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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김수훈 삼지애니메이션 사장
2009년 03월 12일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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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 입니다. 30대의 나이에 성공반열에 오른 엔트리브 김준영 사장의 게임사업 이야기는 잘 보셨는지요.

김 사장이 추천한 131번째 릴레이인터뷰 주인공은 국내 3D 애니메이션산업계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 대표입니다.

"국내 애니메이션업체중 유일하게 해외 진출한 기업입니다. 미국, 유럽의 제작사, 영화배급사 등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인정해줄 정도로 탁월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죠. 향후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은 각자 게임, 3D애니메이션 등 서로다른 사업을 하고있지만, 같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알게된 사이라고 합니다.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37) 사장이 어떤 제품과 기술력으로 해외진출에 성공했고, 왜 해외 메이저 영화배급사들이 눈독을 들이는지, 그의 애니메이션사업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질문1.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영화제작사 미국 타임워너사와 테드터너그룹의 카툰네트워크사가 만약 한국의 한 벤처기업을 애타게 찾으며 열렬한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면?

질문 2.

만약 국내 벤처기업이 자체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영화가 헐리우드는 물론 전세계 수백개 나라의 영화관에 동시 상영하는 일이 가능할까?

이 두가지 질문을 현실로 만든 토종 벤처기업이 존재한다.

타임워너, 카툰네트워크 등으로부터 극장용, TV시리즈용 3D애니메이션 제작을 그것도,독점으로 의뢰받은 국내 벤처기업이 등장, 전세계 애니메이션업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TV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는 최고의 대박을 냈던 '밴텐' 시리즈를 비롯해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기획사로 유명한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기획사인 '맨오브액션' 사와 공동으로 80분짜리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말이면 국내 토종 벤처기업이 자체 제작한 해적이야기를 소재로 한 3D애니메이션 영화가 전세계 영화관에 동시 상영될 전망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국내 3D애니메이션 산업계의 지존으로 통하는 삼지애니메이션(이하 삼지).

삼지는 2003년,국내 기업 최초로 국산 애니메이션을 해외에 수출하는데 성공, 이 바닥에선 꽤 유명한 벤처기업이다.

삼지는 2003년 프랑스 티몬애니메이션사와 공동으로 '오드패밀리'를 공동제작,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프랑스 공중파방송 TF1를 비롯해 유럽 20여개국에서 TV 방영하는 등 첫 수출에 성공한바 있다.

김 사장은 개발자 출신답게 매우 진지한 스타일이다. 차분한 말투하며 한눈에도 강한 고집을 느낄만큼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10년가까이 3D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해온 엔지니어출신이지만, 경영자로서도 매우 안정된 느낌을 준다. 시장과 삼지의 사업포트폴리오, 글로벌 마켓에 대한 그의 진단은 단순 명쾌하다.

10년가까이 사업에 몸 담아온 탓인지, 30대 중반의 나이가 믿겨지지않을 만큼 노련하고, 뛰어난 경영수완을 보여준다. 김 사장은 오랜 세월 숱한 역경을 견뎌온 터라, 왠만한 어려움에는 끄덕도 하지않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자랑한다.

요즘 삼지에는 헐리우드에서 수시로 연락이 온다. 예전같으면 만나주지도 않던 세계적 영화배급사는 물론 메이저 글로벌 CG전문기업들이 공동제작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탓이다.

삼지가 세계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삼지가 만든 3D 애니메이션이 TV용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버금갈 정도로 자연스런 동영상과 디자인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밴텐, 스폰지밥 등 대박작품에 참가했던 시나리오, 디자인, 보이스더빙분야의 내로라하는 세계적 전문가들이 삼지 프로젝트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삼지애니메이션은 2000년 7월 설립된 3D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업체. 창업초기부터 해외수출시장에만 주력, 설립이후 10년간 해외 메이저 파트너와 애니메이션을 공동제작하고 있는 세계적 기술벤처다. 올해 독립제작을 통한 로열티 수입등으로만 100억원대가 넘는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미,유럽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업체로부터 독점 제작하자는 러브콜을 잇따라 받으면서 세계 애니메이션산업계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캠퍼스를 뛰쳐나온 25살 청춘의 무모한 도전

"김 사장님, 제가 전세계 3D 애니메이션 하는 스튜디오는 거의 다 가봤는데,삼지만한 곳이 없습니다. 앞으로 타임워너는 애니메이션 테스트를 삼지하고만 할 것입니다. 테스트비용도 지원합니다."

