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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이 뜬다➀] 韓流 속 한국상품, 왜 베트남인가?


'아세안' 수출거점으로 두각…"한류 프리미엄 제대로 발휘 못해" 지적도

[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베트남을 개방·개혁을 주도한 '도이 모이(Doi Moi)' 정책은 80년 이후 베트남 경제를 고성장으로 이끈 발판이 됐다. 고 인플레를 억제하고 대외 개방을 통한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을 추진한 '도이 모이' 정책이 낳은 베트남의 경제성장은 이제 우리 기업이 첫 해외진출의 터전으로 꼽을 만큼 매력적인 성과를 불렀다.

현재 사드(THAAD)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 보내는 구애는 이전보다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내수를 보장할 만한 인구를 갖춘데다 가용인구 대부분이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동생산인구라는 측면, 구매력을 앞당긴 높은 경제성장률, 한국과 유사한 유교 문화권이라는 이유로 신흥국 시장 중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부상했다.

◆베트남, 제조국가에서 소비국가의 옷을 걸치다

2000년 이후 베트남은 평균 6% 중반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중이다. 이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신흥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때문에 베트남은 최근 임금이 폭등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 베트남이 가진 역량 또한 한국 유통기업들로 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거시적 베트남 시장의 매력은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다. 중국과 접경하고 있으며 해상루트를 통해 태평양 연안 주요시장으로 접근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과 AEC(아세안 경제공동체), 베트남-EU FTA 등 다양한 경제협약은 불확실성이 증가한 무역전쟁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유통분야에서는 9천 만명을 넘어서는 인구와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장은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에 불과해 외국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도 지금의 한류프리미엄을 낳은 배경이기도 하다. 베트남 진출 기업들은 최근의 한류 붐에 힘입어 한국 브랜드 이미지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점도 사업기반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중산층의 규모는 현재 800만 명에서 2030년 9천500만 명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 규모 역시 현재 460억 달러에서 2030년 9천4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한 한국 유통기업은 성장정체에 놓인 내수시장을 벗어나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 사업을 추진중이고, 호치민의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2021년까지 복합쇼핑몰과 호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담은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에 들어간다.

중국사업 완전철수를 선언한 신세계 이마트도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이마트 1호점인 고밥점을 오픈하고 라오스,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신흥국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았다. 신세계는 이마트 '노브랜드' 중소 협력사와 현지 시장 조사에 나서는 등 베트남 시장 공략을 한층 더 강화 중이다.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은 고급백화점에 즐비한 명품브랜드에서도 확인된다. 공산주의 체제라는 한계속에서도 지속적인 '도이 모이' 정책은 2000년대 이후 'Diamond Plaza', 'Park Son', 'Vincom Center'와 같은 호치민 내 최고급 백화점을 열고 다국적 기업의 명품 브랜드를 받아들였다. 또 하노이 중심가 역시 한국의 청담동과 같은 명품거리가 조성돼 구매력을 가진 베트남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식음료업계 역시 한국, 중국과 동일한 쌀을 주식으로 한다는 점에서 탈중국을 고민하는 기업의 제2의 선택지로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은 금액면에서 3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으며 3천여 개 한국기업이 베트남 현지에 자리를 잡았다. 이는 일본 진출 기업 수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로, 과거 노동집약산업에서 삼성전자와 롯데그룹에 이르기까지 한국 투자기업이 베트남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 시장이 가진 불안요소는 극복 과제

그럼에도 무역 전문가들은 베트남 유통시장은 유망한 기회와 더불어 사회주의 체제라는 위협요인이 상존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중국의 현 사드 보복 역시 관 주도형 경제체제에서 가능한 일이기에 경제정책 급변에 따른 충격은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고도 성장이 베트남 사회에 안긴 여러 부작용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베트남이 유망 유통시장으로 성장했다는데 전문가 대다수가 이견이 없으나 현재 경제위기 상황과 베트남 부동산시장의 높은 거품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정부의 외국유통기업에 대한 진출제한이 높은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하기에 관련 분야별로 세밀한 검토하고 타당성 분석을 거친 후 시장진출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안정적 기반 뒤에 숨은 베트남 시장의 어려움을 ▲사회주의 비효율성 ▲각종제도 및 규정 미흡 ▲유통분야의 신규허가시 애로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추세 ▲유통부지 및 건물임대료 급등 ▲도시권 외 현지 물류인프라 낙후 등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애국심을 기반으로 한 현지 기업의 견제도 고민거리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현지 유통업체들의 보호장벽 설치 요구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 호치민 무역관 관계자는 "최근 현지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라이벌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도 어느 정도 이에 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한-ASEAN, 한-베트남 FTA 효과가 표면된 이후 각종 규제에 대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통업에 대한 ENT(환경평가) 규정이 약화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은 향후 열릴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개척 기회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류효과, 그 이상의 것 고민할 때"

패션, 뷰티, 식음료 등 한국 유통기업의 성장의 뒷면엔 한류 프리미엄이 존재했다는 게 베트남 진출 기업의 일관된 평가다. 브랜드 경쟁력을 지원하는 데 한국의 K-POP, 드라마, 영화, 패션, 음식 등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베트남에서 한류는 공존가능성, 흥미와 재미, 명확한 콘셉트를 앞세워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데 아름다움, 하이테크, 즐거움 등의 이미지는 화장품·식품 및 관련 서비스, 전자제품, 관광산업뿐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다방면에서 현지인 사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1인당 GDP 2천달러 수준인 베트남에서 문화콘텐츠에서 기인한 소비력은 한계가 분명한 만큼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체 상품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지적도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류의 성행은 그만큼 베트남 소비자가 트렌드에 빨리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유행에도 흔들리지 않는 상품 그 자체에 대한 깊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 내에서 여러 매장을 성공리에 운영 중인 명품브랜드와는 달리 한국산 브랜드의 경우는 한류의 큰 인기에 비해 성공리에 운영 중인 대표 매장이 부족하고 실속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한류를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연계하지 못한 만큼 다각화·가변화 된 한류 마케팅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불렀다.

이와 함께 수출거점으로 베트남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생산기지로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을 아세안 국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인접 아세안 국가로 수출할 경우 대부분 무관세가 적용 중이다. 베트남 진출기업에 대한 코트라 설문조사 결과. 우리 진출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은 주로 베트남 현지시장에서 소비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일본이 베트남 내 자국기업의 전용공단을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기업도 전용 공단을 마련해 내수시장 공략과 함께 동남아 수출거점으로 활용해 베트남 진출에 따른 부가가치를 높여한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투자팀장은 "베트남은 정부의 노력과 특유의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신흥국 중에서도 안정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오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에 부침이 있을 때마다 베트남 정부는 구조개혁과 시장 개방을 통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으며, 향후에도 베트남 정부는 개혁과 개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시장 매력은 이후에도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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