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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받는 느낌"…'버티고' 천우희X유태오가 전할 공감과 위로(종합)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천우희와 유태오, 정재광이 '버티고'로 만났다. 현기증 나는 고층 빌딩에서 우연히 만나 상처를 보듬게 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버티고'는 현대인들의 마음까지 위로할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전계수 감독,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이 참석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천우희가 맡은 서영은 IT업체의 계약직 디자이너로, 사내연애를 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남들의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또 집안일까지 뜻대로 되지 않아 그저 빌딩 안에서 거대한 수족관의 물고기처럼 부유하며 지난한 일상을 견딘다. 천우희는 현 사회가 반영된 듯한 고층빌딩 안에서 현기증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서영을 떨리는 눈빛, 목소리, 동작 하나하나에 응축된 감정을 담아 표현해냈다.

유태오는 서영의 비밀스러운 연인이자 사내 최고 인기남 진수를 연기했다. 함께 일하는 회사에서 그 누구보다 주목받으며 출중한 능력까지 겸비한 그는 서영에게는 완벽한 연인 같아 보이지만, 때로 무언가 다른 비밀을 간직한 듯 마음의 거리를 두고 있는 캐릭터라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극한다.

정재광이 연기한 로프공 관우는 서영, 진수와는 또 다른 현실의 혹독함 속에 살아가는 인물. 서영이 일하는 건물의 외벽청소를 하는 관우는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아무도 모르게 서영을 잔잔하게 위로하며 웃음짓게 한다.

이날 전계수 감독은 "직장 생활을 3년했는데, 그 때 느꼈던 감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 속 배경이 다니던 직장과 유사하다. 주인공으로 남성으로 했을 때 객관성을 잃을 것 같은 우려가 있었다. 서영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섬세했으면 했다. 저는 제 마음을 잘 아니까 같은 나이를 지나는 젊은 직장인 여성들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했다. 여성으로 가야만 보편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했다. 다른 캐릭터는 직장생활 할 때 동료, 상사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또 그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의외의 곳에서 위로를 받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을 때 삶을 지속시키는 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고공의 판타지로 그려지기는 했지만 다시 인간에 대한 관계의 회복,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의 회복이기 때문에 그런 상징으로 드라마틱한 장면을 넣었고 그 장면이 키 비주얼이다. 이 장면 하나를 위해서 쌓아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우연찮게도 '버티고'를 지난 해 이맘 때 연기했고, '멜로가 체질'에서도 이제 막 30대를 지나오는 여성을 표현했다"며 "어렵다기보다 제 또래 세대에 더 가깝게 표현하려 했다. 두 드라마 모두 판타지적이고 극적이긴 하지만 현실에서 느꼈던 감정과 느낌을 조금 더 공감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했다"고 캐릭터를 위해 고민한 바를 밝혔다.

이어 "서영이라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이나 줄을 하나씩 달고 있는 느낌이었다. 연인, 가족, 사회생활이든, 줄이 하나하나 이어져 있는데 이 줄이 하나씩 끊기면서 낙하하게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줄로 연결되지 않은, 아무런 관계 없는 누군가에 의해서 구원받는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이 에너지를 발산했다면 서영은 안 쪽으로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어야 했다. 제가 항상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동물에 비유할 때가 많은데 아주 큰 수족관에 갇혀있는 돌고래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고층 빌딩 창문도 혼자만 고립되어 있고 불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영화적, 감각적인 설정들을 현실적인 감정들과 맞춰서 구현할 수 있을지 준비하고 해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우희는 올해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더빙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작년에는 연기적으로 의욕이 떨어져 있었다. 외적으로 노력을 해왔던 시도들이 올해 많이 보여진 것 같다. 미약하지만 나름의 시도들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연기 뿐만 아니라 역량을 보일 수 있는 분야에서 노력을 할 생각이다. 물론 연기가 주이기 때문에 연기는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트리플픽쳐스]
[사진=트리플픽쳐스]

유태오는 '버티고'에 대해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고 밝혔다. 바로 성장과 재미다. 그는 한국 영화 중에 '접속', '약속', '8월의 크리스마스', '편지' 같은 멜로 영화를 좋아했다고 밝히며 "'레토' 이후 강한 악역이나 액션을 많이 맡게 됐는데 제가 좋아하는 감수성을 보여드릴 수 있기 때문에 성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통 멜로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나온 멜로 장르라 자부심을 느낀다. 또 전계수 감독님의 '러브픽션' 때 단역으로 출연했다. 7년 전에는 짧게 나왔는데 두 번째에 주연이 될 줄이야. 그만큼 노력하고 고생해서 이런 성과가 있구나 하는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을 버티며, 불안을 느끼는 많은 이들이 치유와 위로를 찾을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여기에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곳곳에 배치해 완력을 조절, 웃음과 설렘을 안긴다.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하며 매일이 똑같은 일상을 '버티고' 있는 우리를 위로한다. 오는 17일 개봉된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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