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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여행]<10> 치매환자의 폭력적 행동에 대응하는 방법
2018년 06월 21일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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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가 갑자기 폭력적인 행동을 하십니다. 70대 후반이신 시부모님은 최근까지만 해도 건강하셨습니다. 대학교수로 일하시다 퇴직한 시아버지는 여전히 책을 읽으시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계셨답니다. 저 역시 맏며느리라고 해도 큰 부담을 느끼며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갑자기 시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시아버지가 갑자기 욕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주먹질을 하더라는 겁니다. 두 분이 살갑게 지낸 것은 아니지만 자식들 앞에서 말다툼 하는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점잖은 분이셨는데, 이게 왠 일입니까?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 며칠 뒤 한 밤중에 과일칼을 들고 난리를 치시더라는 겁니다. 어머니는 혼비백산해서 경비아저씨를 불러 진정시켰다지만, 더 이상 무서워서 같이 있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니 시아버지는 치매초기라고 합니다. 신체적으로 병이 있으신 것은 아니고 가끔 돌발적으로 폭력적 행동을 취하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같이 살수가 없다고 하시니, 아직 정정하신 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까요?"


치매환자 가운데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분이 계십니다. 물건을 던지거나 옆에 있는 사람에게 주먹질을 하는 것은 애교에 속하고, 심하면 흉기로 가족을 위협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위험수준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치매환자의 폭력성은 이들의 대뇌 피질하부, 대뇌 변연계. 또는 소뇌의 편도체 부위의 손상으로 인한 증세라고 보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뇌의 이 부위들은 폭력성을 포함해 감정적 흥분상태를 처리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변연계의 여러 부위들은 감정조절능력과 상관이 있으며 편도체는 공포, 방어적 반응, 감정학습, 동기 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편도체에 손상을 입은 환자는 사람의 공포에 찬 표정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환자의 폭력성을 순전히 뇌 이상으로만 돌리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폭력이란 보통 2인 이상의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환자의 폭력성은 당시 상황과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시당초 환자의 분노를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뇌 이상으로 이를 억제하지 못하게 되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지요.

치매초기의 경우 환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상태에 대한 자각이 있기 때문에 당황감, 혼란, 분노 등을 느낍니다. 이를 적절히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에 폭력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치매환자도 우리와 똑 같은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욕구를 가집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거나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취하는 게 되는 것이 바로 폭력적 행동입니다.

통증이 있는데 이를 말로 할 수 없다거나, 시력이나 청력의 문제로 인해 주변사람이나 상황을 오해하기도 합니다. 또 환각을 보기도 합니다.

환경의 문제도 있습니다. 치매환자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잡하거나 시끄러운 상황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환자의 폭력성은 수발자와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어떤 수발자는 환자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빨리 캐치해서 돌보아 주는 반면, 이에 둔감한 수발자도 있습니다. 사실 의사소통이 힘든 치매환자를 수발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갓난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기가 사납게 울어댈 때, 젖은 기저귀 때문인지, 배가 고파서 우는지 모르기 때문에 쩔쩔 매게 되는데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상담을 요청한 분에게는 두 가지 방안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시어머니의 안전이나 의사를 존중해 당분간 요양원이나 병원에 계시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말씀하셨듯이 아직까지 건강하신데 시설에 오래도록 계시게 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시설에서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폭력 증세를 완화할 수 있는 치료나 요법을 받으시면서 서서히 가족과 함께 지내는 방법이 강구돼야 할 것 같습니다. 폭력적인 행동은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면, 서서히 가라앉게 됩니다.

집에서 계시게 되는 경우 낮동안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심은 어떨까요? 집 근처의 주간보호센터에 아침에 가서 저녁까지 계시다 보면 적당히 피곤해지시기 때문에 밤에는 잘 주무시게 됩니다. 또 폭력적인 환자의 경우, 오감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아로마를 활용한 핸드마사지, 터치요법, 자연의 소리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 종이접기, 단추분류하기와 같이 반복적인 활동도 폭력증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간보호센터 가운데에는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으니, 이 곳에서 적절한 프로그램을 받다 보면, 점차 증세가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집 근처의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주간보호센터를 찾기 위해서는 조인케어 지도검색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 밖에 치매환자의 폭력적 행동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다음을 염두에 두면 좋을 듯 합니다.

1. 환자를 인지능력이 없는 존재로 대하지 말고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우하여야 한다. 치매환자들은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여기거나 자신이 하는 일을 방훼받았다고 생각할 때, 폭력적이 된다. 표현을 할 수 없을 뿐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대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때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파악하도록 한다.

2. 음악을 듣도록 한다.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게 하거나 함께 노래부르거나 간단한 악기를 이용한 연주도 좋은 치료가 된다. 환자 가운데는 하루 중 일정한 시간만 되면 폭력적이 되는데 이때 음악을 틀어두도록 한다. 환자 가운데는 목욕하는 것을 거부해 폭력적이 되기도 하는데 이때도 음악을 틀어두면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3. 사회적 활동을 하라. 치매에 걸리면 사회활동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환자 역시 여전히 관계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지루하거나 외로움을 느낀다. 수발자나 다른 사람들과의 가벼운 대화, 함께 하는 활동등은 매우 도움이 된다. 또 이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회상활동을 하라. 함께 옛날 앨범을 본다든지,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는 환자에게 의미가 있었던 장소를 함께 찾아가는 것 등은 정신적으로도 매우 큰 격려가 될 뿐 아니라 인지기능을 조금이라도 되살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5. 환경이 환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라. 실내 밝기가 충분한지,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지, 또는 환자가 자신의 방이나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화가 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동선 조인케어(www.joincare.co.kr)대표는 한국일보 기자를 그만두고 복지 연구에 몰두해 온 노인문제 전문가다. 재가요양보호서비스가 주요 관심사다. 저서로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마흔이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노후대책7'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번역)' '노후파산시대, 장수의 공포가 온다(공저)' 등이 있다. 치매미술전시회(2005년)를 기획하기도 했다. 고령자 연령차별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땄다.블로그(blog.naver.com/weeny38)활동에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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