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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같은 車노조, 임단협은 '극과 극'


[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지난 21일 현대자동차지부 쟁의대책위 속보의 타이틀이다.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서 사측과 의견차를 줄이지 못한 현대차 노조가 내달 초 투쟁에 돌입할 방침을 정했다.

자동차 업계, 특히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투쟁은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다. 봄이 올 때쯤 시작되는 임단협은 보통 연말이 되서야 타협점을 찾을 정도로 노사간 지리한 싸움을 이어간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천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간 가장 이견이 큰 부분은 임금인상 및 성과급 부분. 현대차는 올해 '사드 여파'로 중국 판매 급감 등 경영 위기 상황을 겪고 있지만, 노조는 내수 판매 증가를 앞세워 성과급 요구를 밀어부치고 있다. 노사간 입장차가 커 연내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조와 사측의 힘싸움은 생산량 부족 등 또 다른 경영 위기로 이어진다. 일례로 지난 6월 출시된 현대차의 첫 소형SUV '코나'의 경우 노조와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초기 출고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해 들어 노조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의 손실은 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이 꼭 강성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쌍용차의 경우 자동차 업계 최초로 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합의를 이뤄내 현대차와 대조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쌍용차는 경영난과 2009년 옥쇄파업 등의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은 이후 새로운 노사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쌍용차는 2010년 말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 매년 임단협마다 노사가 한 발 물러선 양보안을 제시하며 입장 차이를 줄여가고 있다.

무분규 임단협으로 대표되는 협력적 노사관계는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소형SUV '티볼리' 브랜드의 성공과 대형SUV 'G4 렉스턴'의 선전으로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수 3위에 오르는 성과도 냈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7년 만에 최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느 때보다 노사간 화합이 절실한 상황이다.

때마침 현대차 노조 안에서도 조합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간 힘겨루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사가 한발씩 물어나 합의를 도출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쌍용차의 8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 현대차 노사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 전반에 작은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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