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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원코리아] ②'베일 속' 北 ICT 기반 수준은?


이통3사 3G 경쟁 구도, SW 역량 및 4차산업혁명 준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베일에 쌓여있는 북한. 정보통신기술(ICT) 현황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빠르고 넓게 네트워크 인프라가 조성돼 있는지, 또는 어떤 단말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애용하는지 손쉽게 접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북한이 ICT에 깜깜이는 아니다. 폐쇄적일뿐, 북한에도 ICT 관련 기반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1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07년까지 2차, 2012년까지 3차, 2017년까지 4차 발전계획을 수립해 이행해오고 있다. ICT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주요 핵심 산업임을 강조한 북한은 네크워크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인재 양성에 매진해왔다.

◆ 북한도 이통3사, 3G 전국망 구축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자 구도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3개사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고려링크'와 '강성네트', '별'이라는 이통사가 설립돼 있다.

북한의 이동통신은 1998년 7월 나진 선봉지역 1천500회선과 이동전화 500회선을 설치하면서 첫 개통된 바 있다. 이후 태국 록슬리퍼시픽과 북한 조선체신회사가 동북아전기통신사를 공동 설립하면서 SK텔레콤과 KT가 도입한 바 있는 유럽 GSM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운영했다.

남한의 3개 이통사와 비슷한 모습을 갖춘 첫 이통사는 지난 2008년 북한의 체신성과 이집트 이통사 오라스콤의 합작회사로 출범시킨 '고려링크'다. 오라스콤은 북한에서의 25년간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북한은 3G WCDMA 서비스에 진입했다.

고려링크는 개통 초기 평양지역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2011년 9월께 평양과 14개 주요도시, 86개 중소도시와 22개 고속도로 및 주요 도로를 커버할 정도로 지역을 확대했다. 북한 인구 대비 약 94%를 커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것.

고려링크는 4년간 독점권을 보장받고, 독점 계약 마지막 해인 2011년 제2이통사인 '강성네트'를 출범시켰다. 강성네트는 북한 당국이 설립한 국영기업으로 북한에 맞춘 3G WCDMA 기반의 최적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고려링크'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두 이통사의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오라스콤의 반대에 밀려 성사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은 2015년 체신성과 태국 록슬리 퍼시빅이 합작한 인터넷 사업자 '별'에게 제3 이통사업권을 부여했다. '별'은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외부와의 접속은 중국 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의 도움을 받았다. 이통사로 발돋움하면서 외국인이 아닌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ITU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북한의 휴대폰 가입자는 약 7만명 수준이었으나 2010년 약 43만명, 2011년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강성네트 출범 이후인 2012년 170만명에 도달했으며, 2013년 242만명, 2014년 280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 300만명을 돌파한 바 있어 현재 약 50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 휴대폰 보급률 15% 수준, 성능도 '준수'

애플 아이폰3GS가 남한에 첫 소개됐던 때 북한은 1인당 1대의 휴대폰을 허용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남한이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를 상용화했을 때 북한은 자체 조립 생산을 통해 첫 터치폰인 '류성'을 내놓게 된다.

류성은 이후 북한의 휴대폰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기여, 2013년 신제품인 '아리랑'과 '평양' 출시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평양과 아리랑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자체 생산이 아닌 중국 등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정도의 수준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IT기업인 만경대정보기술사는 아이폰과 유사한 '진달래3'를 론칭하기도 했다.

특히 올 초 출시된 '아리랑171'은 국내 보급된 중급 하이엔드 스마트폰과 비슷한 하드웨어 성능을 갖췄다. 구글 안드로이드 7.1.1 누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데카코어 AP를 두뇌로 사용했다. 스펙상 미디어텍의 AP로 보인다. 또 4GB 메모리(RAM)과 32GB 저장공간에 1천300만화소의 카메라 기능도 갖췄다. 화면크기는 5.5인치. 가격은 북한의 일반적인 노동자 임금의 약 3배 가량로 파악된다.

현재 북한의 휴대폰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약 15% 정도 수준으로 추정된다. 평양의 경우 20~50대 인구 약 60%가 휴대폰을 사용중인 것으로 예상되며, 보급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나선이 꼽힌다.

휴대폰 요금은 지난해 나온 KISDI '북한 유무선 통신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후불제가 대세였으나 2015년 이후 선불요금제가 활성화됐다. 전국서비스 기준으로 3개월 기본료는 북한돈으로 약 2천원선. 1분당 요금은 지역별로 차등 부과되는 형태로 분당 약 150~220원 수준이다.

◆ 외부 인터넷 제한적이지만 인트라넷은 활발

북한은 외부로의 인터넷은 제한하고 있지만 내부 인트라넷 사용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휴대폰 역시 인터넷은 쓸 수 없지만 인트라넷을 통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1990년대 초반부터 보급된 인트라넷 '광명'을 통해 정보 및 학술교류도 활발하게 이어왔다. 이후에는 북한 주민들도 스마트 단말을 통해 광명에 접속해 정보검색 및 활용이 가능케 됐다.

아울러 1990년대 후반 주요도시에 광케이블이 도입됐다. 2000년 초반까지만해도 시군지역까지 광케이블이 매설됐으며, 2006년에는 총 3천230개의 리 중 200여개 리까지 이를 확대했다. 북한은 지난 2011년 군 전용선과 중국 접경지역, 평양과 지방간 원활한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을 위해 노후화된 광케이블을 교체하고 증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성 남서울대 교수는 "북한은 많은 광케이블 생산을 하고 있으며 수출도 한다"며, "인터넷 주소(IP)는 1024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자체 인트라넷으로 속도는 한국보다 못하지만 8Gbps 정도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 SW 역량 높아, 4차 산업혁명 준비도

북한의 ICT 인프라와 하드웨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보이나 소프트웨어(SW) 산업 측면에서는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IT 개발 인력들이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비트코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차세대 ICT 먹거리에도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리눅스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인 '붉은별(Red Star)'과 웹브라우저 '내나라' 등을 개발하는 등 자체적인 SW 보급에 힘쓰고 있다.

주요 IT SW 개발기관으로 지난 1990년 설립된 조선콤퓨터센터(KCC)는 1천200명의 개발인력이 상주하며 SW 기술과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운영체제(OS)와 네트워크 SW, 정보보안 SW 등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또 1991년 설립된 평양정보센터에는 하나비즈닷컴과 하나프로그램센터가 입주했으며, 포항공대와는 가상현실(VR) 공동연구도 수행 중이다. 임베디드, 설계, ERP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전체 학생 중 10%가 컴퓨터 관련 학부 소속으로 기계번역과 지리정보처리(GIS), 문자인식 등을 개발하고 있다. 중앙과학기술통보사는 IT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으로 인트라넷인 '광명'을 개발하고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김일성대학에서는 원격교육대학 수업도 진행한다.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개발에도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게임 등 콘텐츠를 개발하는가 하면 AR 기반 교육용 소프트웨어인 '신비경'을 내놓기도 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수십여 종의 AI 관련 SW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인 바 있으며, 평양기계종합대학은 3D 프린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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