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구본무 별세] "기업, 국민으로부터 신뢰 얻어야"…사회공헌 힘써


LG의인상 제정·화담수목원 조성 등 사회 환원 적극 나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 같이 강조했다. 구 회장은 평소에도 LG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을 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는데, 이는 기업이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 회장은 지난 2015년 LG복지재단을 통해 'LG의인상'을 제정했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지원하는 'LG의인상'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까지, 70명이 넘는 이들이 'LG의인상'을 받았다.

구 회장은 의인상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이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갔다. 2017년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에게 사재로 위로금 1억원을 전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숨진 사병의 아버지는 자식을 잃은 비통함 속에서도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구 회장은 "자신의 자식을 잃은 큰 슬픔 속에서도 사격훈련 중 빗나간 탄환을 쏜 병사가 지니게 될 심적 타격과 그 부모의 마음까지를 헤아린 사려 깊은 뜻에 매우 감동받았다"며 "깊은 배려심과 의로운 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2015년에도 LG는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2명의 군 장병에게 각각 5억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한 바 있다. 이는 구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뜻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환경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이러한 관심은 자신의 아호를 딴 수목원 조성, 각종 생태보호 활동 등으로 이어진다.

구 회장은 1997년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했다. LG상록재단을 통해 구 회장은 경기도 곤지암 일대에 생태수목원 '화담(和談)숲'을 조성하며 시민들에게 자연 속 휴식공간을 제공했다. 화담숲은 4천300여종 이상의 식물과 20여개의 테마정원으로 조성됐으며, 연간 입장객이 90만명에 달한다.

'화담'은 구 회장의 아호다. LG그룹 관계자는 "자신의 아호를 따서 수목원 이름을 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화담숲에 담긴 구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화담숲을 조성하면서 직접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세심히 살펴보기도 했고, 화담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업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담숲은 구 회장의 뜻에 따라 반딧불이, 원앙, 남생이 등 사라져 가는 토종 동식물의 복원을 위한 연구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수 품종의 무궁화 500주를 식재한 '무궁화 동산'도 있다. 무관심 속 사라져가는 나라꽃 '무궁화'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무궁화가 진딧물이 많아 가꾸기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구 회장이 알고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LG상록재단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병충해에 강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는 국내 첫 '실내용 무궁화 품종'을 개발했다. 또 청소년들이 무궁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전국 1천개 학교에 화담숲 인근 양묘장에서 기른 무궁화 묘목을 무상 보급하는 활동도 전개했다.

구 회장의 자연 생태보호 의지는 LG상록재단의 조류 보호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환경이 훼손돼 새가 줄면 인간도 살기 어려운 삭막한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황새 복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했다.

한편 구 회장은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대학교수들을 선발해 1년간 해외연구를 지원하는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을 지속했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환율 상승으로 해외 연구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지만, 구 회장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신념 하에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지원을 계속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구본무 별세] "기업, 국민으로부터 신뢰 얻어야"…사회공헌 힘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