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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초능력과 초인적인 힘의 미묘한 차이


 

어지간한 남자도 쩔쩔 매게 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테니스 선수 샤라포바. 모델 뺨치는 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공을 내리 꽂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희안한 괴성은 머리에 태극문양 빨간 띠를 두른 차력사들의 "이얍"하는 기합소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 벨소리로도 인기라는 샤라포바의 그 야릇한(?) 괴성과 순간적인 괴력을 발휘하는 차력사들의 기합소리 사이엔 무슨 공통분모가 있을까?

차 바퀴 밑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차를 들어 아이를 빼 냈다는 어떤 엄마의 이야기나, 호랑이 우리 안으로 들어간 아이를 구하기 위해 쇠창살을 구부려 아이를 끄집어냈다는 또 다른 엄마의 이야기는 종종 들려오는 기이한 이야기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것이 아주 거짓은 아니었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서 단순히 여성의 뜨거운 모성과 놀라운 힘을 넘어서서 인간이 극한에 몰렸을 때 얼마나 불가사의하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느냐 하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그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주체가 근력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여성이라는 것에서 조금 더 경이롭고 호기심이 더해질 뿐이지 사실 문제의 본질은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니다.

신경은 근육의 무모한 힘을 제한한다. 신경은 뇌에서 척수로, 척수에서 다시 근육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한 개의 신경은 몇 내지 수천 가닥의 근섬유를 움직이게 하는데, 신경의 제어는 간단하게 ON과 OFF밖에 되지 않으며 특정 신경이 ON이 될 경우 해당 신경에 지배되고 있는 근섬유만 수축하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있는 힘껏 힘을 내려고 근육에 힘을 주었을 땐 해당 신경만 0N으로 될 뿐 뇌 속의 모든 신경세포가 ON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근섬유의 일부는 수축하지 않아 여력이 남은 상태가 되고 이 쉬고 있는 여력이 나중에 특별한 순간에 초인적인 힘으로 튀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사소한 초인적인 힘들

초인적인 힘을 내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들로는 샤라포바나 차력사처럼 소리를 질러대거나, 이를 악물거나, 뺨을 양손으로 때리며 집중하거나 하는 것들이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외에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약물(에페드린 등)을 이용하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이해하면, IOC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초능력은 무엇이고 초인적인 힘은 무엇인가?

염력, 공중부양, 순간이동, 투시, 유체이탈, 텔레파시 등등이 소위 일명 초능력이라 불리는 능력들이다. 이른바 보통 인간이 낼 수 없는 제3의 불가사의한 힘이 바로 이것이다.

이에 반해 초인적인 힘이란, 발휘되는 힘의 정도를 면밀히 따져보면 超.人.的.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인간의 능력으로 주어진 충분히 인간적(?)인 힘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인간 밖의 힘인 것처럼 오해(?)된 소지가 있는 힘을 말한다. 초능력은 과학적으로도 인체공학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30년이 넘도록 자칭 초능력자들을 테스트 해도 여태껏 심히 공인될 만한 초능력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바, 과연 영화 엑스맨이나 TV시리즈 X파일에 나오는 그러한 진짜 초능력자들이 어디 있기나 한 것인지 조금씩 포기가 되기도 한다.

사실 초능력 하면 600만불의 사나이나 슈퍼맨 패밀리들(?)의 능력만을 떠올리는데 꼭 외국에만 그런 초능력자의 상징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신내림을 받은 한국 무당의 능력도 초능력의 범주에 넣어야 공평할 것인데, 이 논리로 따지면 우린 무수히 많은 초능력자들과 이 세상을 함께 사는 셈이 된다.

그러나 어느 무속인도 자신을 초능력자라 떠벌리며 세상 밖으로 튀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결국 대부분이 보통인간(?)인 우리 인간들의 한계와 논리로는 설사 초능력이 존재한다 해도 그 존재를 발견하고 시험하고 정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사실 초능력이건 초인적인 힘이건 간에 일생에 한번쯤은 잠시 그런 능력을 부여 받아 멋진(?) 경험을 해보고 싶은 건 우리 모두의 마음속 소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투명인간의 비극적 욕심보다는 아기천사의 장난으로 그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과학향기 편집부)

/ *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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