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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보는 장면"…힐만도 놀란 SK '톱 시크릿'


분위기 좋지 않은데도 선수들이 '으쌰으쌰'… 힐만 "처음 보는 멋진 광경"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덕아웃의 1급 비밀(Top Secret)을 들려주겠다"

27일 잠실야구장 덕아웃에서 만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표정과 말투는 사뭇 진지했다.

"전날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던 그였지만 덕아웃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SK 덕아웃의 은밀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며 입을 열었다.

그가 말한 은밀한 이야기는 바로 전날 패배로 분위기가 좋지 않을 법도 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SK 선발 윤희상은 5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5실점하며 마운드를 전유수에게 물려줬다.

하지만 이날 전유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0-5로 뒤진 상황에서 막아야한다는 부담감도 느꼈을 터.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LG 타선에 2이닝 동안 4안타 3볼넷으로 4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국 팀도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하고 0-9으로 졌다.

덕아웃이 침체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힐만 감독은 "내 야구인생에서도 처음"이라는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된다. 불펜에 있던 투수들이 전원 덕아웃으로 나와 전유수를 응원한 것.

힐만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덕아웃에서 나오더니 전유수의 공 하나 하나에 큰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처음 본 장면이었다.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이런 팀 동료간의 화합이 "자신이 바라는 팀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는, 굉장히 이상적인 장면이었다. 선수들이 멋졌고 자랑스러웠다"고 뿌듯해했다.

전날 경기는 SK에 있어 소위 된통 '깨지는 날'이었다. 팀 홈런(37개, 1위) 팀 장타율(0.479, 1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타선은 이상하리만치 침묵했고 투수진의 구위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서로에게 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이 장면에 큰 감명을 받은 듯 했다.

그는 "만약 여러분이 최악의 하루를 겪고 있다고 가정하자"면서 "그런 상황에서 여러분의 동료들이 본인을 도와줬을때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라"라고 말했다.

경기 전 '소통'을 강조했던 힐만 감독이다. 이날도 "코치들도 제안을 자주 하고 있고 의견을 개진한다. 선수들도 자신이 언제 신중해져야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면서 "(소통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그다.

물론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이 승리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날은 전날 무기력했던 타선이 뒷심을 발휘하며 2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결국 2-4로 패배했다.

하지만 SK의 덕아웃 분위기는 뜨겁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힐만 감독도 처음 볼 정도다. 이러한 끈끈함은 144경기 대정정을 치르면서 분명히 큰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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