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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뉴스]
[김석기]자하 하디드를 추모하고, 앨런 머스크를 응원하며
[김석기의 IT 인사이드]
2016년 04월 15일 오후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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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DDP의 디자이너로 친숙한 건축가인 자하 하다드(Zaha Hadid)가 3월 31일 타계했다. 1950년생인 그녀는 향년 65세의 나이에 기관지염 치료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요즘 평균 연령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본다면 그리 길지 않은 생을 살다갔다고 할 수 있다. 자하 하디드에 대한 논란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국외에서도 설왕설래가 많다.



◆자하 하디드에 대한 한국내 오해

우선 한국내 DDP에 대한 논란을 먼저 들자면 첫번째로 ‘DDP가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것이고, 두번째가 ‘동대문 운동장이었던 역사성을 고려해 지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세번째는 ‘오세훈 전 시장이 장담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라는 크게 세가지의 비판을 받고 있다.



건물 전체가 곡선으로 이루어진 DDP가 직육면체의 건물로 둘러쌓인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이다. 하지만 주변의 직육면체와 어울리도록 DDP 역시 직육면체로 만들었다면 그냥 DDP라는 이름의 고층 빌딩이 하나 더 들어서는 것 뿐이다. 30년, 50년, 100년 뒤에도 서울의 모습이 지금처럼 육면체의 유리 상자 빌딩으로 채워진다고 생각해보면 그 모습이 정말 끔찍 할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보면 개성있는 여러 건물들이 어우러져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DDP는 그런 개성있는 미래의 서울을 이루어 나가는 첫번째 이정표이다. 주변의 입방체에 맞춰서 DDP를 짓는게 아니라 DDP에 어울리도록 주변의 건물들이 하나씩 둘씩 재건축을 함으로서 서울의 건물들이 개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기준점이라는 말이다.

두번째 동대문운동장의 역사성 문제인데, 물론 야구인들에게 동대문야구장은 첫번째 프로야구가 열렸고, 그 전에는 고교야구가 전성기를 맞았던 소중한 추억의 장소라는 데에 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동대문 야구장은 일제시대인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개관하였으며 2007년 11월 마지막 경기를 하기까지 82년간 사용되었다. 좋건 싫건 역사적으로 동대문 야구장은 일제에 의해 건립된 장소로 그 시대에 지은 건물들 중 서울역사를 제외하고 그 당시 지어졌던 건물들은 수명을 다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개인적으로 일제에 의해 건립된 건물에 대해 역사적 가치를 논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한국 야구가 50년 100년을 지나면 잠실 야구장에 대한 역사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잠실 야구장은 우리의 역사속에서 우리의 손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세번째로는 경제적 효과 문제인데, 일단 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적 효과 자체가 신뢰할만한 이야기가 아닌데다가 22조원이나 퍼부어서 전세계에 환경파괴의 이미지로 각인된 사대강 사업과 비교해 본다면, DDP는 사대강 사업의 수십분의 1의 비용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DDP로 뭘해서 돈을 버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며, DDP의 목적도 아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지만 그 소소한 입장료가 에펠탑의 경제적 효과가 아니며,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역시 입장료가 목적이 아니다. DDP는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랜드마크이다.

◆자하 하디드에 대한 국외의 논란

자하 하디드에 대한 국외에서의 논란은 첫번째로 비실용적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 설계라는 비난이다. 대표적으로 DDP이후 일본에서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의 디자인을 의뢰했으나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철회했다.



건축물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형태는 입방체이다. 단순 비용과 효율의 논리로만 건축한다면 모든 건축물은 육면체여야만 한다. 직육면체의 공간은 한치의 죽는 공간도 없이 설계가 가능하고, 설계 비용 및 건축 비용 역시 가장 적게 들어간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은 그러한 입방체 건물로 채워져 있다. 곡선과 직각이 아닌 각을 사용하는 그녀의 건축 설계는 입방체 설계의 건물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기술적으로 구현하기도 어렵다. 건축 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은 구현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데다가, 자신들의 기술로 건축하지 못하는 난이도의 설계도 많다. 그들의 처지에서 자하 하디드를 비실용적이라고 하거나 기본이 안되어 있다고 비난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무능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하지만 그들 건축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 그녀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가장 권위있는 프리츠커상의 수상자이며, 수 많은 그녀의 작품들을 통해 결코 건축될 수 없는 작품을 디자인한게 아님을 증명한다. 물론 어떤 설계들은 건축업자들의 주장대로 현재의 기술로서 건축이 불가능한 디자인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의 발전은 그러한 한계를 극복해 나감으로서 발전하는 것이지 업자들이 자신들이 할 줄 아는 것만 반복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즉 지금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자하 하디드의 작품들도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한 작품으로 바뀔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상용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컨셉트 카를 만듬으로서 미래 자동차의 비젼을 제시하듯이 자하 하디드는 건축계의 비저너리로서 비전을 제시했다. 그녀의 존재 가치는 당장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건축과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의 변화를 선도한 것이다.

