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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온라인 승부수 던졌지만 이커머스업계 '시큰둥'


1년 반 뒤에나 출범하는 통합온라인몰…구체적 청사진 부족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내 유통업계 1위 기업인 롯데쇼핑의 등판에도 이커머스업계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1년 반 뒤에나 통합 온라인몰이 공개될 예정인 데다, 계열사 간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15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해 현재 7조원 수준인 거래액을 2022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오프라인 조직에서 온라인 조직을 분리해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는 강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자리여서 더욱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통합온라인몰이 2020년께나 출범할 예정인 데다, 롯데쇼핑 내 백화점·마트·슈퍼·롭스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와는 어떻게 통합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마련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또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사업의 기본인 '거래액'과 '매출액' 기준을 혼동하거나, 확인도 거치지 않은 경쟁사 거래액을 그대로 공개해 업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 중국사업 철수와 롯데몰 군산점 상생논란 등 오프라인 채널의 실적 부진을 가리기 위해 급하게 온라인몰 통합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촌각을 다투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출범하는 롯데 통합온라인몰의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또 통합몰이 출범한다하더라도 자리를 잡기까지는 더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세계그룹의 '쓱닷컴'도 론칭 초기 수많은 결제·배송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달리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관계자들은 의구심을 제기했다. 나날이 물류·배송혁신이 이뤄지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물류거점을 이용하는 방식으로는 '게임체인저'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강 대표는 "대규모 통합물류센터가 물류에 최적화된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택배등 자체 물류회사와 택배사, 오프라인 거점을 이용해 다른 버전의 물류 혁신을 꾀하겠다. 아직 구체화가 필요하지만 종전과는 다른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는 마트의 100배 이상이어서 이를 소화할 별도 공간이 필요하다. 또 한 소비자가 여러 가지 상품을 동시에 구매할 경우 이를 묶음배송 하기 위해서라도 물류센터가 필요한데 일반 마트나 백화점 수준으론 힘들다. 신세계가 1조원을 모두 물류센터에 투자하기로 한 이유"라고 귀띔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롯데는 '옴니사업'을 강조하며 오프라인 사업을 잘하기 위한 수단으로 온라인 강화를 택했다. 이처럼 오프라인에 뿌리를 둔 DNA로는 밀레니얼 세대에 맞춘 혁신이 어려울 것"이라며 "온라인 사업은 기민한 조직력과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인데, 롯데쇼핑은 그 덩치가 너무 커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쪽에선 2020년까지도 롯데가 통합 온라인몰을 구축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계열사를 한 데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업계의 시선은 오는 8월 선임될 e커머스사업본부장에 향하고 있다. 본부장의 직급이 '부사장' 이상은 돼야 계열사 통합을 이루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에서 사장·부사장 직급이 많지 않다"며 "직급보다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본부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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