2008년 봄 어느날, 타임워너 수석부사장의 믿기지 않는 제안을 듣던 김수훈은 갑짜기 숨이 멎는 듯했다. 타임워너가 테스트를 독점으로 준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이같은 제안은 타임워너가 TV용 애니메이션제작을 삼지에게만 맡기겠다는 파격적인 대우를 뜻한다.

계기는 타임워너 수석부사장이 삼지의 두번째작인 '마이 자이언츠 프렌드'를 본후, 삼지의 3D 기술력에 완전히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카툰네트워크의 프로듀서 재직시 대박 TV시리즈 '밴텐'을 기획했던 인물로, 밴텐 성공후 타임워너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었다.

김수훈의 인생항로는 대학 2학년을 중퇴하면서 180도 달라진다. 또래처럼 한참 놀 나이에 그는 대학공부가 의미가 없다며 스스로 캠퍼스를 뛰쳐나와 생활전선에 뛰어든 철든 청년이었다.

전기공학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김수훈의 인생은 1996년봄, '제 1회 부산영화제' 준비위원회에 합류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그의 3D 애니메이션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여기서 부산영화제를 온라인으로 알리기 위한 PC통신서비스는 물론 인터넷홈페이지, '부산영화제소개 3D 시뮬레이션'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다 만들었다.

6개월기간 동안 그는 거의 출퇴근 개념없이 일에 매달렸고, 영화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김수훈이 3D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영화제가 끝난후 모 출판사의 출판제의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3D 포트폴리오'라는 3D 관련 책을 출간했다.

"스스로 3D 초보라 생각했는데, 출판사에서 전문가 대우를 해주는거예요.다 조사를 했다면서요. 어, 이거 별거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컴퓨터그래픽(CG) 공부를 제대로 하기 곧바로 상경했다. 최첨단 CG기법으로 만든 영화 '주라기공원'을 보며 김수훈은 두 손을 불끈 쥔다. "반드시 나도 저런걸 만들거야."

◆ 용산 조립 PC를 아세요?

3D 애니메이션을 하기 위해 김수훈이 택한 방법은 학원행. "학원에 가야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3D 제작용 웍스테이션 장비를 만져볼수 있거든요."

용산전자 조립PC가게에 취직했다. 한달 월급은 60만원. 학원비 50만원 내면 10만원 남지만, 25살 김수훈은 이미 혼자 해결하는 자립심강한 젊은이였다.

문제는 애니메이션 학원강사로부터 배울게 없었던 것. 왠만한 3D 소프트웨어툴을 자유자재로 다루던 김수훈에겐 독학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96년말,우연히 공동창업의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IBM 다니던 사람들인데, 제가 만든 그래픽을 보고 엄청 놀라더라구요. 같이하자고 하더라구요."

공동창업했다. 대기업 홈페이지 제작, CD타이틀,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하며 회사를 끌고갔다. 일감이 많아 돈을 제법 벌었다. 직원은 순식간에 20명규모로 늘었다.

하지만 1997년말 터진 IMF는 치명타였다. 일감은 뚝 끊겼고, 파트너의 자금유용이 겹치면서 회사는 순식간에 공중분해된다. 2년간 거의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일에만 매달린 그에게 폐업은 충격이었다.

순탄치 않은 인생의 서막은 이렇게 서서히 막이 오르고 있었다. 1998년초, 부산영화제 준비위 연락을 받고 두번째로 영화제에 합류한다. 애니메이션디렉터를 맡았다. 1분 30초짜리 부산영화제소개 애니메이션을 비롯, 홈페이지와 CD타이틀 모두 혼자서 제작했다.

