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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프랑스 혁명과 촛불집회의 닮은 점


[이영웅기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게 하세요"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이다. 왕비는 사치와 향락에만 빠져 기근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삶을 외면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1789년 7월14일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혁명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결국 절대왕정의 구체제는 시민의 힘으로 전복됐다.

현재 대한민국의 촛불집회를 보고 있노라면 프랑스 혁명이 떠오른다.

그동안 촛불집회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의 즉각퇴진' 또는 '탄핵'을 주장해왔다. 그런데 청와대와 정치권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게하라'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반응을 보였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국회에 일임해버렸다. 비박계는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 뒤에 숨어버렸다. 야당도 이견을 드러내며 분열됐다. 국회가 우왕좌왕하며 일주일을 허비하면서 사실상 탄핵이 불가능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확산됐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더 큰 분노의 함성으로 대응했다. 지난 3일 전국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는 212만명이라는 헌정사상 최대 인파가 모였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축제를 즐기려는 모습이 아닌, 격앙된 모습으로 가득했다.

실제 집회에는 '대통령 하야하라'에서 '대통령과 부역자를 처벌하라' 등의 강경한 주장이 주를 이뤘다. 일부는 새누리당 당사를 둘러싼 채 당사에 계란을 던지며 새누리당 깃발을 찢었다. 또 다른 시민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질렀다. 평화시위에 대한 회의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심에 놀란 비박계는 부랴부랴 기존입장을 번복하며 탄핵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역시 뒤늦게 탄핵대오를 재정비했다. 하지만 분노한 민심은 이미 한계선에 다다랐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은 탄핵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탄핵이 부결되면 국민들은 청와대로 향할 것이고 어떤 힘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현 시국을 정확히 진단했다.

펄펄 끓는 압력밥솥의 구멍이 모두 막히면 압력밥솥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 탄핵이 부결될 경우 민심은 요동치며 정국을 흔들 것이다. 어쩌면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처럼 유혈사태로 번져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정치권은 민심을 정확히 살펴 9일 탄핵안 표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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