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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촛불 든 대한민국…'뉴스룸'·'썰전'·'그알'의 외침


역대 시청률 다시 쓴 뉴스와 시사 프로…씁쓸한 현실

[이미영기자] 대한민국이 촛불을 들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이르기까지, 거대 이슈들에 눈과 귀가 쏠렸다.

평온한 일상이 깨졌다. 그리고 방송가의 풍경도 바뀌었다. 시청자들은 뉴스를 보고 시사 프로그램, 풍자 예능을 찾는다. 신뢰 있는 정보가 필요하고, 답답한 현실에 통쾌한 일침을 날려줄 '히어로'가 필요하다. '뉴스룸'과 '썰전', '그것이 알고싶다'의 시청률 고공행진이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JTBC '뉴스룸'은 뉴스의 지형을 바꿔놨다. 지난 6일 방송된 '뉴스룸'은 10.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8.9%보다 1.1%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종편 뉴스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뉴스룸'의 위상은 동시간대 지상파 뉴스 시청률과 비교해보면 잘 드러난다. 이날 SBS '8뉴스'는 5.4%, MBC '뉴스데스크'는 4.9%를 각각 기록했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화제성도 지상파 뉴스를 압도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만 해도 '뉴스룸'의 시청률은 2,3%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현 시국과 맞물리며 시청률이 수직상승 했다. 여기에는 특종 보도도 기여했지만, 손석희 앵커의 언론인으로서의 소신이 더해지면서 신뢰감 있는 뉴스로 인정 받았다. 화난 민심의 현장에 귀 기울였고, '촌철살인' 앵커 브리핑으로 답답함을 뚫었다. 이제는 뉴스 그 이상의 브랜드가 된 '뉴스룸'이다.

'썰전' 역시 지상파 프로그램을 가뿐히 넘어섰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은 유료방송가구 기준 8.87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자기야'는 7.7%(이하 전국기준), KBS 2TV '해피투게더'는 4.4%, MBC '미래일기'는 1.2%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썰전'은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 입담 대결을 펼치던 과거와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최순실 게이트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까지, 심층적인 분석과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왠만한 예능보다 더 날카로운 풍자 개그까지 곁들어지며 통쾌한 일침을 날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사이다 예능'이라며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공영 방송의 탐사 프로그램이 하나 둘 사라질 때 뚝심있게 자리를 지켰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존재감도 빛났다. 미제 사건 등 흥미로운 이슈들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결정적 순간에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왔다. 지난 4월에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세타(Θ)의 경고! 경고!' 편으로 드꺼운 반향을 이끌어냈고, 지난 11월 19일 방송된 '대통령의 시크릿' 편을 시작으로 '악의 연대기-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 '회장님의 시크릿 VIP-엘시티의 비밀장부는 있는가?' 등을 3주 연속 방영했다.

시청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특히 '대통령의 시크릿' 편은 시청률 21.3%(AGB닐슨, 수도권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시청률의 새 역사를 썼다. 이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1992년 3월 첫 방송된 이래, 2004년 2월 이후에 12년 만의 최고 시청률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특유의 심층적인 접근법, 국민들의 궁금해하는 의혹의 쟁점화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제작진의 뼈아픈 반성까지 더해지며 언론의 책임감을 보여준 동시에 기성 언론의 아픈 폐부를 찔렀다.

'뉴스룸'과 '썰전', '그것이 알고 싶다' 뿐만 아니다. 풍자를 잃고 시청률도 잃었던 KBS2 '개그콘서트'는 현 시국 풍자로 되살아났다. 최근 첫선을 보인 '대통형' 코너에선 비아그라부터 늘품체조, 국정 교과서까지 제대로 시국을 풍자하는 개그를 선보였다. "높은자리에서 머리 아플 때 먹는 약 비아그라"라며 약을 건네는 국무총리 유민상의 모습은 낯부끄러웠고, "이런 게 왜 청와대에 있느냐. 세금으로 이런거 사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일갈하는 서태훈의 모습은 통쾌했다. 풍자 개그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모든 관심이 정치권에 쏠린 슬프고 답답한 현실이다. '뉴스룸'과 '썰전',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있어서 참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모처럼 살아난 '개그콘서트'의 풍자가 통쾌한 웃음이 전부가 아닌, 분노의 배설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일 테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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