김수훈의 인생항로는 이때부터 3D애니메이션쪽으로 급격하게 방향타를 틀기 시작한다.영화제가 끝날무렵, 훗날 창업을 하게된 결정적 계기가 우연히 찾아든다.



◆ 독학으로 우뚝선 3D 전문가

"제가 보기엔 김수훈씨 CG가 미국 전문가들보다 낫다고 확신합니다. 같이 사업을 해봅시다. 반드시 성공할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김수훈은 1998년 영화제 직후, 미국에서 애니메이션만 10년넘게 제작해온 C모씨로부터 창업제안을 받는다. 비슷한 시기, 영화 '은행나무침대'의 그래픽을 제작했던 CG사 대표로부터도 같은 제안을 받았다.

결국 1999년 3월, 셋은 3D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설립한다. 그로선 두번째 공동창업이었다. 하지만 수백억원대 영화기획을 하는등 초반부터 무리를 하며 삐걱거렸다.

돈도 없고, 마음도 맞지않아 2000년 6월, 그만둔다. 두번의 실패, 공동창업이 참 힘들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주위에서 하나 둘 단독창업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기술력있으니 혼자 해보라고 계속 얘기하는 거예요. 덜컥 시작했죠 머." 김수훈은 그렇게 그해 7월 PC통신시절부터 함께해온 5명의 멤버들과 창업에 나선다. 두번의 실패후 홀로서기에 나선 당시 그의 나이는 27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성숙해있었다. 두번의 실패는 좋은 거름이 됐다. 교대인근에 10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었다. 27살 CEO, 김수훈의 거친 고행길은 이렇게 시작된다. 삼지(3G)는 글로벌, 그래픽, 그룹의 이니셜 3개의 'G'를 뜻하는 의미.

시트콤 형식의 TV시리즈용으로 기획한 '오드패밀리'를 들고 방송사를 찾아갔지만, 바로 퇴짜였다. "제작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데, 뭘 믿고 같이 제작을 합니까? 참 말되는 소리를 좀 하세요."

문전박대는 국내 메이저 그래픽, 애니메이션 제작사, 그리고 유통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안전하게 OEM을 하라는 식이었죠. CG는 신생회사가 할수 있는게 아니라는 투였죠."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어쩔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돈이 없어 무조건 신입을 뽑아 교육시키는 방식을 고집했다. 이때부터 20대 김수훈의 CEO로서의 자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맨 땅에 헤딩하는 김수훈식 글로벌 영업이 시작된다. 그는 무작정 유럽 전역의 CG전문개발사를 수소문해 e메일을 보내는 일부터 매달렸다.

반응이 없으면 또 보내고 끝없이 귀찮게 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2001년말, 프랑스 10개 회사와 미팅을 할수 있었다.



"일단 무지 놀라더라구요. 믿기 힘들다는 눈치죠. 한국이란 나라에서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거죠. 그도 그럴것이 한국산 애니메이션이 해외에서 TV방영된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전시회에서도 숱하게 들이댔다. 2002년 1월,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쇼. 월트디즈니 등 유수회사부스를 찾아가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무작정 의사결정권자를 기다렸다.

컨셉은 이런 3D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예정이니, 투자를 하라는 제안이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회사들은 믿을수 없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당시 마켓타깃을 잘못 잡았죠. 투자사한테 투자비는 몽땅 대라고 요구하면서 권리는 없는, 그야말로 말도안되는 제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죠." 욕심이었다. 바로 전략을 바꿨다.

◆ 프랑스 티몬사와의 운명적 만남

2002년 6월, 김수훈은 프랑스 티몬 애니메이션사와 오드패밀리 공동제작계약서에 사인한후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100% 투자유치가 아닌 공동제작으로 방향을 틀자 금새 반응이 왔다. 곧바로 유럽 3개사로부터 제안이 들어온 것. 프랑스 티몬사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티몬사는 세계 최대 출판사 및 미디어그룹인 라가데르그룹의 자회사. 하지만 계약서 사인은 김수훈의 기대와는 달리 끝이 아니라 엄청한 고난의 시작이었다.

