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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네이버에 상품 DB 공급 2년 만에 재개…'로켓배송' 저변 확대


무료배송으로 로켓배송 이용률 제고…업계, 가격 경쟁 심화 우려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쿠팡이 로켓배송 저변 확대를 위해 네이버에 상품 검색 데이터베이스(DB)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 2016년 11월 네이버로부터 독립선언을 한지 2년 만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3일부터 네이버쇼핑에 로켓배송 상품 DB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 직매입하는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2% 가량의 네이버 제휴 수수료는 쿠팡이 부담한다. 이를 통해 쿠팡 측은 하루 순방문자 수(UV) 및 로켓배송 이용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16년 11월 네이버에 상품 DB 공급을 중단했다. 1.5%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네이버보다 쿠팡 모바일 앱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 수가 더 많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16년 쿠팡 전체 매출에서 네이버 상품 검색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2%에 불과했으며, 네이버로 유입된 고객의 구매 빈도도 쿠팡 앱을 이용하는 고객의 8분의 1준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가 검색에 친숙한 소비자들까지 끌어안으려면 네이버쇼핑 제휴를 재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2천570억원을 유치한 만큼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쿠팡은 모든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한다. 기존에는 로켓배송 상품을 1만9천800원 이상 결제하거나, 유료회원제 서비스 '로켓와우'에 가입해야만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별도의 무료배송 기준이 없다. 네이버쇼핑에서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쿠팡에선 무료로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이커머스 채널보다 경쟁력이 높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아직까지 쿠팡을 사용하지 않았던 많은 고객들이 로켓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네이버에 상품 DB를 제공하게 됐다"며 "네이버 검색 제휴 없이도 2016년 1조9천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 5조 수준으로 급성장했지만, 최저가 쇼핑을 즐기는 잠재 소비자를 위해 추가 마케팅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계, 가격 경쟁·포털 의존도 높아질까 우려

쿠팡의 네이버 검색 제휴 재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심경이 복잡하다.

성공적인 독립사례로 여겨졌던 쿠팡마저 네이버와 다시 손을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네이버쇼핑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와 11번가 모두 네이버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상품 DB를 전면 철수했다가 백기투항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을 통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 유입되는 비율은 15~2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업계 화두는 포털로부터의 독립인데, 쿠팡이 네이버로 들어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 포털 상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 "포털은 단시간에 유입율과 거래액을 늘리는 데 가장 빠른 처방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결국 포털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쿠팡 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네이버쇼핑에 상품DB 공급을 재개했다는 건 사실상 가격 경쟁을 시작하겠다는 뜻"이라며 "과거 쿠팡이 네이버 제휴를 중단했을 때, 최저가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는 돈을 풀 만한 체력이 갖춰졌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이커머스업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울상을 짓는 건 판매자들이다. 한 판매자는 판매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쿠팡은 폐쇄몰 성격이어서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물품을 공급했었는데, 쿠팡의 가격이 공개되니 다른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도 가격을 낮춰달라고 할까 두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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