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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윤현준 CP "'효리네 민박'이 '효리네 집'이었다면?"


개국 멤버와 돌아본 6년…"예능 성공, 중요한 건 공감"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우려 속에 태어난 JTBC가 개국 6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평가받는 데에는 보도·드라마 부문 활약과 비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선전해 온 예능 부문의 역할이 주효했다.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아는 형님'에 이어 '한끼줍쇼' '효리네 민박'까지, 숱한 히트 프로그램들이 매해 줄지어 탄생했다. 이제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은 높은 화제성에 더해 수치로도 지상파를 위협하는 아성을 자랑한다.

개국 6주년을 앞둔 JTBC의 예능사(史)를 언급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신화방송'을 통해 'JTBC 예능'의 존재감을 처음으로 안방에 각인하고, '크라임씬' 시리즈를 통해 충성도 높은 마니아들을 양산한 연출자 윤현준 CP다. 국민 MC 유재석의 첫 종편행을 이끈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을 연출하고 올해 JTBC 최고의 예능으로 손꼽힌 '효리네 민박' '한끼줍쇼' 등을 기획한 제작국의 대들보이기도 하다.

KBS 예능 프로듀서 출신의 윤현준 CP는 지난 2011년 12월 문을 연 JTBC의 개국 멤버다. 이후 자리를 뜬 일 없이 꾸준히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연출해왔다. '크라임씬'처럼 타깃 시청자들을 노린 개성 강한 프로그램은 물론, '한끼줍쇼' '효리네 민박' '슈가맨'과 같이 일반인 출연자들의 역할을 활용한 보다 대중적 포맷의 프로그램들도 내놨다.

조이뉴스24는 윤현준 CP와 함께 올해 JTBC 예능국의 활약을 돌아봤다. 2017년 빛나는 성과 속에서도 "기뻐할 틈이 없다"고 말하는 윤 CP는 이미 2018년 방영을 앞둔 '슈가맨2'의 사전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에 더해 윤 CP와 동료들이 일하는 방의 벽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끼줍쇼'의 촬영 일정을 적은 캘린더, 서울의 곳곳을 담은 지도로 가득 차 있었다.

◆"예능 하는 사람들, 기뻐할 틈 없어"

-올해 JTBC 예능 프로그램들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내부의 분위기도 고무적일 것 같다.

"예능을 하는 사람들은 기뻐할 틈이 없다. 드라마처럼 한 편을 마무리하고 몇 달 간 쉴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그 다음은?'의 고민이 시작된다. 한 주의 시청률이 잘 나와도 '그 다음은?'이다. 기쁜 건 잠깐이다. 올해 예능의 성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럼 내년은?'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도, 목표도 높아지기 때문에 내년엔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밖에 계신 분들은 '몇 개나 성공하니 좋겠다'고 하시는데, 전혀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물론 안 된 것보다는 좋고, 어떻게 들으면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매주 돌아가는 일이니까."

-개국 6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그간 JTBC 예능이 거쳐 온 타깃의 변화에 대해 묻고 싶다. JTBC에서 윤 CP의 시작이 좁은 타깃층을 노린 '신화방송'이었다면 최근 연출한 '슈가맨'이나 기획한 '한끼줍쇼' 등은 소위 말하는 '가구형 프로그램'이다. 그 사이에는 시즌제로 이어 온 '크라임씬'도 있었다. 그간의 변화들이 궁금하다.

"'신화방송' 때는 말 그대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그냥 시작했다. 다들 처음엔 그렇다. 물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신화방송'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것을 겪게 됐다. 1%대, 공중파의 1/10이 되지 않는 시청률을 받지 않았나. 그 때는 종합편성채널에서 어느 정도의 시청률이 적당한 수치인지 알 수 없었다. '이건 아니구나. 녹록치 않구나' 싶었고 좌절감이 들었다.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어떻게 헤쳐나가지?' 싶었지만 오기도 생겼다. 그러니까 괜히 초반 시청자 반응이 괜찮았던 포맷을 바꾸기도 하고.(웃음) 그러면서 배워왔다. 결론은 하나더라. '콘텐츠가 괜찮으면 결국 본다'는 거였다.

