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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중국의 경기침체 해법은 ‘언론 검열’
중국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경제는 곧 '정치'
2018년 11월 16일 오후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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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미중무역전쟁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 무역 전쟁이 단지 성장 속도를 더욱 둔화시키고, 그동안 묻혀 있던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것뿐이다.

중국에서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공산당 독재체제가 지배하는 통제 사회다. 국민의 인권 등을 포함한 인간답게 살 권리는 상당히 유보돼 있다. 사회 전체로도 통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공산당 정권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혹한 처벌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이 인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유지되는 것은 신속한 경제 발전 덕분이다. 세계 2위의 중국 경제는 공산당 독재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는 경제를 넘어 정치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경제를 공격하는 미국에 대해서 중국은 의연하게 맞대응해 왔다. 그리고 나아가 결사항전의 결의도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이고, 사실은 불안을 내포한 신경질적 반응을 국내에서는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해결책이 안 보이는 미중무역전쟁과 함께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정권 차원에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불안감을 파헤치는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밝혀낸 중국 공산당의 경기 둔화에 대한 대책은 ‘언론 검열’이다.

지난 9월 말 미국이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 상당에 대해 추가 관세를 발표하자 세계의 각 언론은 이 뉴스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독자들은 국내 뉴스 웹사이트에서 매우 다른 제목을 봐야했다. 인터넷 회사 텐센트와 바이두는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중국 북서부의 배후 도시 닝샤를 개발했는가라는 내용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소비 심리와 주식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자 중국 공산당은 국내 언론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체제의 정당성을 강한 경제 성장에 의존해 왔다. 그리고 지금 보다 더 어려운 시절에도 경제 뉴스는 정치와 같이 검열을 받아야 했다. 즉 중국에서 경제는 체제 유지를 위한 정치인 것이다.



“검열은 강화할수록 좋다”라고 20년 경력의 경제 기자는 말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중국 선전담당 공무원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경제에 대한 나쁜 기사를 쓰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익명을 요구하는 중국의 주요 언론사 기자와 편집인 수십 명이 확인해 준 것이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지방 정부가 채무 상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개인 기업들의 파산으로 실업자가 늘고, 국영 기업의 비효율성이 높다는 등의 기사는 점점 더 금기 사항이 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무역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중국 경제의 하락이 무역 전쟁으로 인한 긴장 탓이라고 비난하는 기사도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경제 보도에 대한 탄압은 세계의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신들의 상품을 팔고, 거대한 자산과 채권 시장 거래를 통해 어느 때보다 중국에 밀접해 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의 한 주요 잡지 편집인은 전에는 정치 기사에만 적용됐던 수준의 검열을 지금은 경제 기사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이제 정치적이 됐다”고 표현했다.

언론 검열관의 지시는 전화를 통해 편집인들에게 전달되는데,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거나 복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 편집인은 “하루에도 여러 번 전화를 받는다”며 “올해 들어 전화가 훨씬 빈번해졌다”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 기업 중의 하나인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인기 있는 중국 뉴스 앱 ‘투데이 헤드라인’ 같은 매체도 지난 해 시 주석을 언급하는 기사를 다른 뉴스 기사 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취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부의 언론 검열관은 온라인 보도에서 기사를 삭제하고, 삭제 이유를 ‘자체 시험 기사’라고 설명하라는 지시를 자주한다. 그리고 때로는 질책하기 위해 편집인들에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명령을 듣지 않는 매체는 간부들이 해고 되거나, 온라인 보도를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중국의 뉴스 웹사이트인 큐데일리닷컴(Qdaily.com)은 지난 8월 중국의 고위 검열관으로부터 ‘불법 보도’라는 딱지를 받고 1개월 정간 명령을 받았다. 인터넷 보도가 금지된 후 언론사를 떠나게 된 한 기자는 검열관들이 지난 7개월 동안 농민공에서부터 개인 서점 폐쇄에 이르기까지 40여 건의 기사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인터넷 및 상업 매체 검열관 10명이 경찰을 대동하고 큐데일리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검열관들이 행동을 취했다는 것은 그동안 불만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 기자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중국 언론은 수년 동안 계속된 광고 수입의 감소로 인해 수익이 나지 않고 있으며, 일시적인 발행 금지도 심각한 재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실정이다. 미국 펜실배니아 대학의 중국 미디어 연구가인 팡 커청은 “정부 선전부는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목적이고, 상황이 나빠지면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져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율배반적으로, 경제 보도에 공산당이 더 깊숙이 개입하면 할수록 시민들의 의심은 더 커지는데, 이것은 더 강력한 언론 통제를 불러온다. 이러한 악순환이 검열의 한계와 부작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팡 커청은 말했다.

경제 보도의 감소는 경제 전문가들과 씽크 탱크가 미디어 이외에서 발언할 기회를 증가시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 소재 한 씽크 탱크의 소장은 국유 기업의 개혁은 시 주석이 지난 2016년 간단한 코멘트를 한 이후부터 매우 민감한 토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한 국유 기업에 대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씽크 탱크는 보복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의 몇 안 되는 독립 경제 씽크 탱크 중의 하나인 유니룰은 올 해 초 본부 사무실을 베이징에서 옮기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번 달 유니룰의 소장 선 홍은 하버드 대학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가려다 출국이 금지됐는데, 이민국 관리는 그 이유를 국가 안보로 들었다.

중국의 경제 관련 보도 및 출판은 후진타오 주석 시절 활발해지기 시작해 경제 관련 탐사보도 기사가 종종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은 지난 2013년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권위 있는 주간지인 남방주말(南方週末)의 사설을 게재 금지시키면서 본격적인 언론 검열을 시작했고, 이러한 조치로 인해 광저우에서는 보기 드물게 언론 검열에 반대하는 시위가 촉발되기도 했다.

여러 명의 시위 주동자들이 수감됐고, 이 지역의 모든 언론 및 출판사의 편집장들이 혹독한 검열을 받게 됐다. 이런 탄압을 주도한 지방 관리는 2년 후 중앙 정부 선전부로 영전해 갔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탐사 보도 기자는 2011년 334명에서 지난해에는 175명으로 줄었다. 많은 기자들이 홍보 관련 업체로 직장을 바꿨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언론들의 발전이다. 이 언론들은 소수의 직원이 운영하는 소위 ‘셀프 미디어’다.

그러한 언론 중의 하나인 슐루추는 올해 효과 없는 백신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난 중국 제약 회사들의 행태를 파헤쳐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공산당 선전부는 이러한 플랫폼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이후 1만개의 사이트를 폐쇄시켰다. 몇 달 전 사라진 중국 최대 낙농회사 ‘일리’(伊利)의 회장에 대한 기사를 게시한 2명의 블로거를 법원이 유죄로 판결한 이후 벌어진 사태다.

‘일리’는 MSCI 중국 지수에 포함된 회사로, 연금 기금과 같은 해외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다. 국영 매체들은 ‘소셜 미디어도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수감된 블로거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중국의 언론 자유는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야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정치적 권리이지, 다른 나라에서처럼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는 아닌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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