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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원작 소재 영화…성적표 어땠나


"새롭게 다시 창작하는 과정, 치열하게 뒤따라야"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올해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극장가에서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들 영화 모두 원작 소재 자체의 강렬함을 살리거나 이를 새롭게 변형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원작의 소재는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원작의 매체가 소설뿐 아니라 웹툰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웹툰 시장의 확대로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와 감독은 웹툰의 다채로운 소재에 끌리거나 원작의 인기를 지렛대 삼아 흥행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 2017 원작으로 한 韓 영화 소재 다채로웠다

올해 극장가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원작 소재들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강렬한 원작 소재 자체만으로 관객의 이목과 기대가 집중됐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제작 (주)쇼박스, (주)W픽처스)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6일 개봉한 영화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 분)의 이야기다.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고 살았던 병수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는 내용이다.

지난 9월 1일 원신연 감독은 라운드 인터뷰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소재 자체가 굉장히 독특하다. 인물의 기억이 망상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끊임없이 의심해 가야 하는 작품"이라며 영화에서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을 소재로 꼽았다.

희생부활현상(RV,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와 범인을 응징하고 소멸한다는 뜻)을 다룬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 제작 ㈜영화사신세계)도 소재 자체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다. 지난 10월 12일 개봉한 영화는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박하익 작가의 장편 소설 '종료되었습니다'가 원작이다.

'희생부활자'는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희생부활현상과 진홍(김래원 분)·명숙(김해숙 분)의 모성애를 엮은 이야기다.

지난 10월 3일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 싸이런픽쳐스)은 실제 있었던 치욕의 역사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영화는 70만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이 원작이다. 작품은 1634년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 속에서 47일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담았다.

'남한산성'은 충신 최명길(이병헌 분)·김산헌(김윤석 분) 간 '말과 말의 싸움'에 주목했다. 개봉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이들 간 설전을 영화가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렸다.

◆ 웹툰 시장 커지면서 이색적인 소재의 원작 영화↑

남은 올해 하반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월 관객을 찾는 영화 '신과함께'와 '강철비'가 대표적이다.

'신과함께'(감독 김용화,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주), (주)덱스터스튜디오)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내용이다.

'강철비'(감독 양우석, 제작 모팩앤알프레드)는 양우석 감독이 자신이 만든 웹툰 '스틸레인'을 바탕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영화는 북한 내 쿠데타로 인해 북한의 권력 1호와 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 분)가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그린다.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조이뉴스24에 "웹툰 시장은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소재와 주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웹툰 시장이 워낙 어마어마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심재명 대표는 "웹툰이 인지도와 화제성도 가지고 있어 영화로 만들었을 때 대중적 상업성도 높아진다. 그렇다보니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웹툰을 열심히 찾는 것 같다"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글이 바탕인 소설과 이미지가 강한 웹툰은 매체로써 차이점이 있다. 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 경우, 각각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과함께'의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조이뉴스24에 "소설은 스토리와 정서가 구체적이지 않지만 웹툰은 이미지가 있기에 이것이 강점이거나 약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동연 대표는 웹툰을 영화를 만들 때 "분절된 스토리와 캐릭터를 관객이 2시간 내외 동안 집중력 있게 관람할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전했다.

◆ 원작과 영화의 흥행 관계는?

원작을 소재로 한 영화는 기존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또한 원작의 인기와 명성이 언제나 영화의 흥행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누적관객수 265만8천596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약 220만 관객수를 넘었다. 영화는 우리나라 스릴러 장르 작품 중 가장 짧은 기간 내에 100만 관객 동원, 올해 최고의 스릴러 흥행작 등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희생부활자'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점차 순위가 밀려나기 시작했다. 영화는 개봉 24일째인 지난 4일 누적관객수 32만3천28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을 동원,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남한산성' 또한 현재 거북이 걸음으로 관객수를 모으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약 500만 관객수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지난 4일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남한산성'의 누적 관객수는 384만118명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조이뉴스24에 "원작의 명성이 영화의 성공과 항상 결부돼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그렇게 함께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원작과 영화의 흥행이 같이 가는 사례는 실제 드물다"고 설명했다.

인기 있는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개봉 전까지 이슈몰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봉 후 흥행 수익 등 영화에 대한 평가는 원작의 매체를 막론하고 제작진과 배우의 몫이다.

심재명 대표는 "원작의 인기도 중요하지만 원작의 주제나 소재를 영화로 만들 때 흥행 가능성이 있는지, 재미있을지, 의미가 있을지 등을 생각한다"며 "원작을 영화로 만들 경우 새롭게 다시 창작하는 과정이 치열하게 뒤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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