그 뒤 '비정상회담' '히든싱어' 등이 인기를 얻었고, JTBC의 PD들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나 역시 '신화방송' 후 슬럼프였지만 '크라임씬'을 하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타깃이 작은 '크라임씬'은 공중파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프로그램 아닌가. '크라임씬'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2030 타깃으로 가면서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낮은 시청률에도 반응이 엄청나 시청자들이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JTBC 예능사에 한 획 그은 '슈가맨'과 유재석

-좋은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뒤 '슈가맨'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콘텐츠를 잘 만들자'고 생각해 만든 프로그램들 중 내 경우는 '슈가맨'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재석이 비지상파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JTBC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일이었으니까. 그만큼 JTBC가 성장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적하면서부터 유재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당장 하자고 말하긴 쉽지 않더라. 신생 채널인데다 유재석도 나름의 위치가 있는 사람 아닌가. 언제쯤이면 될지 고민이 있었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부담은 컸지만 '슈가맨'이 나름대로 성공했다. 2040 시청률을 봤는데도, 당시 3.3%까지 찍었다.

아마 그 즈음 우리 방 사람들 모두 '우리가 움츠려있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한 것 같다. 한 두 프로그램이 성공해서가 아니었다. 만드는 것마다 '어느 정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PD들도 사람이고, 프로그램도 사람이 보는 것 아닌가. 그만한 노력으로 만들면 결국 성공하게 되더라. 사람과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지금을 만든 거다. 그 뒤 '한끼줍쇼'와 '효리네 민박' 모두 PD(각각 방현영 PD, 정효민·마건영 PD)들의 강점이 있었던 것 같다. 어디서 했음직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각자 해냈고 시너지가 있었다."

◆"'효리네 민박', '효리네 집'이었다면 잘 안 됐겠지"

-KBS 재직 시절 선보였던 '해피투게더-프렌즈'에서와 같이 JTBC에서도 시청자들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자주 기획하고 있다.

"결국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더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모토가 되고, 그런 것들이 주가 될 때 방송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들만 데리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슈가맨' 역시 일반인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방영 당시에는 연예인들만 출연했었는데 그들끼리 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반응이 별로 좋지 않더라. 유재석이 '차라리 방청객을 앉히면 안돼?'라고 했다. 동원 방청객을 부른다면 시청자들이 거짓임을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세대 별 방청객을 불러 노래를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갔다. 시청자 분들을 모시니 훨씬 큰 시너지가 났다.굉장히 좋은 재료였던 셈이다.

'한끼줍쇼'도 마찬가지다. 이경규, 강호동이 다른 버라이어티에서 만났다면 그렇게 됐을까? 구력 있는 사람들이 일반 시청자들을 만나 저녁을 먹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효리네 민박'도 그렇다. 만약 '효리네 집'이었다면 잘 안 됐을 것 같다. '연예인들 사는 거 뭐 다 그렇네' 하고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민박 콘셉트였기 때문에 잘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서, 별 것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교감과 소통을 이루니까.

결국 공감이다. 프로그램을 욕하면서 보기도 하지만 공감하면서 보기도 하지 않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효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나 시청자와 함께 하는지, 얼마나 좋은 교감의 재료로 시청자들을 활용하는지가 예능에서 추구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일반인 출연자 향한 악성 댓글 사라지길"

-자신이 이끈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두 찾아보는 편인가.

"재미로 본다. 좋은 반응도, 나쁜 반응도 있다. 일반인 출연자들을 향한 나쁜 반응은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 '효리네 민박'이나 '한끼줍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댓글창에서 외모나 교육 등에 대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더라.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댓글을 달며) 한 번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그런 반응에 상처를 받는 분들이 있고, 제작진에 연락을 해 오기도 한다.

연예인들은, 물론 그들에 대한 악플이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런 반응에 각오가 돼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선의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들에게 그런 반응이 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 연출자의 입장에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년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처럼 할 예정이다. 올해만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혹은 더 낫거나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JTBC도 나도 올해만큼 열심히 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 초 방송되는 '슈가맨2'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KBS 재직 때부터 밤 11시 프로그램들을 많이 했는데, 자기 전 흐뭇하게 웃으며 잠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더라. '한끼줍쇼'도 지금처럼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잠자기 전의 흐뭇함을 주면 좋겠다.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좋겠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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