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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여행]<22> 치매 극복 보다 '치매와 함께 살기'
2019년 02월 07일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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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리 케이건이 쓴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사람은 죽은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육신이 죽은 뒤에도 영혼은 남을 것이라는 희망(?)은 사람들을 도덕적이고 선한 삶으로 이끌기도 한다. 언젠가 인도의 한 장례식장에서 사람이 사망하기 직전 몸무게를 측정하고 사망 직후 몸무게를 재었더니 몇 그램의 차이가 있어, 이것이 영혼의 무게라고 주장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영혼은 내 행위에 의해 병들기고 하고 구제받기도 하며, 육신의 죽음 뒤에도 산 자의 꿈을 찾아갈 수 있다. 이렇게 믿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쪽에 줄을 설 것이다.

하지만 셸리 케이건은 우리가 영혼의 존재를 입증한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이 사실은 우리 몸 안에서, 호르몬과 뇌세포들끼리 나누는 대화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사랑은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폭죽놀이를 벌이는 것이며 사춘기 자녀의 반항은 전두엽 세포들이 날뛰기 때문이며, 중년들의 늦바람은 세포들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단체로 짝바꾸기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주의자 입장에서 영혼은 곧 뇌다. 더 정확하게는 두뇌에서 일어나는 화학과 전기반응이다.

우리가 무지했을 때에는 '망령이 들었다' '악귀에 씌였다'라고 얘기했던 치매 역시 뇌에서 일어나는 문제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뇌에 아밀로이드베타, 타우와 같은 끈끈한 침착물이 쌓이면서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를 파괴하거나 뇌세포와 뇌세포의 연결을 원활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하면서 우리는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집을 찾아가지 못하게 된다.

폭력적 행동은 전두· 측두엽에서의 혈류 저하와 상관이 있으며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감소 역시 공격행동과 연결된다. 치매환자에게 흔히 보이는 무기력하고 멍한 상태는 뇌 특정 부위에서의 혈류 저하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세로토닌은 해마의 신경세포 형성을 촉진하기도 한다.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며, 수면, 식욕, 행동, 대인관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햇살을 받고 산책을 하거나, 숙면으로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고 하며, 그래서 명상이 치매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도 납득이 된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뇌 과학이 빨리 발전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열어보는 것은 쉽게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선택한 것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최근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연구실을 방문했다. 문민호교수가 이끄는 이 연구실에는 100마리가 넘는 쥐들이 실험대상으로 쓰이고 있다.

1.5cm 크기의 연분홍빛 미끈한 덩어리는 연구실 대학원생들의 잽싼 손길을 거쳐 냉동되고 잘려서 현미경 아래 놓여진다. 이 연구실에서는 쥐를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키고 각각의 쥐의 뇌를 꺼내 뇌실밑구역이라고 불리는 특정 영역에서 뇌세포가 얼마나 줄어들고 새로 생겼는지를 살펴본다. 어떤 자극과 환경이 뇌세포 재생을 촉진 또는 방해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던 아밀로이드베타, 타우 등 단백질이상도 치매를 유발하지만 한편으로는 뇌세포의 점차적인 사멸이 '노화에 따른 치매'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 몸을 이루는 일반세포의 수명은 28일이다. 세포가 죽으면 또 다른 세포가 만들어진다. 한 쪽에서는 죽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순환이 나이가 들면 점점 느려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가 죽는 세포의 숫자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래서 노화라는 현상 자체가 치매의 원인이 된다.

치매인구는 나날이 늘어난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치매인구가 4천600만 명(2015년)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1억 3천14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50년에는 2015년 대비 5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연구에 엄청난 연구비가 쏟아지는 이유도 그러하다.

뇌연구가 진행되면서 치매의 기전이 더 잘 설명되고, 이러한 발견을 기반으로 치매약이 개발되며 치매예방과 치료도 가능해지리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치매 연구는 더디다. 암이나 에이즈보다 치매는 훨씬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치매연구는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더 많은 미개척지가 눈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그래서 치매 극복이라는 구호 보다는 '치매와 함께 살기'가 필요할 것 같다.

그나 저나 뇌의 신비가 밝혀질수록 '영혼'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도할 필요가 없을까? 사랑이 도파민의 과잉 분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사랑이 시시해지는가? 우리는 여전히 기도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의학적 발견으로 인간은 더, 더, 오래 살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일자리가 더 오래 도록 유지되도록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김동선 조인케어(www.joincare.co.kr)대표는 한국일보 기자를 그만두고 복지 연구에 몰두해 온 노인문제 전문가다. 재가요양보호서비스가 주요 관심사다. 저서로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마흔이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노후대책7' '치매와 함께 떠나는 여행(번역)' '노후파산시대, 장수의 공포가 온다(공저)' 등이 있다. 치매미술전시회(2005년)를 기획하기도 했다. 고령자 연령차별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땄다.블로그(blog.naver.com/weeny38)활동에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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