◆비저너리 앨런 머스크의 전기차

IT업계에서 스티브 잡스가 추앙받았던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장 아이폰에 어떤 기능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는 애플의 제품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켰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기에 스티브 잡스는 비저너리로서 다른 회사들의 경영자와 다른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현재 IT업계의 대표적인 비저너리는 앨런 머스크이다. 테슬라의 CEO인 그는 테슬라 모델 3를 발표하고 사전예약을 받아 2년후에나 인도받을 자동차를 30만대 가량 예약받았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나온 이후 몇 년간 성능이나 경제성, 안정성 면에서 충분한 검증이 끝났음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업자들의 공격은 계속되고있다. 테슬라가 처음 나오던 시점에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처럼 ‘전기차는 시기 상조’, ’실용성이 떨어진다’, ‘안정성이 의심된다’ 는 등의 자하 하디드와 유사한 비난과 의심을 받아왔다.

앨런 머스크는 ‘세상의 모든 차를 공해없는 전기차로 바꾸는 것’ 이 그의 비전이다. 비저너리로서 그가 제시한 것은 단순히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를 석권하는 것이 아니기에 테슬라가 보유한 전기차 관련 특허와 기술을 모두 공개했다. 기존의 완성차 업계나 새로 시작하는 전기차 후발 주자들이 테슬라와 같은 성능을 가진 전기차를 만들 수 있도록 길을 터 놓은 것이다.

전기차의 사용은 단순히 유류의 절약과 공해 문제의 해결 뿐 아니라 스마트 그리드로서 국가 전체의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이다. 전기 절약과 물절약이 다른 점은 물은 수도꼭지를 잠그면 사용하지 않는 만큼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지만 전기는 안쓴다고 물처럼 저장되지 않는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실시간으로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며,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산-소비되는 전기의 량이 줄어드는게 아니다. 우리가 전기를 쓰던 안쓰던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소비되는 전기의 양은 동일하다. 심야전기가 싼 이유는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생산량이 동일하기에 사용되지 않는 전기는 허공으로 날라가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절약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사용하는 전기의 총량을 줄임으로서 피크 타임에 맞춰진 전기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지표로 삼는 것이다. 그래서 전기차는 단순히 동력을 유류에서 전기로 바꾸는것 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유휴 전력을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전기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는 비저너리

자하 하디드와 앨런 머스크 같은 비저너리들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를 주도한다. 이러한 변화를 두려려하는 업자들은 현재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변화에 저항하면서 비저너리들을 비난한다. 자하 하디드를 비난하던 건축업자들처럼 전기차에 의해 유류세가 덜 걷힐 것을 우려하는 정부와 관련 업자들은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어 전기차의 보급을 방해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는 결국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스스로 몰락하는 길을 자초하는 길이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이라는 변화를 수용했던 삼성전자와 변화에 저항했던 노키아, 모토로라가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전기차의 비전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자동차 회사는 앞으로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길을 걷게될 것이다.

자하 하디드는 단순히 특이한 건축물을 만든 아티스트가 아니라 건축에 대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비저너리로서 그녀의 타계는 건축계의 큰 손실이다. 앞으로 그녀의 비전을 계승할 많은 건축 디자이너가 그녀의 비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비저너리 자하 하디드를 추모하고, 앨런 머스크를 응원하며…

김석기 (neo@mophon.net)

모폰웨어러블스 대표이사로 일하며 웨어러블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모바일 전문 컨설팅사인 로아컨설팅 이사, 중앙일보 뉴디바이스 사업총괄, 다음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근무 등 IT업계에서 18년간 일하고 있다. IT산업 관련 강연과 기고를 통해 사람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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