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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문의 디지털농업 이야기] 벨기에 양돈기침분석기업 SoundTalks


우리나라에 현재 몇 마리의 돼지가 있을까? 처음 축산업에 대한 소개를 받으며 제가 가장 궁금했던 질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천만 마리가 있고, 전세계에는 약 8억 마리가 있다. 양돈에는 어미 돼지의 숫자에 따라 사육두수가 결정되는데, 우리나라에는 약 90여 만 마리가 있다. 1년에 도축되는 돼지는 1,600만두가 넘는다.

우리나라에는 4천500 농가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는데, 5천 두 이상 사육농가가 450여 농가로 전체의 10%이며, 이들 농가에서 사육되는 돼지가 전체의 40%로 아직도 우리나라의 양돈 농가는 소규모 농가 위주이다.

전세계 돼지 사육에서 중국은 약 59%에 이르고, 소비는 52%를 달한다. 중국은 양돈 농장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ICT장비 수출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다. 국내 양돈 스마트팜 운영을 위한 ICT장비는 200여 농가에 보급되었고, 양돈생산관리 소프트웨어는 1천300여 농가에서 이용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로 양돈생산관리 소프트웨어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또한 아울러 국내 축산업 생산액은 19조원을 넘어섰지만, 전염병, 질병 등에 의한 손실액은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1년 구제역과 AI(조류독감)가 동시 발생했을 때는 살처분 보상금, 소독, 방역 비용 및 농가 생계안정자금으로 총 2조 7천억원의 재정부담이 발생했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농가 생계 안정 자금 및 육류, 육가공, 음식점 등 간접적인 기회손실비용까지 감안하면 살처분 보상금의 3~4배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한다. 각종 전염병과 질병은 조기 탐지가 매우 중요하다. 조기 탐지를 통해 필요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피해액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양돈 농가는 돼지 기침이 급속하게 전파되는데 백신 투약 시기를 놓치면 큰 손실을 입는다. 따라서 조기에 돼지 기침 분석을 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생산성과 직결된다. 돼지 기침 분석은 네덜란드의 Fancom사와 벨기에의 SoundTalks가 유명하다. 특히 SoundTalks는 기침분석에서 가장 핵심인 소프트웨어 모듈로 세계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있는 강소기업이다.

양돈농장에서는 많은 소리가 발생한다. 돼지가 내는 다양한 소리뿐만 아니라, 외부 소음 등이 발생하는데, SoundTalks의 솔루션은 양돈 농장 곳곳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소형 컴퓨터로 농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받아 1차 분석을 하여 돼지 기침 소리로 의심되는 것을 분류하여 필터링하고, 이들 파일은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하여 정밀 분석을 거쳐 분석결과를 마이크의 LED에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적색(발생), 노란색(경보), 녹색(안전)으로 제공한다.

따라서 농장주는 마이크의 LED 색을 보고, 현재 돼지 기침 질병으로부터 안전한지, 조심할 단계인지, 발생된 단계인지를 파악하여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다양한 양돈 관련 업체와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돼지 기침이 발생하면 백신 투약이 필요하므로 백신업체와의 연계 사업을 할 수 있고, 양돈 생산성을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기침 분석 모듈이 통합되면 양돈 농장의 생산성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다.

벨기에 루벤대학교는 유럽 60개 농업 업체가 참여하고, EU가 지원하는 유럽 정밀 축산업(Precision Livestock Farming)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SoundTalks의 젊은 CEO 버크만은 루벤대학에서 음향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 벤처로 다양한 연구과제를 진행하며 돼지기침분석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개발에 몰두한 끝에 지금의 SoundTalks를 설립하고, 10명의 핵심 엔지니어 위주로 회사를 이끌며 전형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SoundTalks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먼저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처음에는 자체 서버로 데이터 저장을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개발 끝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미국의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와도 연동을 해 본 경험이 있다.

버크만 사장은 IT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IoT 등에서 데이터 수집, 분석 및 연동에 대해 기술교류와 파트너십을 원했다.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양돈 현장 기침 분석 모니터링으로 농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의 IT 기술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소모적인 경쟁으로 작은 규모의 업체는 살아남기 힘들고, IT 노동시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IT 기술자들은 취업난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양돈산업에서도 특정 전문 기술로 전세계 시장의 1% 남짓 규모의 국내 양돈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한다면 SoundTalks와 같은 기업이 우리나라에도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구제역, 조류독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 하지만 조기 탐지와 적절한 확산방지대책은 다양한 데이터 수집, 분석 및 모델링 도출을 통해 우리의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발생한 후에 투입되는 국가 재정의 단 1%라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에 투입되어 관리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와 같은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정한 경쟁이 도입되어야 하고, 국가 재정만으로 하는 기술개발이 아닌, 실제 민간업체의 참여와 투자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 저자 소개

능률교육, 타임교육홀딩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모바일 및 교육업체의 창업 및 초기투자자로 참여하였고, 현재는 IT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이지팜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IoT, 빅데이타,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농업에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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