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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Feel']무엇을 위한 남북 단일팀 구성인가
평화 정착 위한다지만 기회 불평등·과정 불공정 논란은 더 확산
2018년 01월 18일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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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항상 올림픽 정신을 강조한다. 올림픽을 통해 육체의 정신 향상과 국제평화 및 친선 도모, 국가와 개인에 대한 인종·종교·정치적인 차별 금지가 주요 골자다. 이를 바탕으로 승리가 아닌 참가 그 자체에도 행복을 느끼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하는 것도 올림픽 정신에 바탕을 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바로 잡기에 적격인 대회다. 그동안 올림픽은 상업화됐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약물 스캔들까지 겹치는 등 순수성이 훼손됐다.

하지만, IOC는 러시아에 강력한 철퇴를 내려쳤다.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하면서도 러시아 국기나 이를 연상하는 것들을 모두 차단했다.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한 과정에서 정의로운 결과를 확인하자는 의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위원회도 동계 스포츠 약소국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책무에 열중했다.



그런데 IOC의 정신이 다시 한번 위기에 직면했다. 평창 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을 남북 단일팀으로 추진하는 과정 때문이다.

올림픽 개막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여자 대표팀의 단일팀 구상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무리해서 단일팀을 구성할 이유도 없었고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냉정하게 평가해 여자 대표팀은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다.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로 출발한 여자 대표팀이다. 그러나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참가를 위해 생업을 관두고 대표팀에 도전하는 등 3년 동안 조직력 다지기에 열중해왔다. 변변한 실업팀 하나 없는 상황에서도 상위권 국가와 싸워 일정한 성과도 내는 등 희망의 상징이 됐다.

캐나다 출신 세라 머레이 감독과 한국 선수들 간의 호흡은 최상이다. 머레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특징을 모두 이해하며 새로운 대표팀을 만들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단순히 이번 평창 올림픽만이 아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장기 계획을 세워 대표팀 육성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어설픈 남북 단일팀 구성은 되려 올림픽을 앞둔 선수단의 조직력과 사기를 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내놓았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주장과는 정면 배치된다.

문 대통령은 17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찾아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만났다. 직접 단일팀의 당위성을 설명하겠다는 의미였지만 오직 올림픽만 바라보고 온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국가의 수장 앞에서 '싫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 소통을 중요시하는 문재인 정권이라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모든 것을 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들이 쉽게 말을 꺼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행여 선수들은 자신들을 돌보고 있는 코칭스태프나 행정 지원을 하는 아이스하키협회 등 단체에 누가 될까 최대한 입을 다물고 있다. 조이뉴스24가 전화 통화를 시도했던 A선수는 "지금은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며 입을 다물었다. 활기차도 모자랄 판에 침묵의 소용돌이에 빠진 셈이다. 아이스하키협회도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스포츠를 관장하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종목 인식은 최악에 가깝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2분 간격으로 교체되는 특성이 있어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거나 배제되는 일은 없다"고 했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계속 교체되는 과정에서 각자 포지션과 해야 할 일이 명확하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전략도 수없이 많다.

갑자기 북한 선수가 와서 머레이 감독의 전술, 전략을 이해 가능할지 의문이다. 머레이 감독 말마따나 모두 영어인 아이스하키 용어를 알아듣고 움직일지에도 물음표가 붙어 있다. 선수들이 흘린 땀의 가치는 전면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포츠 주무 부처 수장의 역할로는 빵점에 가깝다. 체육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한국 선수 엔트리 23명에 북한 선수를 추가한다는 방식이지만 이 역시 불공정하다. 이미 한국과 같은 조에 묶인 스위스가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다른 국가들의 부정적 기류도 상당하다. 남북 합의의 공을 IOC에 넘겼다고는 하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주체는 한국이다. IOC 평창 회의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한올림픽위원회, 민족올림픽위원회(북한), 남북 고위인사, 남북한 IOC 위원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라는 대의를 위해 평창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끌어내며 참가를 꺼렸던 동계 스포츠 선진국들의 긍정적인 태도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남북 공동 입장도 평화를 바라는 IOC의 코드에도 부합한다. 평화의 제전이라는 상징으로도 최적이다.

하지만, 과거 수개월이 걸렸던 남북 단일팀 구성과는 극명하게 비교된다. 진영 논리를 떠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선수단 등 주체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상당한 반대 글과 국가인권위원회 청원 등 일련의 현상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없는지 궁금해진다. 절차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단일팀 구성으로 과연 무엇을 얻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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