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 기자] "33번을 달고 동천체육관에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은 1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코트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양동근은 "은퇴는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게 됐지만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은퇴를 했어도 나쁜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며 "내일 못 뛰더라도 오늘 열심히 한 걸로 만족하자는 생각으로 뛰어왔다. 은퇴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양동근의 유일한 아쉬움은 등번호 '33번'을 달고 코트에 서지 못한 것이다. 양동근은 2004년 데뷔 후 줄곧 등번호 '6번'을 달아왔다. 모비스 구단은 팀의 상징이자 전설이었던 양동근의 업적을 인정해 '6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양동근이 그럼에도 '33번'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건 지난 2017년 3월 15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작고한 크리스 윌리엄스의 등번호였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6라운드부터 윌리엄스의 33번을 달고 코트를 누빌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19-2020 시즌이 조기종료되면서 양동근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동근은 윌리엄스와 2005-2006 시즌 정규리그 우승, 2006-2007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두 사람은 최고의 호흡을 과시하며 모비스가 KBL 최강팀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동근은 "제 SNS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3번을 달고 동천 체육관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동근은 또 "마지막으로 33번을 달려고 한 건 그 친구(크리스 윌리엄스) 때문이다.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친구였다"며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땡큐 소 머치 마이 브라더"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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