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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th BIFF]韓영화 100주년+글로벌 재도약 성과…아쉬움 남긴 숙제(결산①)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이용관 이사장-전양준 입행위원장의 체제로 운영된 올해 영화제는 대대적인 조직 인사 개편, 프로그래밍 재개편을 통해 글로벌한 영화제로서의 재도약 시기로 삼았다.

열흘 간 열린 올해 영화제는 '더 킹:헨리 5세'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 외에는 큰 화젯거리나 논란 없이 마무리가 됐다. 이 때문에 '썰렁'하다는 아쉬움 가득한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수습하고 영화제와 영화 그 자체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기에 나섰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올해 영화제엔 전 세계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초청됐으며, 150편(월드 프리미어 12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개막작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두나무'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폐막작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가 선정됐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며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영화 100년의 정전이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작품 10편을 선정해 상영과 함께 풍성한 담론과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 김기영의 '하녀', 유현목의 '오발탄', '이만희의 '휴일', 하길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의 '바람 불어 좋은 날', 배용균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의 서편제,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의 '올드보이'가 그 주인공. 해당 영화의 감독들은 게스트로 참여해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객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수많은 감독들과 작업을 해온 정일성 촬영감독이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에 그의 촬영 미학과 철학을 대변하는 7편의 대표작이 상영됐다.

눈길을 끈 건 영화계 거장들을 대거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을 연출한 카자흐스탄의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과 주연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모리야마 미라이는 물론이고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스 영화계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박찬욱 감독, 임권택 감독 등이 부산영화제를 찾아 영화에 대한 신념을 전하며 관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나눴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69세' 임선애 감독, '아이 엠 우먼' 문은주 감독,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등 올해 초청된 영화의 27%는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그 중에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남매의 여름밤'은 '비전의 밤'에서 'KBS독립영화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영화감독조합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이번 영화제는 해운대 비프빌리지 행사를 영화의 전당으로 모두 옮겨 진행했다. 태풍 피해로 인한 불만을 줄이고 영화의 전당을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 이에 대해 이용관 이사장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공간이 됐다. 큰마음 먹고 (해운대에서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왔다. 매력적인 해운대 바닷가가 고민이 되지만 일단은 영화의 전당을 살려보자는 생각"이라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관객이 직접 만드는 영화제 안의 영화제인 커뮤니티비프의 활성화도 이번 영화제의 특징 중 하나. 지난해 프리페스티벌의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엔 7일간의 확대된 일정으로 본격 출범을 알렸다. 그 중에서도 커뮤니티 이벤트로 진행된 '김지미를 아시나요'는 최고의 스타이자 뛰어난 영화제작자인 김지미의 대표작 상영, 안성기 전도연 조진웅 등 배우들과 함께 한 GV 등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덕분에 남포동 비프 거리는 오랜만에 영화제 관객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영화제를 직접적으로 느끼는 시민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이기 때문. 실제로 영화제가 가장 들썩여야 할 주말,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엔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산했다. 무대에는 배우들이 나와 영화제와 부산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관객들의 관심도는 현저히 낮았다.

또 유명 해외 게스트들은 물론 국내 스타들의 참여도가 낮았다. 다양한 스타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자부심을 느껴왔지만, 올해엔 스타성보다 내실에 집중한 만큼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해외 스타들, 국내 톱스타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물론 화려하기만 하다고 해서 영화제가 성공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한 영화제로 재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만큼 더 많은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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