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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달리는 美·中 '관세전쟁'에 국내 수출전선 '먹구름'
한국 6개월 연속 수출↓ 반도체·석화 등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 '우려'
2019년 05월 14일 오후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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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미국의 보복관세로 촉발된 미·중 무역분쟁 신경전이 최고조에 도달한 가운데 국내 산업계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즉 글로벌 G2에 대한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중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양국 협상이 장기화할수록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물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2천억 달러, 5천745개 품목에 대한 기존 10%의 추가 관세율을 25%까지 인상했다. 중국에서 선적된 화물이 미국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약 3주가량 지난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관세인상 효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속적인 미중 무역분쟁으로 2017년 평균 3.1%였던 미국의 대중국 평균 수입관세율은 지난해 8.8%에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14.7%까지 뛰어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3천25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언급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당장 오는 6월부터 600억달러 규모 미 수입물품에 대한 대폭적인 관세인상을 선언했다. 말 그대로 양국이 마주달리는 기관차 같은 형국이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내달 일본 G20 정상회담이 미중 무역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지만, 미·중의 이번 충돌이 세계적 패권을 둘러싼 경쟁 성격이 다분한 만큼 단기간 내 타협은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경제는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이 하향세를 그린 데다 반도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0.3%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GDP 40%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특히 우리나라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가 중국으로, 12.1%가 미국으로 이뤄졌다. 두 나라를 합산하면 국내 전체 수출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한국은 G2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보복관세 인상 대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전기전자 부문으로 524억달러 규모다. 스마트폰, 노트북, 데스크톱 등 IT제품은 물론 TV, 세탁기, 냉장고 등 일상적인 가전제품도 포함된다. 각종 사무·생산 기계류가 448억달러로 두번째, 석유·정밀 등 화학제품이 163억달러, 자동차 등 수송기계가 138억달러로 그 다음 순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중 대부분은 완제품의 부품, 소재를 이루는 중간재 형태다. 국내에서 수출된 부품, 소재가 중국 내에서 가공, 조립돼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되는 구조다. 특히 국내 제조업 간판인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10일 미국이 2천억달러 규모 대중 수입물량에 대한 관세율을 25%까지 끌어올리면서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과 회의를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캡쳐=RTVM]


국제무역연구원 문병기 연구원은 "화웨이, 샤오미, TCL, 레노보 등 익숙한 중국 브랜드 IT제품에 한국의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들이 들어간다"며 "이들 제품의 미 수출이 제한될 경우 국내 부품, 소재 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공업 분야 핵심 소재인 철강과 화학 등 업종도 일정 부분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데다 철강의 경우 중국 자동차 및 기계류, 화학은 석유화학·정밀화학 등 각종 플라스틱, 섬유, 합성수지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는 일단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보복관세 인상에 따른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분은 연간 193억달러, 전체 대미 수출 4% 정도로 추산된다. 대미수출 제한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금액상으론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확산되면 중국 대미수출 전반의 침체로 전반적인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확산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를 비롯해 글로벌 교역시장 자체가 위축될 위험성이 커졌다"며 "수출 기업 입장에선 투자집행을 비롯한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하몽열 정책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수출 기업들 입장에선 악재인 점은 맞다"면서도 "최근 생산기지를 중국 외 베트남 등 지역으로 옮기는 추세도 있고 무역분쟁에 대한 학습효과도 있어서 피해 규모는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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