산층 부양을 위해 사용하는데, 발단된 자본가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매우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주장도 많은 우려를 낳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은 경제에 확신을 갖는 중산층의 느낌에 달려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것과 같이 중산층 실질 소득 증가의 급속한 둔화는 유권자들을 절벽으로 모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현재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불만을 증가시킬 수는 있다. 정부도 중산층 우선주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로 바뀌게 된다. 미국은 너무 기능이 마비되고,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너무 혼란스러워서 교육, 사회 인프라, 시장 경쟁력 등에 집중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인구분포도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이 많은 백인 세대는 자신들과는 다른 중산층 계급이 부유해지는 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 있다. 그리고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좀먹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하고 있다.

부유층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들은 매스 미디어를 통제하고 있다. 또 씽크탱크에 자금을 지원하고 정치인들에게 돈을 대거나 직접 정치인이 되기도 한다.

자랑스러운 민주주의는 지금처럼 자본주의에 의해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용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생존은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 될 것이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글로벌 인사이트]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좀먹는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