"전 계약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때부터 시작이더라구요. 정말 지긋지긋한 2년이었죠." 총 투자비 80억원, 해외서 70%,국내서 30%를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국내 기관투자자 수십군데를 찾아갔지만, 레퍼런스가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애니메이션사업은 기획부터 투자,제작,방영 등 판매완료까지 통상 2, 3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김수훈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가장 힘든 시기였다.15명 직원 급여가 6개월씩 밀리기 일쑤였다. 10개월이 지날 무렵,투자금이 들어오면서 겨우 개발에 착수할수 있었다. "아마 그때 된다는 희망이 없었으면 접었을 겁니다. 돈은 다떨어졌지만,희망 하나로 매일 밤을 샐수 있었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을 끝낼무렵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개발일정이 계속 늦춰지기 시작한 것. 무려 15개월이상 늘어지며 개발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내 투자사는 개발지연을 이유로 추가 투자금을 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 일쑤였다. 프랑스 방송사에서 스토리가 재미없다며 수정작업에 들어가면 또 6개월이 늦춰지는 식이었다. 계획보다 한달만 늦춰져도 몇억원이 깨지는 상황이었다.

우여곡절끝에 프랑스 TF1 방송사를 비롯해 유럽 15개국에서 방영이 됐고, 2006년 1월 KBS,투니버스를 통해 인기리에 국내 전파를 탔다.



◆ 파죽지세,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도전하다

하지만 수출 1호 '오드패밀리'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제작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특히 파트너사의 사업구조를 정확히 파악해야 답이 나온다는 사실을 절감했죠."

2004년 곧바로 '마이 자이언츠 프렌드' 기획에 들어간다. 삼지는 2006년 액면가의 60배에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자금의 숨통을 틔며 서서히 회사로서의 틀을 갖춰가기 시작한다. 글로벌 기업과 잇따라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한다.

자이언츠 프렌드 제작 이후 삼지는 질주를 시작한다. 2007년 하반기부터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프랑스에서는 TV용인 '자이언츠 프렌드'에 대해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준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남미, 아시아 지역에서도 잇따라 판매에 성공했다.

삼지는 영국 히트엔터테인먼트와 'T5' 공동제작에 들어간데 이어,지난해 미국 최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기획사인 '맨오브액션'사와 해적이야기를 다룬 '세븐씨(The 7C`s)'를 공동제작하기로 전격 합의한다.

2011년말 개봉을 목표로 80분짜리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했다. 맨오브액션사는 TV시리즈 최고의 대박작품으로 불리는 ‘밴텐’을 기획한 회사.

"메이저사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평균 제작비는 1천억원대가 넘습니다. 세븐씨의컨셉은 5분의 1수준인 200억원규모의 제작비로 품질은 메이저사 수준으로 만든다는 겁니다."

최근 기획중인 멍크를 비롯해 부르미즈, 디지아트 등 신작 역시 대부분 글로벌 공동제작이다. 미국 메이저사와의 공동작업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만 워너브라더스,카툰네트워크와 각각 2개씩 제작에 들어가고 카툰과는 추가로 3개 작품을 협의중이다.

특히 TV용 애니메이션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타임워너가 제작파트너로 삼지를 선택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동안 제작한 워너의 영화 액션물을 삼지와 손잡고 TV 애니메이션 액션시리즈로 제작한다는 컨셉트다. 워너가 그간 만든 액션영화를 모두 TV용으로 제작한다는 전략이니, 한두 작품에 그칠 태세가 아니다.

삼지애니메이션은 '세븐씨'를 통해 사실상 헐리우드에 입성하는 동시에 타임워너와 손잡으며 명실상부한 메이저 에니메이션업체로 발돋음하는 데 성공한다.

삼지의 기술력은 이제 헐리우드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두고보세요. 워너와 공동제작에 나서면 삼지를 바라보는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계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 김수훈의 성공론

김수훈은 요즘 격세지감을 느낀다. 몇 년전만해도 문전박대하던 세계적 영화제작사, 배급사,기획사 들이 앞다퉈 독점 공동제작요청을 해오기 때문이다.

