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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리]'테크핀' 발목 잡는 은산분리 규제


"산업 발전 위해 방점 찍어야 할 부분은 결국 정보기술"

[아이뉴스24 김나리기자] 금융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테크핀은 기존 금융사(핀)보다 IT(테크)가 주도적으로 산업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단어다.

최근 들어 이 같은 지적이 이는 이유는 카카오뱅크의 흥행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하고 13일 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러한 혁신의 DNA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제도권 은행이 아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IT 기업에서 시작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테크핀이 이뤄질 수 없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비금융회사가 은행의 지분 10%(의결권 4%)를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까닭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10%의 지분만을 갖고 있다. 케이뱅크는 KT가 8%, 우리은행이 10%, 한화생명보험·KG이니시스·GS리테일·다날이 각각 9.4%, NH투자증권이 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KT와 카카오가 각각의 최대주주가 돼 혁신을 주도하고 싶어하는 상황이지만 현행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는 불가능한 꿈에 불과하다.

이들 은행은 급한 대로 주주배정 증자에 나섰으나, 장기적으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IT 기업들이 최대주주가 돼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을 주도하는 일은 결국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현행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의도는 IT 기업이 기존 금융업의 판도를 뒤집어 보라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은산분리 규제로 IT 기업을 묶어놓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사가 주도하게 되며 IT 기업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탄생이라는 정부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디지털 뱅크'의 저자 크리스 스키너 FSC 회장은 핀(Finance)과 테크(Tech)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고 냉장고가 자발적으로 식재료를 주문하는 세상에서 인터넷이 중요한가, 아니면 금융이 더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결국 정보기술이라는 것이다.

현재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 발전을 위해 국회가 하루빨리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김나리기자 lil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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