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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의 백스크린]잠실 라이벌전의 희로애락
이겨도 져도 뉴스…쌓여가는 스토리에 오늘도 잠실로
2018년 08월 03일 오전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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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프런트의 정신력이 대단하네요." 수원구장 3루 덕아웃의 그는 기가 찬다는 듯 목청을 높였다. 2005년 5월19일 야구판에 작지 않은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을 앞둔 LG 트윈스가 "잠실 라이벌전에서 승리할 때까지 두산과의 경기에선 입장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당시 LG의 한 지도자는 프런트의 마케팅 전략에 꽤나 언짢은 듯 격한 반응을 숨기지 않고 내비쳤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사실 LG의 의도는 나름 신선했다.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라이벌전에 대한 선수단의 각성을 촉구하겠다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었다. 당시 원정팀 입장수익 28%를 못받게 된 두산 프런트는 겉으로는 당황했지만 속으로는 싫지 않은 반응이었다. 상대적인 우위를 '이웃 라이벌'로부터 인정받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필승'을 채근당한 LG 선수단은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었다. 지금도 회자되는 야구계의 대표적인 '노이즈 마케킹'이다.



#한국 체육계에 여러 라이벌전이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앙숙전'을 꼽으라면 역시 LG와 두산의 '덕아웃 시리즈'를 들 수 있다. KBO는 두 팀의 경기를 매년 가장 흥행이 잘 되는 5월5일 어린이날 잠실경기로 무조건 배정한다. 그만큼 서울 야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두 팀의 경기다. 결과적으로는 역풍을 맞았지만 LG의 '무료 입장 마케팅'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치밀한 전략이 바탕에 깔렸다. 당시 두산전 7연패에 빠진 LG는 두산에 한 경기를 더 지면 해당 경기 입장권을 가진 관중을 다음 경기에 무료로 입장시키려고 했다. 모든 관중에게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무료 입장' 이라는 단어의 파급력 때문인지 LG 프런트는 원래 의도와 달리 적지 않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고, 결국 두산에 9연패 직전에 승리를 거둔 뒤에야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올해에도 변함없이 두 팀의 라이벌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2일까지 LG의 두산전 연패가 무려 13경기까지 이어지면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만 따지면 11전 전패(전승)의 전적이다. 2005년 당시와 비교해 두 팀 선수단은 크게 바뀌었지만 라이벌전에 따른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올해부터 LG 덕아웃을 지키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2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열혈 LG팬 두 명을 언급했다. "전날 경기 뒤 지인과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있는데, 그 친구가 유광점퍼 입은 팬들 얘기를 해줬다. 그렇게까지 해서 승리를 바라고 계시는데 나중에 선물이라도 해줘야하지 않겠나"고 했다. LG의 두산전 연패가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무더위에도 LG 점퍼를 입은채 응원하고 있는 두 LG 팬 얘기였다. 이들은 "두산에 승리할 때까지 점퍼를 벗지 않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반대로 두산 측은 느긋한 분위기다. '가진 자의 여유'인지는 몰라도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이 팀이 가장 신경쓰는 LG와의 상대전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덕분이다. 두산 측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저마다 싫지 않은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두산 프런트에는 LG와 달리 20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들이 상당수 현직에 있다. 이들은 과거 '무료 관중 사건'에 대해 "이젠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두산에서 선수와 코치, 프런트 직원을 거쳤고, LG에서 감독대행을 맡았던 이색 경력의 소유자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과거 두 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OB(두산의 전신)에 몸담았을 때다. 그때는 LG가 우리보다 성적도 훨씬 좋았고, 그룹 규모도 컸다. 우리와 경기할 때면 LG 덕아웃에선 '야! 우리 회사 냉장고 한 대 팔면 너희 구단 산다'고 기를 죽이곤 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쭉 빠졌다." 공교롭게도 두산그룹이 소비재에서 중공업 위주로 주력사업을 재편하면서부터 야구단의 LG전 우위 현상이 시작됐다. 야구팀의 전력과 모기업의 브랜드가 얼마나 큰 상관관계를 가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수단 및 프런트의 보이지 않는 자신감이 21세기 야구단 약진의 발판이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산이 이겨도, LG가 이겨도 뉴스'가 될 수밖에 없는 2일 잠실 라이벌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초반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중반 이후 두산이 주도권을 잡고 승리로 연결했다. 희비는 또 다시 엇갈렸지만 라이벌전이 있어서 팬들의 눈길을 잡아당기는 이야깃거리도 쌓이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중단될 연승(연패)이지만 두 팀의 특별한 사연이 깃든 라이벌전이기에 팬들은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에도 야구장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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