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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R머니] 규제완화, 기업과 사람이 살아야 한다
2018년 07월 10일 오전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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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발표된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실업급여 지급액이 통계가 공개된 2010년 이 후 가장 많은 액수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약 1조 6천495억 원이었던 실업급여는 올해 1월부터 5월에만 2조6천925억 원, 연말까지 약 6조 4천억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작년 5조2천425억 원보다 약 1조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경제가 정말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과 자국보호주의 우선 정책의 결과로 격변하는 세계 경제, 대내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과 기업 등 내수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주무 장관들이 기업 옥죄기에만 몰입하는 듯한 모습은 더욱 걱정스러운 분위기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은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이 우리 생활과 경제에 안착하려면 속도를 중요시하는 현재의 정책방향과 같이 짧은 시간에 가능 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소득주도성장은 노동소득이나 비용, 생산성 등 다양한 요인들과 기업들의 높은 임금으로 인한 고용감축에 대비한 정부의 재정정책과 공공 투자 등이 합쳐질 때 비로서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경제시장은 기업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간다. 그래서 현 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 1년이 지날 때 쯤 빠짐없이 나오는 예외 없는 공약이(公約) 있다. 바로 ‘규제완화‘ 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권이 바뀔 때면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정책이다. 현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갑론을박’들이 대단하다.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유통산업규제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이 규제완화의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필자는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규제개혁은 바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이다.

이미 정부는 70년대 초반부터 서울 수도권 인구 집중화에 대한 연구 논의가 많았다. 그래서 1977년에 이미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모태인 ‘수도권 인구재배치계획’이라는 정부 보고서가 만들어졌었다. 바로 농업사회와 산업시대를 관통하며 발생한 서울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60년대 후반 이미 서울시내에는 도시계획상 공업지역이라는 것이 없어졌으며, 대학의 신설금지 및 정원증가 억제, 구미 창원 여천 등의 지역에서 개발된 대규모 공업단지 개발 등이 그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지금의 안산시는 78년 시행된 ‘공업배치법’의 결과물이고 1977년 조성된 반월공업단지도 이때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983년 처음 시행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제정 목적은 인구유발시설의 입지규제이었다. 이는 수도권 인구 안정이 과밀과 환경오염, 교통혼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며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면 비수도권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전제에 입각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수도권 규제는 인구집중 억제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와 생산활동을 저해하고 수도권 주민 삶의 질 개선에 필요한 택지공급을 제한하는 등 부작용을 야기했다.

수도권 규제가 도입될 당시와 비교해서 현재의 대내외 여건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제조업기반 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로, 국경이 중시되는 폐쇄경제에서 세계 전체를 경제활동의 대상으로 하는 개방경제로, 국가간의 경쟁에서 대도시권간의 경쟁으로 여건이 변한 것이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이 수도권 정책을 근본적으로 개편한 것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인구집중 추세가 안정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대도시권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수도권규제의 기본 틀인 수도권정비계획은 매우 넓은 면적에 대해 권역을 지정하고 각 권역 내에서는 획일적이고 미시적인 입지규제를 적용하여 계획으로 효과성이 낮았다. 또한 상수원 보호, 군사시설 보호 등 다양한 목적의 개별법에 의해 발생한 중복 규제로 수도권 일부지역은 경제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내용은 행정구역 상 수도권의 규제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전 지역을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자연보전권역 등 세 부류로 나누어 공장이나 학교, 대형 업무 시설 등 인구 집중 유발 시설의 설치를 제한한다.

수도권 공장 신․증설 입지규제, 수도권 공업지역 공급 규제, 관광지 등 환경관련 규제, 대학규제, 군사시설보호규제지역 등 많은 피해 사례 등이 발생했음에도 지방선거나 대선 등 ‘정치 논리’에 밀려 규제개혁이 미루어지고 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필요에 의해 수도권에 위치해야 하지만 ‘규제’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원래 법의 취지였던 ‘지방 이전’이 아닌 인건비나 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2018년 경기개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내 기업 141개가 지방으로 이전한 사이 1만6,738개가 해외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9월 노무현 전대통령은 수도권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나 손해가 지방이 이익으로 돌아가지 않아 국가 전체로 커다란 손실을 낳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수도권에 피해만 주고 지방에 도움이 안 되는 수도권 규제는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15년 전에도 규제완화를 검토했던 대한민국 역대 정부들이 지금도 규제완화를 적극 주장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의 히든 챔피언을 부러워하고, 미국, 아일랜드, 프랑스, 일본 등의 친 기업적인 정부 시스템이나 성과를 부러워하면서도 대한민국은 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의 상생 사례도 있다. 전북 익산에 약70만평 부지에 조성된 ’국가식품클러스트‘이다.

’국가식품클러스트‘에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식품의 스타트업‘ 회사를 위한 지원 시설이 들어가 있다. 이러한 기반 자원들이 조성되다 보니 현재는 ’풀무원‘ ’하림‘등 식품 업계의 중견기업들이 투자를 확정했고 생산을 시작했다.

클러스트에 예정했던 기업 입주가 모두 끝나면 150개 기업과 10개 연구소 그리고 2만 30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역할은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비싼 장비나 임대료, 그리고 연구개발(R&D) 등을 국가가 지원해 주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기업들이 상생한다.

수도권 규제완화와 맞물려 지방의 될 곳에 꼭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국가나 관’주도로 해준다면, 수도권과 지방 경제의 ‘균형 발전’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또한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OO자유구역', 'OO클러스트' 같은 곳만 입주기업에게 세제 등의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교통이나 기반시설 등을 잘 분석하여 ’국가‘나 ’지자체‘ 소유의 토지에 좋은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토지를 분양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 사회주의 국가들의 현재 토지 소유형태인 ‘소유권’이 아닌 저렴한 ’사용권‘을 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기업 활동이 살아나고 고용 창출이 일어난다면 그 효과는 굉장히 클 것이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세수(稅收)나 일자리가 필요한 국민들에게 일자리 창출 효과는 토지 분양 수익보다 훨씬 미래 지향적이고 대한민국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수도권정비계획’은 폐지되어야 한다. ‘시장’은 기업과 사람에게 맡기고, 정부는 울타리 역할을 잘해서 기업이 사람이 일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의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해법이 될 것이다.

◇ 글쓴이 이진우 ㈜오비스트 대표이사는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부동산전문가사업단 사업단장, 랜드프로 토지 전임교수, 부동산머니쇼 전문가 MC로 활동 중인 부동산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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