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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에 3년간 4천억 투자…매각설 잠재우나


국내 시장 공략 강화 위해 신제품 개발·시설 확충에 총 1조 투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비맥주가 3년간 '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4천억 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던 매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비맥주는 '카스' 외에도 신제품 개발과 수제맥주 강화, 친환경 시설 구축을 위해 2021년까지 총 1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최소 1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말 '3YP(Three Years Plan)'이라는 이름으로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4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수입맥주 공세를 적극 방어하고, 그동안 제기됐던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스 캔 제품 [사진=오비맥주]
카스 캔 제품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앞으로 '카스'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품 패키지 변화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도 좀 더 변화를 준다는 방침이다. 또 '카스 라이트', '카스 레몬' 등 '카스' 브랜드를 앞세운 다양한 신제품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도 본격 나선다. 일단 올해 말부터 경기 이천공장에 크래프트 맥주(수제맥주)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수제맥주 신제품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3년간 총 3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스아일랜드'와 최근 인수한 '핸드앤몰트' 등을 좀 더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수입 맥주 부문에서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고, 제품 프리미엄 라인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광주공장에서 버드와이저 500ml 병제품을 직접 생산해 업소를 공략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여기에 오비맥주는 이천과 청주, 광주 등 3개 공장을 친환경 시설로 대체하기 위해서도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각 공장의 전력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 아래 태양광 패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비맥주가 이처럼 나선 것은 주류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대주주인 AB인베브는 2014년 오비맥주를 58억 달러(6조5천888억 원)에 재인수한 후 매년 1억 달러(1천365억 원) 정도를 한국 시장에 투자했지만, 수입맥주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데다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오비맥주는 한 때 국내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2017년에는 45.8%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구엘 파트리시오 AB인베브 CMO는 "아시아에서 주류 트렌드를 주도하는 곳은 한국과 중국이라고 생각해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오비맥주의 지속 성장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연구개발, 영업, 마케팅, 시설 확충 등에 10억 달러(한화 1조1천365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계속되는 '카스' 매각설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까지도 대주주인 AB인베브가 자금 마련을 위해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을 끊임없이 내놨지만, 오비맥주는 이를 계속 부인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희망퇴직까지 진행한 데다, 일부 언론이 신세계그룹과 인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 또 롯데도 '카스'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B인베브가 글로벌 IB들이 오비맥주 매각에 대해 질의했지만 아니라는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매각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실제로 AB인베브는 2016년 사브 밀러를 1천억 달러(113조6천500억 원)에 인수한 후 적잖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AB인베브가 2009년 7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비맥주를 미국계 사모펀드 로버츠(KKR)에 매각했던 것처럼 또 다시 오비맥주를 다른 곳에 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AB인베브가 갖고 있는 브랜드를 파는 방향으로 부채를 줄이려는 게 아니라 시장성이 큰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장을 묶어 IPO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현재 '카스'를 매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더 큰 만큼 매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그는 "AB인베브가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현지 기업의 인프라 확충과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후 지난해까지 약 5천200억 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앞으로도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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