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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의 백스크린]32년 전에도 그랬다
1986 멕시코 대회부터 첫 경기 불운…신태용의 한, 이번엔 풀까
2018년 06월 20일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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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대진운만 좋으면 8강도 가능' 32년 전 한 스포츠잡지 표지에 실린 문구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무려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이후 8차례의 월드컵을 거치면서 당시의 '8강꿈'이 얼마나 허황됐는지 가끔 미소가 나온다. 그때는 모두가 우물안 개구리였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몇 달 앞두던 때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근자감'이 생길만도 했다. 당시 한국은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이었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컴퓨터 플레이메이커 기무라 가즈시와 장신 스트라이크 하라 미즈누마를 앞세운 일본을 도쿄와 서울에서 연파하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아시아에선 적수가 없었다. 8강이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조병득이 지키는 골문에 정용환·조영증의 중앙수비, 박경훈·정종수의 풀백, 박창선·허정무 조광래가 버티는 중앙 미드필드, 변병주·김주성이 치고 달리는 좌우윙에 역대급 스트라이커 최순호와 김종부가 최전방을 책임졌다.여기에 독일 레버쿠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차범근이 본선을 앞두고 합류했다. '차붐'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파였지만 당시는 유럽진출이 옆집 마실나가는 것처럼 쉬워진 요즘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 역대 한국 최강팀을 꼽으라면 나는 지금도 86년 월드컵팀을 후보에서 배제하지 않는다.

#꿈이 깨지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주첨 결과는 악몽이었다. 앞선 1982년 스페인대회 챔피언 이탈리아, 유럽의 강호 불가리아에 선수 생활 최전성기를 맞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와 한조에 포함됐다. 3패가 유력했지만 그때도 우리는 1승1무1패를 목놓아 외쳤다. 한국 역대 최강팀이 세계 최강과 맞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가 우선 관심사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첫 상대인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은 마라도나의 현란한 돌파와 호르헤 발다노의 높이를 앞세운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태권축구'라는 비아냥 속에 허정무의 마라도나 날아차기 사진만이 지금까지 세계 축구계에서 회자되고 있을 뿐이다. 박창선의 월드컵 본선 첫 골은 유일한 소득이었다.

#비가 퍼붓는 가운데 치러진 불가리아와의 2차전은 가장 선전한 경기였지만 아쉽게 1-1로 비겼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신예 골잡이 김종부가 멋진 가슴 트래핑 후 골문 구석으로 들어가는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은 귀중한 승점 1을 얻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탈리아와의 3차전은 한국 축구 특유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서막을 알린 경기였다. 알토벨리, 콘티, 베르고미 등의 이름값에 주눅이 들었는지 대량득점을 허용하면서 끌려가다가 허정무의 감각적인 골, 최순호의 그림같은 중거리슛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마지막 공세에도 동점골에는 실패하며 2-3으로 패했다. '다음 대회가 더욱 기대된다' '잔디축구장 보급 시급' '유럽 구단들, 한국 선수들에 눈독' 같은 기사가 밀물처럼 쏟아졌다.

#이후 8번의 월드컵이 열렸지만 패턴은 비슷했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대회를 제외하면 대부분 첫 경기 졸전, 두 번째 경기 승리 일보직전에서 분루, 마지막 경기 선전이 마치 공식처럼 이어졌다. 될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안 되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사를 축약한 흐름인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 4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창 지구촌 가족의 이목을 잡아끌고 있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꼭 잡아야 했던 스웨덴전에서 패한 뒤 분위기가 급속도로 다운된 상태다. 남은 멕시코, 독일전 결과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따지고 보면 32년 전과 지금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다. 김정남과 신태용 두 국내파 감독에 유럽에서 독보적인 스트라이커(차범근·손흥민), 유럽무대를 누빈 미드필더(허정무·기성용), 국내 및 아시아파 수비진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여럿이다. 다만 현 대표팀에 아쉬운 점은 멕시코 때와 달리 악착같이 뛰는 맛이 없다는 점이다. 비록 우물안 개구리였을지라도 선수단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선배들과 달리 경기장에서 서로가 떠넘기는 듯한 느낌을 갖는 건 나만의 착각이길 바란다.

#분명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멕시코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한국은 전통적으로 '유럽 떡대'들보다는 인디오의 후예들을 상대로 잘 싸웠다. 마지막에 맞붙는 독일은 4년전 상대의 심장에서 브라질을 6골차로 완파한 그 팀이 아니다. 처음부터 주눅들 이유가 하나도 없다. 신태용 감독은 과거 현역 선수 시절 한 인터뷰에서 "다른 종목과 달리 축구는 90분 내내 뛰어야 골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만든 골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누구 못지 않은 화려한 선수 경력을 보유했지만 대표팀, 특히 월드컵과는 전혀 인연이 없던 신 감독이다. 사령탑으로 마침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그가 남은 두 경기에서 반전을 이루며 선수로 이루지 못한 한을 화끈하게 풀기 바란다.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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