'자이언츠 프렌드'를 내놓은 이후 대우가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반신반의하던 메이저사들이 이젠 '무조건 삼지를 잡아라'는 식으로 분위기가 싹 돌아섰다.

워너, 카툰네트워크 외에도 '캐리비언 해적'을 만든 보나벤추라사를 비롯해 '구니스' 제작사 등에서도 같이하자며 제안을 해오는 등 방송, 영화제작사, 영화배급사, 완구업체등 삼지를 향한 메이저사의 러브콜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티몬사와 공동으로 총 1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예정인 삼지의 '피씨앤칩스'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유명한 '스폰지밥'을 디자인했던 팀과 보이스더빙을 했던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TV시리즈물인 스폰지밥은 매년 5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5년째 승승장구하고 있는 초대박 애니메이션이다. 삼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서서히 글로벌네트워크를 갖추며, CG산업계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즈니남미는 삼지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남미지역 공중파를 통해 틀겠다고 제안을 해올만큼 삼지 작품은 이젠 중남미권에서는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고 있다.



삼지직원들은 제 2의 '픽사'를 꿈꾼다.

애플창업자 스티브잡스가 만든 픽사 스토리를 살펴보자. 2006년, 월트디즈니는 미국내 최대 애니메이션업체인 픽사를 74억달러,우리돈으로 7조2천억원대에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픽사는 바로 85년 애플에서 쫓겨나다시피하며 나온 스티브잡스가 키운 회사로,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월트디즈니가 인수합병 당시 픽사의 연매출규모는 5천억원대. 디즈니사 이런 픽사를 무려 74억달러에 전격인수한 것은 픽사를 경쟁사에 빼앗길 경우,월트디즈니 자체의 미래를 보장할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잡스는 픽사를 100억원에 인수한지, 20년만에 74억달러짜리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키는 놀라는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역시 잡스’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픽사가 월트디즈니를 삼켰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결국 존 레스터 픽사 부사장은 월트디즈니의 크리에이티브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스티브잡스는 월트디즈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수훈의 꿈은 미국 극장에 삼지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다. 향후 가상현실,증강현실(AR) 3D 개발은 물론 게임,라이센싱,캐릭터브랜드 사업 등에도 본격 착수, 전세계 100개국이상에 진출한다는 포부다.

글로벌비즈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시간을 갖고 문화의 차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시장을 철저히 파악하고,무조건 부딪혀 해결하는 자세가 중요하죠."

"무조건 적을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장점과 약점, 사업구조를 훤히 꿰뚫어야 합니다. 그래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수 있습니다. 글로벌기업들은 논리적으로 설득이 안되면 절대 양보안합니다."

그의 성공론이 궁금하다. 그의 성공론 첫번째 팁은 '한 우물론'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정말 남들보다 확실하게 잘할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확신'이다. "한 우물을 파는데,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성공론은 희망을 잃지 않는 자신감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이룰수 있다는 자신감이 성공의 열쇠인 것 같아요."

직원들을 철저하게 믿고 맡기면 조직관리는 저절로 해결된단다. 마케팅의 기본은 품질이란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건이 좋아야 합니다. "벤처의 무기는 남보다 더 재미있게, 더 좋게 만드는 것외엔 없습니다. 1%의 노력이 차이를 내는거죠."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 사장. 그는 이제 독보적인 3D 애니메이션 기술력을 앞세워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빅가이'로 서서히 발돋음하고 있었다.

진정한 모험기업가 김수훈이 아시아판 '픽사' 모델을 만들어낼수 있을지, 삼지애니메이션의 승승장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수훈은 100년 역사를 가진 디즈니랜드도 사실 미키마우스 등 5개 캐릭터로 100년간 먹고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중요성에 비해 CG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는게 매우 안타깝다고 하네요. 주말도 잊고 사무실을 지키는 김 사장은 혼기를 놓친 총각신세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김광일 객원컬럼니스트(GCM 대표이사) goldpar@gc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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