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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개막…투자자 포인트는?


중간재·인프라 관련주 유망…반도체 긍정적이나 가전·TV는 우려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전 세계가 주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는 기대에 비해 투자힌트가 부족했다는 것이 23일 증권사들이 내린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중간재와 인프라 관련 긍정적 기조는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부분은 ▲인프라 투자 확대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아메리카 퍼스트) ▲새로운 동맹 창설과 테러리즘에 대항(반이슬람 기조), 국방력 강화 ▲우주산업 발전과 신기술 활용 ▲에너지 독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설문 발표 이전에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의지가 약화된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했으나, 취임 연설문에서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해 우려를 불식했다"며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지 확인을 반겼다.

또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위험 요인이었던 시퀘스터(정부지출 자동삭감안, 2013년 시행) 폐지도 트럼프가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며, 인프라 투자 관련 민감주는 연중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0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에너지, 소재, 금융 섹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이재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미국 경기순환(cyclical)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데, 국내 경기순환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중 미국 매출비중이 10%를 넘는 기업과 미국 경기순환 업종의 주가 연관성(2000년 이후 주가 상관계수 0.73/국내 전체 경기순환 업종 0.44)이 높다"며 "미국 매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두산밥캣(미국 매출비중 73%), 성광벤드(25%), 현대글로비스(20%), 두산(19%), LG하우시스(13%), 한국항공우주(12%), SKC(11%)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간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언급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인을 고용하고 미국 제품을 사라'는 말은 생산요소에 대한 보호주의를 드러낸 것"이라며 "최종재보다 중간재 생산기업에 대한 투자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간재는 최종재와 달리 제품 겉면에 로고처럼 박히게 될 '한국산(Made in Korea)' 표시를 피해갈 수 있으며, 최종재 중에서는 미국 내 생산 제품(자동차) 또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미국 제품과 경쟁하는 기업(휴대폰)은 이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의 최근 미국 투자 결정은 울며 겨자 먹기였지만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이 애널리스트도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 중간재(소재 및 부품)성격이 강한 제품들을 납품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간재 성격이 강한 제품중 대미(對美) 수출비중이 높은 품목은 자동차(35%)와 IT(8%) 부품을 들었다.

자동차부품 중에서는 에스엘(36%), 한국타이어(미국 매출비중 29%), 만도(21%), 그리고 IT 중간재중에서는 SK하이닉스(40%)와 휴맥스(39%)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수혜 기대…가전 및 TV는 우려 커

IT 분야의 경우, 반도체는 수혜주라는 시각이 공통적으로 보였지만 가전/TV 분야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휴대폰은 단기적으로는 큰 걱정거리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의 경우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TA) 으로 무관세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으로 반도체를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미약하기 때문에 반도체산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내재화에 적극적인 중국 정부와 칭화유니그룹을 중심으로 한 중국업체들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제동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견제는 한국 반도체업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에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가전과 TV는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보후무역주의 걍화와 미국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미국 달러 약세 정책을 펼 경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IT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철폐할 경우에도 부담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중국에서 생산된 공산품에 징벌적 관세(35~45%)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어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CE총괄(TV 및 가전부문)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22.5%, 영업이익 비중은 11.6%이며, LG전자의 경우 가전(H&A) 및 TV(HE)부문 비중이 매출액기준으로 63.6%, 영업이익기준 164.4%에 이른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가전공장 설립 추진을 통해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최종재이기에 피해가 우려되나 단기적으로는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풀이했다.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애플 역시 생산 공장이 해외에 위치해 있는 만큼 애플의 미국 내 공장 이전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당분간 보수적 투자전략 바람직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를 권했다. 2016년 4분기 실적발표시즌 정점이 지날 때까지 미국 정치 상황, 즉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신중하게 지켜보며 투자전략을 재정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2018 회계연도에 대한 대통령 예산안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증시가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 예산안은 통상 2월 첫 번째 월요일까지 제출되지만 지연된 경우가 매우 많아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지출 계획이 어떤지를 판단하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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